루미마이크로, 최대주주 '외부 차입' 부담 커지나 [오너십 시프트]③이두현·볼티아, 대출로 인수금 마련…시한 내 임상 성공 여부 관건
방글아 기자공개 2020-05-22 09:30:10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8일 09: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벤처 비보존을 최대주주로 맞이한 루미마이크로의 오너십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비보존이 루미마이크로 지분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 과정에서 외부 차입 의존도가 높았던 탓이다.루미마이크로는 지난해 11월 에스맥과 오성첨단소재가 보유 주식을 장내외에서 매각하면서 비보존(볼티아)을 새로운 최대주주로 맞았다. 양 측은 같은 달 이두현 대표의 개인회사 볼티아에 신주를 배정하며 비보존 측에 경영권을 이전하기로 합의했다.
루미마이크로는 이어 지난 1월2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비보존 측 인물들로 경영진을 재편했다. 이두현 대표와 조현승 제이에스에듀 대표가 사내이사로 선임됐고, 김병기 비보존 상무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사이외사는 이윤철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가, 감사는 허찬회 나이스오토월드 대표가 각각 맡았다.
대표 권한은 2018년부터 루미마이크로를 경영해 온 한재관 대표와 신규 선임된 조현승 사내이사가 나눠 가졌다. 각자대표 체제로 바꾸고, 앞으로 있을 이사회 결의사항 등을 각자의 책임하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이두현 대표는 사내이사로 한 발짝 물러서 경영을 감독할 전망이다.
경영권 확보와 동시에 대대적인 자금 조달에도 나섰다. 지난 1월 니케이2호조합과 한국채권투자자문에서 각각 100억원, 200억원을 12~14회차 전환사채(CB)로 조달했다. 비보존도 곧이어 15회차 CB를 매입해 200억원을 수혈했다.
이달 들어 한국채권투자자문이 16~18회차 CB로 300억원의 추가 지원을 예고하면서 올해에만 총 800억원의 투자 실탄이 마련될 예정이다. 16~18회차 CB 납입일은 내달 29일이다. 루미마이크로의 신규 경영진이 바이오사업 전략을 짜고, 한국채권투자자문 등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자금줄 역할을 하는 구도다.
하지만 풍부한 자금 조달을 계기로 신사업의 장기 로드맵을 실행해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오너십이 불안정하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루미마이크로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외부 차입금을 활용한 탓이다. 비보존 측은 현재 루미마이크로 주식 5406만3737주(35.71%)를 보유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인수금 575억5400만원 중 223억여원(38.8%)을 대출로 충당했다. 대출기관에는 비보존 주식 95만주를 담보로 제공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볼티아와 이두현 대표가 보유 중인 비보존 주식 75만주와 20만주를 담보로 각각 200억원, 19억원을 차입했다. 이 대표가 보유 중인 비보존 주식은 474만5827주다.
자기 자금으로 댄 인수금도 상당 부분이 외부 차입으로 마련된 돈이다. 비보존은 루미마이크로 인수에 앞서 지난해 11월15일 4차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해 500억원을 조달했다. 페이퍼컴퍼니로 알려진 볼티아 또한 비보존과 외부 차입에 기대 인수금을 댔다. 지난해 11월 자본금 3000만원으로 설립된 볼티아는 유상증자를 추진해 비보존으로부터 100억원을 수혈받고 같은 달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으로 300억원을 조달했다.
루미마이크로의 다이노나 인수 실패도 사업적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루미마이크로는 지난해 11월 코넥스 시장에 상장돼 있는 바이오벤처 다이노나와 완전 모회사-자회사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포괄적 주식 교환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를 안건으로 상정한 주주총회가 부결되며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인수 자금줄 역할을 했던 FI에게 중장기 역할을 기대하기도 힘들다는 평가도 나온다. 채권자 자격에서 자금을 댔기 때문에 루미마이크로 주가 등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언제든 상환 청구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핵심 FI인 한국채권투자자문이 보유한 CB 대부분은 2023년 6월 말까지 만기일이 도래한다. 루미마이크로가 비보존 최대주주 체제에서 오피란제린 주사제의 한중 임상 3상을 첫 공동 사업으로 진행하기로 한 가운데 시한 내 임상 성공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루미마이크로 인수 초기에 비보존에게 200억원의 대규모 대출을 해 준 3개 조합에 대한 실체도 묘연한 상황이다. 푸른1호조합의 대주주인 라이언인터내셔널은 지난해 감사에서 의견거절을 받은 업체다. 니케이3호조합 대주주인 트라이언파트너스는 지난해 7월 설립된 곳으로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디셈버1호조합 대주주인 프리미어밴코리아는 코스닥 상장 여신업체 CNH의 종속회사였으나 지난해 11월 말 매각됐으며 인수 주체는 알려지지 않았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