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 포트폴리오 엿보기]패션 플랫폼 W컨셉, 기업가치 4배 '훌쩍'거래액 3000억 눈앞…수익성 개선은 과제
노아름 기자공개 2020-05-25 10:21:57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2일 14: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온라인 편집숍을 운영하는 더블유컨셉코리아(이하 W컨셉)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를 새로운 주인으로 맞이한 뒤 기업가치(Enterprise Value)가 크게 뛰었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전문성 있는 경영진을 배치해 의사결정의 효율성을 높인 결과로 풀이된다. 플랫폼 경쟁력 판단지표 중 하나인 거래액(GMV) 또한 폭발적으로 늘어나 올해에는 약 3000억원 가량의 GMV 달성이 예상된다.W컨셉은 2008년 설립된 패션의류 판매 플랫폼으로 SK네트웍스 내 사업부에서 출발한 전자상거래업체 아이에스이커머스의 자회사였다. 주로 20~30대 여성 고객을 타겟팅 해왔지만 최근에는 패션에 관심이 높고, 구매력이 있는 중장년 여성 및 남성 또한 고객으로 확장시키는 추세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내놓은 남성용 자체브랜드(PB) '프론트로우맨'이다. 고객층 다변화를 위해 남성용 슈트 브랜드 라인업을 확장하기도 했다.
이는 IMM PE의 인수후통합(PMI)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IMM PE는 W컨셉 경영권 지분을 확보한 이후 2년 반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 △쇼핑 편리성 강화 △해외법인 경쟁력 확보 등에 팔을 걷어붙였다. 전방위적인 노력 덕택에 W컨셉은 여러 원매자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회사로 발돋움했다는 평가다.
우선 집중했던 전략은 브랜드 스토리 강화다. 특징이 단순하게 안내됐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에는 패션 트렌드에 대한 제안과 시즌별 분류·재배치(큐레이션)에 신경을 썼다.
예컨대 W컨셉 홈페이지 내에서 고객이 의류를 선택하면 해당 브랜드에 대한 풍성한 콘셉트 설명을 읽어볼 수 있게 바뀌었다. 입점 브랜드별 차별성이 강조되자 고객이 선택 가능한 범위가 늘어났는데, 이는 자연스레 쇼핑몰 체류시간이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졌다. 방문객들 각자가 개성을 발휘하기에 적합한 의류를 고르고자 시간을 쏟기 때문이다. 긴 체류 시간은 구매전환율과 고객충성도를 높이는 선순환 고리를 구축하게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최근 W컨셉은 의류를 넘어 생활용품(라이프스타일), 화장품(뷰티), 명품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대해가고 있다. 특히 화장품군은 전년대비 약 400% 성장을 이뤘을 정도로 W컨셉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신규 카테고리다.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W컨셉은 최근 PB 브랜드 허스텔러(hersteller)를 론칭했으며, 국내 이름난 온오프라인 뷰티플랫폼에 입점을 추진 중이다.
이외에 쇼핑 편리성을 높이고 세련된 이미지를 가미하고자 홈페이지 배치에 공을 들였다. 기존의 바둑판 진열 방식에서 벗어나 패션잡지 느낌을 표방해 브랜드가 한 눈에 들어오게 만들었다. 마케팅 비용을 늘려 거래액 확대를 위한 승부수를 던지기도 했다.
지난해 집행한 별도기준 광고선전비는 전년대비 34.1% 늘어난 90억원이다. 인수 직전년도인 2016년 광고비(25억원)에 비해서는 약 3.6배 증가했다. 소비자를 끌어모으기 위한 할인 정책, 쿠폰 발행 등 다양한 프로모션 또한 이어졌다.
지난해 W컨셉은 외형을 대폭 키웠다. 별도기준 매출은 전년대비 38% 증가한 401억원을 거둬들였다. 다만 인수 이후 꾸준히 이익을 내왔던 것과는 달리 지난해에는 1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GMV를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적 행보의 결과다. 전체 플랫폼 내에서 거래되는 건수와 매출로 전환되는 비율은 늘었지만 공격적인 판촉활동이 이어져 수익성 지표는 악화됐다.
이외에 IMM PE가 2년 6개월 전 W컨셉 경영권 지분을 확보한 이후 △입점 브랜드 수 △월간 순수이용자(MAU) △거래액(GMV) 등이 모두 늘어난 점에 주목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온라인 플랫폼 업체의 실적 개선을 좌우하는 지표들이기 때문이다.
W컨셉에 입점한 브랜드 수는 인수 당시보다 2배 많아진 6000개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월간 순수이용자(MAU)는 300만명을 기록 중이며, 이는 인수 이전에 비해 2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GMV는 2017년 연결기준 약 900억원에서 작년에는 약 2000억원으로 2배 가량 늘었다. 이중에서 한국에서 창출된 거래액만 별도로 떼어놓고 보더라도 지난해 거래액은 1780억원에 달한다. GMV는 온라인 플랫폼의 외형을 평가하는 잣대 중 하나다. 따라서 GMV가 늘었다는 점은 소비가 꾸준히 창출됐다는 의미와도 같다. 결과적으로 W컨셉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으로 500억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이는 운용사의 적극적인 인수후통합(PMI) 전략이 발현된 결과로 풀이된다. IMM PE는 최고경영자자(CEO)를 포함해 최고전략책임자(CSO), 최고기술경영자(CTO) 등 다양한 C-레벨 경영진들을 W컨셉에 파견했다. 빠른 의사결정을 가능케하는 인적 지원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이는 경영참여형 PEF 운용사의 인적 네트워크와 운영능력 개선 노하우가 적극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경영진 이외에도 정보통신(IT), 물류 확대 필요성에 따라 인력확충이 이뤄졌다. 직원 수는 72명(2017년)에서 162명(2019년)으로 대폭 늘어났다.
이외에 W컨셉은 역량 있는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여성을 타겟팅한 PB 프론트로우를 론칭했다. 이외에 나이키, 아디다스 등 재고를 미리 확보해야하는 글로벌 스포츠브랜드를 다수 입점시킨 상황이다. 지난해 재고자산이 약 70억원으로 전년대비 2.53배 뛴 이유는 이와 같은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자산은 늘었지만 최근까지의 판매량 추이를 감안하면 악성재고 우려는 낮다는 게 IMM PE 측의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GMV와 성장성을 고려하면 올해 W컨셉의 기업가치(Enterprise Value)를 최소 4000억원 상당으로 추산한다. 온라인 쇼핑몰은 해당 플랫폼에서 창출되는 GMV 증가율, 성장세, 보유 브랜드 차별성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 기업가치를 인정받는다. 이를 감안해 올해 시장에서 추산하는 W컨셉의 기업가치는 인수 이전에 비해 약 4배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2017년 11월 IMM PE는 W컨셉 지분 80%를 800억원에 매입했으며 당시 지분가치는 1000억원 상당으로 추산된다. 거래시점 재무상황을 고려하면 지분가치와 기업가치는 대동소이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미국 법인에 대한 수익성 개선은 당면과제로 남아있다. W컨셉의 100% 자회사인 미국법인(WCONCEPT USA)은 지난해 3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분가치에 대한 평가손실이 반영된 영향 등으로 W컨셉은 지난해 연결기준 순손실 40억원을 기록했다.
IMM PE는 미국 사업확대 가능성을 엿보고 지난해까지 인프라 확충 및 시스템 재정비 성격의 투자를 이어왔다는 설명이다. 손실을 내긴 했지만 주요 브랜드에 대한 기획전 등 마케팅 전략을 통해 올해에는 유의미한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패션 플랫폼에 대한 자본시장의 관심은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남성 의류라인에 강점이 있는 무신사는 지난해 글로벌 벤처캐피탈(VC) 세쿼이아캐피탈로부터 약 2배의 EV/GMV 멀티플을 적용받아 투자 유치 받은 바 있다. 이커머스 업체들의 멀티플이 통상적으로 0.3~1.3배 내외에서 형성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류판매 플랫폼의 성장성이 높게 인정받는다는 평가다.
W컨셉 또한 거래액 증가에 더해 올해는 외형 증대와 의미 있는 수준의 영업이익 창출을 기대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W컨셉에 대한 투자자들의 문의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될 것이라는 게 이커머스업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시장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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