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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부품사 생존 리포트]파인텍, OLED장비 조기전환…2차전지로 확장④2017년 BLU 포기하고 사업 재편…2차전지 자동화 설비 확대도 기대

김은 기자공개 2020-05-28 08:07:43

[편집자주]

디스플레이 산업이 LCD에서 OLED로 이동하고 있다. LCD 부품사들은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신사업을 발굴하는 등 생존을 위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격변기를 맞이하고 있는 국내 중견 소재 부품 장비회사들의 치열한 고민과 생존 전략에 대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5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인텍은 디스플레이 패널 공정에 필요한 OLED 본딩장비 등을 개발·생산하는 업체다. 회사 설립 이후 2017년까지 LCD BLU부품 제조업을 영위했지만 지속된 적자로 인해 과감하게 철수하고 OLED 사업으로 전환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8년 설립된 파인텍은 LCD패널 전용 백라이트(BLU)제조사로 출발했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디스플레이 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이 심화됐고 가동률 감소로 이어지면서 적자가 지속됐다. 여기에 중국 현지 공장과 베트남 공장 고정비 부담이 커지면서 적자폭은 더욱 늘어났다.

이에 파인텍은 2017년 LCD패널용 BLU 제조사업을 철수하기로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당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LCD물량공세가 본격화 하기 전인 데다 국내 OLED 전환이 불확실한 상황이었다. 공정장비 등 자산을 매각하고 조직개편도 시행했다. 기존 베트남 BLU 제조 공장의 경우 신사업에 필요한 장비로 대대적인 교체를 감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대규모 실적 감소는 피할 수 없었다.

최근에는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디스플레이 의존도가 70%에 달하자 불확실성을 낮추기 위해 배터리 장비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다른 기업들보다 선제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선만큼 대규모 OLED 전환기에 따른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OLED 본딩장비 진출…중소형 이어 대형 OLED장비 개발 속도

파인텍은 조기에 OLED 본딩(bonding) 장비 사업으로 전환을 서둘렀다. 본딩(bonding)은 뜨거운 막대기인 핫플레이트(Hot Plate)로 접합부인 전도필름(ACF)에 열과 압력을 가해 PCB와 OLED 디스플레이 패널을 연결하는 공정이다.

파인텍은 주로 중소형 OLED 장비를 공급해왔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중국 BOE, CSOT, GVO 등이 주요 고객사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로 7인치 이상 스마트폰 패널용 본딩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선두업체로 거듭났다.

현재 파인텍은 디스플레이 전환기에 대비해 대형 OLED 제조장비 선행 개발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30년 이상 전문 경험을 갖춘 주요 임원진을 중심으로 대형 OLED 전담개발팀도 신설했다. 대형의 경우 중소형과 달리 개발 기간이 상당 부분 걸리는데다 기술력을 더욱 요하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올해 적극적인 연구개발과 영업강화 등을 통해 중소형부터 대형까지 OLED 본딩 장비 라인업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주요 고객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코로나19사태로 인해 속도 조절 차원에서 충남 아산 2단지 조성사업 등을 일시 중단한 상황이라 관련 장비 개발이나 공급 등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파인텍 관계자는 "중소형에 이어 대형 OLED 본딩 장비 개발도 현재 개발 중에 있다"며 "다만 주요 고객사들의 OLED 전환에 따른 투자 계획 등이 코로나 19사태로 인해 차질을 빚으면서 관련 장비 개발도 속도조절이 불가피해 이에 맞춰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회사 파인플러스 설립…삼성SDI 고객사로 '확보'

파인텍은 기존에 보유한 OLED 본딩장비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2차전지 자동화 설비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 기술이 유사한만큼 본딩 기술 노하우를 적용해 2차전지 관련 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2018년 8월에는 2차전지 자동화설비 전문 자회사인 파인플러스도 설립하고 주요 고객사에 2차전지 원형포장라인 자동적재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모든 공정이 자동화 인라인으로 구성되는 2차전지 생산시스템 특성상 장비의 신뢰성이 보장되지 않는 기업의 장비를 대체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파인텍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자동화 라인 설계 기술을 비롯한 제조 노하우와 전문 인력들간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수주를 따내는데 성공했다.

최근에도 고객사에 장비 공급을 완료했으며 향후에도 추가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파인텍은 고객사로 삼성SDI 등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 국내외 기업들이 2차전지 관련 설비투자를 위한 공장 증설에 나서고 있는만큼 파인플러스의 수주확대가 더욱 기대된다.

◇ELS사업 앞세워 북미 시장 공략 속도

파인텍은 디스플레이 부품사업 다각화에도 힘쓰고 있다. 기존의 BLU를 제조하던 베트남 공장을 전진기지로 삼고 대대적인 설비 교체를 마쳤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디지타이저(Digitizer)를 비롯해 ESL(전자가격표시기)과 TSP(Touch Screen Module) 등이 있다.

특히 전자가격표시기(ESL)사업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이 나기 시작했다. ESL은 디스플레이를 사용해 제품의 이름과 가격, 용량 등의 정보를 보여주는 소형 디스플레이 기기를 의미한다. 국내보다 인건비가 비싼 북미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 파인텍 현지법인을 설립해 관련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파인텍 관계자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추진 중인 2차전지 제조장비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는만큼 시장 진입에 성공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OLED 본딩장비 수주 확보를 기반으로 2차전지 제조장비 사업은 물론 대형 OLED 제조장비 사업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인텍의 OLED본딩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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