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그룹, 계열사 에듀피아 회생절차 '결자해지' 채권 대부분 보유…"부채탕감 위한 유일한 방안"
최익환 기자공개 2020-06-08 10:30:52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5일 10: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기업회생절차에 진입한 대교그룹 계열사 대교에듀피아에 대한 구조조정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2006년 200억원이 넘는 금액에 사들인 페르마에듀를 전신으로 하는 대교에듀피아는 그동안 완전자본잠식에 빠지고 자산규모가 크게 쪼그라드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채권 대부분을 대교그룹이 쥐고있는 상황에서 이번 회생절차는 사실상 대교에듀피아의 채무탕감을 위한 유일한 방안으로 평가된다.5일 구조조정 업계에 따르면 대교에듀피아는 지난 2일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포괄적 금지명령을 받았다. 해당 명령에 따라 대교에듀피아에 대한 채권자들의 강제집행·가압류·경매절차 등 행위는 모두 금지된다. 오는 10일 심문기일을 개최할 예정인 법원은 대교에듀피아의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생절차는 대교그룹의 지주사 격인 대교홀딩스가 직접 신청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대교홀딩스는 현재 대교에듀피아의 경영권을 ㈜대교를 통해 행사하고 있다. 사실상 그룹이 직접 계열사를 회생절차에 보낸 격이라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구조조정 업계 관계자는 “교육업계에선 가장 큰 기업집단인 대교가 계열사를 직접 회생절차에 보낸 점은 상당히 흔치 않은 일”이라며 “홀딩스가 대교를 통해 100%에 가까운 지분을 들고있음에도 법원행을 택했다는 것은 회생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뜻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2006년 당시 265억원을 들여 페르마에듀의 지분 51%를 인수한 대교는 이후 유상증자와 무상감자 등을 거쳐 지분율을 현재의 98.6%까지 끌어올렸다. 지금까지 대교에듀피아에 쏟아부은 금액을 합치면 471억원 수준이다. 대교는 인수 당시 특목고 입시전문 학원으로 이름을 날리던 페르마에듀의 브랜드를 활용해 온라인 시장으로 진출하겠다는 포석을 세웠다.
그러나 정부의 특목고 규제 방침과 더불어 온라인 교육시장의 급성장은 대교에듀피아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대교그룹에 편입된 다음해 일부 흑자를 낸 것을 제외하면 이후 지속적인 자본잠식 상태에 접어들어야 했다. 별도 재무제표가 공개된 것은 지난 2014년이 마지막으로 이후엔 자산규모가 쪼그라들어 공시대상에서도 제외되기도 했다.
지난해 말 기준 대교에듀피아는 부채총계가 자본총계를 상회하는 완전자본잠식상태다. 대교홀딩스는 현재 80억원이 넘는 수준의 대교에듀피아 특수관계인채권과 보증채권 등을 보유하고 있다. 70억원 상당의 대여금을 포함해 대교그룹이 차지하는 특수관계인채권 비중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향후 회생절차가 회사 존속으로 이어질 경우 대교그룹이 지속적인 경영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대교그룹이 에듀피아를 포함해 일부 계열사의 어려움이 지속된 것을 두고 상당한 고민을 이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들 회사를 매각하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인수자를 찾기 쉽지 않고 재무사정이 좋지 않다는 점이 문제였다”고 전했다.
당초 업계 일각에선 이번 회생절차를 두고 대교그룹의 꼬리자르기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으나, 채권액 대부분을 대교가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분석은 설득력이 떨어질 전망이다. 배임 등에 대한 논란 없이 연결실체 전체의 채무규모를 줄이고 대교에듀피아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선 회생절차 진입이라는 유일한 답에 다다랐을 것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구조조정 업계 관계자는 “대교와 대교에듀피아는 지분보유 관계가 있지만 엄연히 채권자와 채무자 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섣불리 부채탕감을 했다가는 배임이슈에 노출될 수 있다”며 “회생절차를 통해 채무를 상각하고 그룹 전체의 내부 채무관계를 줄이는 데에 이번 회생절차가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계열사에 대한 지원 대신 회생절차를 통한 부채탕감을 시도한 점은, 향후 대교그룹이 대교에듀피아가 영위하는 학원사업을 포기할 것이란 관측에 힘을 싣는다. 앞서 영유아 놀이체육 업체 '트니트니'를 290억원에 인수한 바 있는 대교그룹은 최근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오프라인 교육시장에서 상당한 고전을 겪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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