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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업 리포트]풍력발전기 '국산화' 바람은 불 수 있을까국내 3사 유일…풍력발전단지 인허가·착공 지연에 수주 가뭄

이아경 기자공개 2020-06-11 13:34:58

[편집자주]

기후변화에 따른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는 전세계적인 화두이자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많은 기업들이 탄소 배출 감축에 힘쓰고 있고, 정부는 재생에너지 보급 정책과 함께 '탈원전', '탈석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사 위기에 처한 원전사업과 나날이 성장하는 태양광 시장은 변화하는 시대의 단면이다. 다만 역설적이게도 국내 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태양광은 소재기업들이 무너지며 가치사슬이 붕괴됐고, 풍력은 외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더벨은 재생에너지 기업들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0일 0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시에서 주목받고 있는 풍력 관련 기업들은 주로 풍력발전기 타워 등 '부품' 업체다. 세계 시장을 무대로 경쟁력을 쌓은 부품사들에 비하면 풍력발전기 제조사들은 해외 선도기업들에 비해 한참 열위에 있는 것이 현실이다.

풍력발전기는 바람에 의해 발생하는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시스템이다. 풍력발전시스템 또는 풍력터빈 등으로 불린다. 한국에서 이를 만드는 기업은 대기업 중 두산중공업과 효성중공업, 중소기업에선 유니슨 뿐이다. 2000년대 후반 풍력시장에 뛰어들었던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은 수익성 문제로 발을 뺀지 오래다.

세계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은 모두 뒤쳐져 있다. 세계 풍력발전시장은 독일 지멘스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덴마크 베스타스 등 상위 10개 회사가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더구나 풍력발전 시설은 점점 대형화되고 있어 기술력 차이는 더 벌어지고 있다.

이런 때 정부의 강력한 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은 활기를 잃은 국내 풍력발전기 산업에 불씨를 지피고 있다. 재생에너지 보급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올리겠다는 목표 아래 풍력 발전은 17.7GW(육상 5.7GW, 해상 12.0GW)로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의 풍력발전 '국산화'에 대한 의지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문제는 기대감과 현실의 괴리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태양광 보급 규모는 3128MW로 목표치를 초과 달성한 반면, 풍력 보급량은 목표치의 20%인 150MW에 그쳤다. 이는 2018년보다 낮은 수준으로, 2018년에는 목표치의 84%인 168MW의 풍력보급이 이뤄졌다.

풍력시장이 탄력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입지규제와 주민수용성 문제 탓이 크다. 육상풍력은 산림훼손 등을 둘러싼 갈등으로 사업 지연 및 무산이 이어지고 있고, 해상풍력은 해양생태계 교란에 대한 우려와 기술력 등의 문제로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풍력발전기 제조사들의 수익성은 정체되거나 악화되는 실정이다. 입지상 국내 풍력 시장 자체가 작은데다, 사업 지연 등 각종 불확실성에 투자 리스크 역시 상당하다. 적은 수주 이력 탓에 해외로 진출하기에도 쉽지 않다. 업계 의견을 종합하면 미래 성장성에는 이견이 없으나, 본격적으로 매출을 내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풍력사업 '한 우물' 유니슨, 재무안정성 '뚝'


풍력산업에만 몰두한 유니슨은 재무상태에서 풍력사업의 불안정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풍력산업은 수주 결과에 따라 매출 변동성이 커지는데, 매출이 줄면 고정비 부담으로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니슨은 2017년 발전기에 대한 기 수주 호조로 제품 매출이 확대됐으나, 2018~2019년에는 업계 전반적인 인허가 지연으로 채산성이 낮은 발전기기 공사 매출과 타워 매출만 올리며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계속되는 당기순손실과 현금창출력 대비 과도한 차입부담 등은 '계속기업으로서의 불확실성'까지 야기했다. 유니슨은 최근 5년 중 2017년을 제외하고 모두 당기순손실을 냈고,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초과하면서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계속기업으로의 존속능력에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해 매출은 759억원으로 전년 대비 54% 줄었고, 영업손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유니슨은 최대주주인 도시바를 통해 일본 풍력발전시장에도 진출했으나 아직 수주 실적은 미미한 상태다. 일본 내 후발주자로 입지를 구축하지 못했으며, 사업 실적을 쌓고 싶어도 일본 내 환경영향평가에만 4년이 걸리는 등 단기간 실적 확보는 어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해상풍력' 기대감 크지만 '불확실성' 여전

풍력터빈 제조사들이 그나마 돌파구로 삼은건 입지규제가 덜한 '해상풍력'이다. 해상풍력은 대규모로 발전량을 키울 수 있어 정부도 육상보다는 해상풍력에 보급 목표치를 더 높게 잡고 있다.

유니슨은 현재 '해상풍력용 8MW급 직접구동형 영구자석 발전기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두산중공업은 8MW급 해상풍력발전 시스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작년 6월에는 국내 기업 최초로 5.56MW 해상 풍력 발전시스템에 대한 형식인증도 받았다. 효성중공업은 해상용 5MW 풍력발전 시스템 개발을 완료했다. 시장이 작은 국내 육상풍력 사업은 중단한 상태다.

두산중공업 풍력발전 실적 현황.

수주 실적 등을 보면 현재 해상풍력에서 가장 앞선 곳은 두산중공업이다. 작년 말 해외 선도기업과의 경쟁을 뚫고 국내 최대 규모인 100MW 한림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앞서 2017년에는 국내 최초 상업용 해상풍력단지인 제주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를 준공했고, 2015년에는 1200억원 규모의 서남해해상풍력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해상풍력이 국내 제조사들에게 한줄기 빛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국내 시장으로 한정지었을 때 정부의 기기 국산화 노력은 긍정적이지만, 어업인들의 '수용성'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10기 이상의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는 30MW 규모의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와 서남해해상풍력단지의 60MW 실증단지 2곳 뿐이다.

해외 시장으로 넓히면 경쟁력은 더욱 떨어지는 상태다. GE나 지멘스, 베스타스, 노르덱스 등 해외 주요 풍력터빈업체들은 이미 8MW급 풍력터빈의 상용화를 마치고 12MW급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그나마 경쟁력을 갖춘 두산중공업도 아직 해외 시장에서 풍력터빈을 수주한 실적은 없다.

업계 관계자는 "8MW 풍력터빈에 드는 개발비만 800억원"이라며 "막대한 비용을 감당하려면 시장이 활성화되고 수주도 활발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발주 자체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풍력사업의 유망한 미래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면서도 "다만 기대감뿐인 상황이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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