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아시아 투자 추진 SK, 코파펀드 활용할까 작년말 빈그룹 베팅 이후 감감 무소식
김혜란 기자공개 2020-06-11 11:30:54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0일 10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동남아투자법인이 에어아시아 지분 투자를 추진하는 가운데 인수대금 조달을 위해 코퍼레이트파트너십펀드(코파펀드)를 활용할지 주목된다. SK동남아투자법인은 지난해 말 국민연금과 함께 코파펀드를 조성한 뒤 바로 첫 투자를 집행했지만 이후 두 번째 투자는 6개월 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SK동남아투자법인을 통해 말레이시아 저비용항공사(LCC) 에어아시아 지분 10%를 약 10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SK동남아투자법인이 보유한 코파펀드에 쏠리고 있다.
다만 SK그룹은 아직까지 자금 조달 계획을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자금으로 조달할지, 코파펀드를 활용할지 미지수란 뜻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체 투자 규모가 1000억원 정도로 크지 않아 코파펀드 투자 건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내부의견도 있다"며 "아직 딜이 초기 단계라 내부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SK동남아투자법인은 지난해 말 국민연금과 함께 1조2000억원 규모의 코파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SK동남아투자법인과 국민연금은 각각 5억달러(한화 약 5900억원)를 출자한다는 약정을 맺고, 동남아시아지역에서 성장잠재력이 큰 기업과 인프라자산 등에 공동투자하기로 뜻을 모았다.
SK그룹과 국민연금이 투자목적회사(SPC)를 세우고, SK동남아투자법인이 보통주 50%, 국민연금이 우선주 50%로 투자하는 구조다. 국민연금의 무한책임사원(GP)는 SKS프라이빗에쿼티와 스톤브릿지캐피탈이다. 코파펀드는 지난해 말 펀드 결성을 완료한 뒤 곧바로 첫 투자처로 베트남 빈그룹을 낙점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첫 투자 집행 후 6개월 넘게 두 번째 투자처를 낙점하지 못했다.
올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SK그룹은 물론 GP들도 마땅히 다른 투자처 발굴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딜은 SK그룹이 말레이시아 국적 LCC 에어아시아로부터 지분 10%에 대한 투자 제안을 받으면서 논의가 시작됐다.
첫 투자인 빈그룹 딜의 경우 연기금과 기업의 1대1 자금 매칭으로 집행이 이뤄지는 일반적인 코파펀드 투자 형태로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 SK동남아투자법인이 기존에 확보했던 빈 그룹 투자 지분 일부를 SKS PE와 스톤브릿지캐피탈이 1800억원어치 되사오는 형태로 투자가 집행됐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에 에어아시아에 코파펀드를 활용할 경우, 코파펀드의 본 취지대로 SK동남아투자법인과 국민연금이 500억원씩 출자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코파펀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몇 안 되는 기업이다. 지금까지 20곳 가까운 기업이 코파펀드를 조성했지만 한 건의 투자도 없이 청산하는 경우가 많았다. 코파펀드의 성패는 기업이 당장 펀드를 소진할 해외 딜 파이프라인이 있느냐, 해외 투자 의지가 얼마나 강하냐에 달렸는데 SK그룹의 경우 두 조건을 모두 갖춘 곳으로 평가받는다. 많은 기업이 코파펀드 활용해 실패한 것도 투자처 발굴이나, 연기금과의 투자 조건에 대한 합의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편, SK그룹은 지난해 말 국민연금외에도 교직원공제회와도 1조2000억원 규모의 코파펀드를 조성했다. SK㈜와 교직원공제회는 펀드를 결성한 지 한 달여 만에 미국 G&P 업체 브라조스 미드스트림(Brazos Midstream)에 대한 투자를 집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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