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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SSC 구조조정'에 쏠린 눈 현대·기아차 해외 판매 감소, 스틸서비스센터 '직격탄'…대대적 변화 준비

구태우 기자공개 2020-06-11 13:17:05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0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6년과 2013년은 현대제철에 '변곡점'이었던 해였다. 현대제철은 2006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숙원'이었던 고로 건설을 결정했다. 2010년과 2011년 고로 1기와 2기가 상업가동에 들어갔고, 2014년 고로 3기가 가동을 시작했다.

현대제철은 일관제철소 건설 후 총 3기의 고로에서 쇳물을 뽑아 열연을 생산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2010년 1월 고로 1기 화입식을 하고 있다.

또 다른 변곡점은 2013년 있었던 현대하이스코 합병이었다. 현대제철은 2013년 현대하이스코를 합병하면서 자동차강판 생산을 시작했다. 고로에서 나온 쇳물로 열연을 만들어, 자동차강판까지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대제철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상공정과 하공정을 일원화했다.

이전에는 현대하이스코가 포스코에서 열연을 구입해, 자동차강판을 제조했다. 현대제철은 과거 건축용 봉형강과 철근 등을 만드는 철강사였는데, 일관제철소로 바뀌면서 위상이 높아졌다. 모기업인 현대자동차에 자동차용 강판까지 납품할 수 있게 됐다.

과거 포스코에서 열연을 구입해 자동차강판을 만들어 현대차와 기아차, 완성차 회사에 납품했다. 일관제철소 건설로 생산체계가 확 바뀌었다.

올해 현대제철은 이전과 비견되는 또 한번의 더 큰 변곡점을 맞고 있다. 이전 변곡점이 성장 과정에서의 변곡점이었다면 이번 변곡점은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기 위해 대대적인 변화다.

철강업 등 중후장대 사업은 사업구조가 안정화되면, 변화보다 안정을 선호하려는 경향이 있다. 지배구조와 사업구조에 변화를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현대제철은 전·후방산업이 침체되면서 변화를 준비 중이다.

현대제철은 최근 잠원동 사옥을 매각했고, 단조 사업을 물적분할했다. 다음 행보는 해외 스틸서비스센터(SSC, Steel Service Center) 구조조정이 유력하다. 완성차 판매가 줄면서 스틸서비스센터의 매출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고정비 부담이 늘면서 적자로 전환한 SSC도 늘어나는 추세다. 해외 SSC를 구조조정해야 할 필요성도 더해졌다.

현대제철은 △미국 △중국 △인도 △체코 △슬로바키아 △러시아 △브라질 △터키 △멕시코 등 9개국에 SSC를 두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생산기지가 있는 곳에 현대제철의 SSC가 있는 셈이다.

SSC는 국내에서 생산한 냉연강판을 가공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글로벌 자동차 회사에 판매한다.


SSC의 지난 3개년 실적을 살펴보면 중국 SSC의 실적은 최근 3년 동안 눈에 띄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베이징 SSC의 매출은 1105억원으로 2017년과 비교해 68%(2376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텐진 SSC 매출은 30.4%(823억원) 줄어든 1883억원을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 인도의 SSC는 매출이 많고, 전략적 중요도가 높은 곳이다. 미국과 인도 SSC의 매출은 증가했는데, 중국은 빠르게 침체되고 있다. 중국 SSC의 부진은 현대자동차의 판매 저하가 원인이다.


현대자동차는 2000년대 초반 중국 시장에서 가성비가 좋다는 인식이 깔리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유럽과 일본 차의 공세와 중국 정부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현대차의 위상은 크게 떨어졌다.

현대차의 베이징 1공장은 지난해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제철은 현대·기아차의 중국 내 판매가 줄면서 베이징 SSC와 텐진 SSC를 통합하기로 했다.

여타 SSC도 구조조정 가능성이 있다. 미국과 인도, 체코 SSC는 해외 완성차 공장들이 밀집해 있는 만큼 사업적 중요도가 높은 곳이다. 매출액도 많다. 반면 러시아와 멕시코, 브라질 SSC는 매출이 1000억원을 조금 넘고, 터키 SSC의 매출은 200억원 수준이다.

해외 SSC는 사업을 철수하기보다 구조조정을 통해 생산효율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의 지배기업 소유주 지분 순이익을 보면 종속기업의 구조조정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배기업 소유주 지분 순이익은 종속회사의 순이익을 지분율에 따라 합산한 계정이다. 종속회사 22개 중 14개(63.6%)가 SSC다.

지난해 지배기업 소유주 지분 순이익은 17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현대제철 종속회사의 순이익 총합이 171억원이라는 의미다. 완성차 판매 감소 등의 영향으로 지배기업 소유주 지분 순이익은 전년(3986억원)보다 95.7% 줄었다.

결과적으로 해외 SSC의 가동에 따른 사업적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냉연 강판의 수요 또한 줄고 있어 생산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이 진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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