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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 워치]하나금융 2분기 충당금 '더' 쌓는다집합평가 방식, 부도율(PD)값 변수에 '코로나19' 추가…EY한영측과 논의 중

손현지 기자공개 2020-06-22 09:44:38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8일 15:5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그룹이 2분기 충당금 규모를 늘리기 위해 분주하다. 코로나 19 사태에 따른 부실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대손충당금은 금융회사가 대출금 등 빌려준 돈의 일부를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비용으로 처리하는 회계 계정을 의미한다. 충당금 규모를 늘리면 이익은 줄고 비용이 커져 수익성엔 좋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하나금융은 올들어 충당금을 적게 쌓아 주목받은 바 있다. 하나금융의 올해 1분기 충당금적립액은 929억원으로 전년 동기(1647억원) 대비 40% 넘게 줄어들었다.

당시 업계에서는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의 리스크를 과소평가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반면 대출채권 담보 비율이 다른 금융사에 비해 높은 편이라서 그만큼 충당금 적립 요인이 줄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담보 대출 비중이 높다는 건 그 만큼 손실이 나도 비용이 적게 드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사실상 충당금 산정은 금융사의 재량이다. 금융당국의 감독 기준과 IFRS9 회계기준에 따른 적법한 회계처리, 금융당국 감독 기준에 부합한다면 적립규모가 많든 적든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나금융이 전략을 선회해 충당금을 더 쌓도록 결정한 건 국내외 감독기조에 부응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4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금부터라도 충당금과 내부 유보를 늘리는 등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손실 흡수 능력을 최대한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미국, 영국 등 글로벌 금융사들도 최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로 충당금을 쌓고 있다.

하나금융의 위험관리책임자(CRO)인 황효상 부행장도 충당금 적립규모를 늘리기 위한 방안을 고심 중이다. 일반적으로 시중은행들은 국제회계기준(IFRS9) 하에 기대신용손실모형(ECL, Expected Credit Loss)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해당 프레임에 따르면 자산 평가방법은 크게 '개별평가'와 '집합평가' 두 가지로 나뉜다.

다만 개별평가는 자산이 스테이지(stage)2에 이르는 수준일 때야 가능하다. stage2 여신은 유의적으로 증가한 신용위험이나 이자보상배율, 현금흐름, 손익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 해당된다. IFRS9에서는 해당 여신에 대해 충당금을 쌓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개별평가를 활용하려면 부실자산(고정이하자산) 증가라는 전제조건이 깔린다. 즉 충당금을 쌓고 싶다고 해서 쌓을 수 있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하나금융의 고정이하여신은 올해 1분기 기준 1조399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6460억원) 대비 15% 줄어들었다.

고정이하여신은 현가로 평가를 한다. 때문에 조정하기도 쉽지 않다. 은행과 차주 간 이해관계도 다르다. 만일 은행이 A기업의 신용등급을 강등시키면 은행 입장에서는 충당금을 더 쌓아야겠지만 더 많은 이자수익을 취할 수 있다. 반대로 차주의 경우 이자비용이 늘어나며 대외신인도에도 타격을 받는다는 단점이 있다.

당국도 1년에 2회 충당금 관련한 회계 감사에 나선다. 은행 입장에서는 아무리 선제적으로 충당금 적립하고 싶더라도 기업의 신용등급을 조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자료 : 2020년 1분기 경영실적 발췌
따라서 황 부행장은 집합평가 방식으로 충당금을 늘리기로 했다. 집합평가란 포트폴리오상 여신에 대해 경기전망치를 반영해 PD값을 조정하는 방법론을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외부감사인과 협의해서 진행하게 된다.

간단히 말하자면 경기전망에 대해 최대한 '보수'적인 스탠스를 취해 예상손실충당금을 늘리겠다는 뜻이다. 충당금은 보통 부도율(PD)과 부도시손실율(LGD)을 곱한 값을 곱해 산출한다. PD를 기존보다 높게 산정한다면 적립해야할 충당금 규모도 늘어나게 된다.

금융사들은 PD값을 산출할 땐 미래승수의 개념을 반영해 각종 '변수'들을 적용한다. 변수는 각사마다 제각각이다. 하나금융의 경우 환율, 금리, 경제성장률(GDP), 주택가격지수, 소비자물가지수 등 총 13개의 변수를 활용하고 있다.

어떤 변수를 미래승수에 활용하냐는 각사 리스크 전략에 따라 달라진다. 이는 온전히 CRO에 달려있다. CRO가 향후 경기전망 시나리오를 낙관적으로 그린다면 변수를 적게 적용해 PD값을 측정하게 되고, 결국 충당금 적립요인이 줄어드는 셈이다.

황 부행장은 이전 보다 비관적인 경기전망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통합위기상황분석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는 "변수에 코로나19 영향을 추가할 계획"이라며 "기존에 나간 대출자산과 여신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하고 있는데 EY한영회계법인과 상의해 충당금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적정선을 찾는다는 전략이다. 충당금을 더 쌓으라는 금융감독 기조와 달리 세무사, 주주등 은행이 순이익을 많이 내길 원하는 이해관계자도 존재한다. 또 무작정 충당금을 쌓는다면 향후 경기전망이 좋아지더라도 문제다. 회계법인의 경우 충당금 '환입'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편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슈는 예상손실충당금이 확대되더라도 충분히 이해가능한 수준"이라며 "향후 IFRS9 회계기준에 의거해 감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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