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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주식 판 국민은행, 현금확보·자본비율 관리 '일석이조' 바젤Ⅲ 개편안 조기시행 대비, 위험가중자산·자본 변동성 축소

이은솔 기자공개 2020-06-25 08:22:12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4일 19:1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이 9년간 보유하고 있던 SK㈜ 주식을 매각했다. 국민은행은 고점에 주식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바젤Ⅲ 도입 전 위험가중자산(RWA)을 축소하며 BIS비율을 안정화하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이날 오전 보유하고 있던 SK㈜ 주식 175만75주(2.49%)를 블록딜로 매각했다. 국민은행이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은 5000억원 가량이다. 회계상으로는 자본 계정의 기타포괄손익에서 주식이 차지하던 금액이 빠져나가고 이익잉여금으로 다시 들어오는 구조다.

그동안 국민은행은 주식 변동성이 커질 때마다 자본비율에 영향을 받았다. 국민은행이 보유한 SK 주식은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자산(FVOCI)으로 분류돼 있었다. 또 주식 보유분은 위험가중치에 비례해 은행의 위험가중자산(RWA)에도 반영된다.

문제는 올해 9월 바젤Ⅲ가 조기 도입되면 지분증권에 대한 위험가중치가 커진다는 점이었다. 은행이 보유한 지분증권의 위험가중치는 바젤Ⅲ 개편안 조기도입 전에는 100% 수준이지만 바젤Ⅲ 개편안이 조기도입되면 250%로 확대된다. 보유한 주식의 양이 같아도 위험가중치가 커지면 분모인 위험가중자산이 커지고 은행의 BIS비율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보유한 주식의 증감분은 분자인 자본에도 영향을 미쳤다.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자산(FVOCI)의 경우 매분기 공정가치를 반영하는데, 그 증감액은 은행의 자본비율을 계산할 때 보통주자본 항목에 포함된다. 즉, 주가가 하락하면 보통주자본도 줄어들고, 주가가 오르면 보통주자본도 함께 오른다.

일례로 주식시장이 크게 출렁였던 올해 1분기 국민은행은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 측정 지분에서 2117억원의 손실을 반영했다. 주식 시장이 정상화되면 다시 상쇄되는 평가손이긴 하지만, 주가가 등락할 때마다 국민은행은 BIS비율 분자(보통주자본)와 분모(위험가중자산)이 모두 변동된다는 점은 자본비율 관리에 부담이었다.

지분을 매각해 현금화하면 시장 변동성이 자본비율에 미치는 영향도 줄어들고 다가올 바젤Ⅲ 도입에 따른 위험가중자산 증가폭도 최소화할 수 있다. 국민은행 측은 최근 SK바이오팜 기업공개(IPO)에 투심이 몰리며 SK 주가도 크게 상승하자 매각을 결정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바젤Ⅲ 도입을 앞두고 지분 매각을 계획 중 주가가 목표치에 다다르며 매각을 결정했다"며 "푸르덴셜생명보험 인수대금과는 무관한 의사결정"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이 SK 주식을 보유한 계기는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준비하던 SK그룹은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해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던 SK C&C 주식을 처분해야 했다, 국민은행 역시 지주사 설립에서 발생한 자사주를 매각해야 했다. 두 회사는 자사주를 맞교환했고 이후 SK와 SK C&C가 합병하면서 국민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SK C&C 주식은 SK주식으로 전환됐다.

당시 국민은행 뿐 아니라 신한은행, 하나은행도 SK C&C 주식을 매입했다. 다만 다른 은행들은 2014년부터 순차적으로 해당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

국민은행도 내부적으로 지분 매각을 계속 논의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에도 이사회에서 분할매각을 결정하며 일부를 매각했고 회계기준이 바뀌기 직전인 2017년에도 매각을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2018년 IFRS9이 도입되기 전 지분을 매각하거나 IFRS9 도입 후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자산(FVPL)으로 분류하면 매각에 따른 이익을 은행의 당기손익으로 잡을 수도 있었다. 다만 국민은행은 SK주식을 당기손익이 아닌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자산(FVOCI)으로 분류했다. 기타포괄손익으로 계상할 경우에는 손익계산서에 인식되지 않는다.

국민은행은 당시 지분증권을 당장 매도할 계획이 없었고, 이익보다는 자본안정성을 중요하게 평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이번에 국민은행이 주식을 매각하며 얻은 5000억원 가량의 현금도 당기순익에는 반영되지는 않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기타포괄손익으로 분류해뒀기 때문에 당기순익에 영향은 없다"며 "평가익만큼 자본이 늘어난 효과가 있고 RWA가 줄어들면서 BIS비율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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