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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바이오텍의 해외 L/O, 주가엔 ‘독’?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판다"…알테오젠, 예고된 빅딜 이후 주가 폭락

민경문 기자공개 2020-06-26 08:21:41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5일 16:0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판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꾸준히 회자된 문구지만 유독 바이오 상장사에 들어맞는 공식이기도 하다. 코스닥 대장주로 자리잡은 알테오젠도 이를 피해가긴 어려웠다. 총액 4조원이 넘는 라이선스아웃 딜을 단행했지만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해외 기술이전을 준비중인 여타 바이오업체 입장에서도 주가 관리에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

알테오젠이 하이브로짐 기술을 탑재한 인간히알루로니다제(ALT-B4)의 두 번째 라이선스 아웃(L/O)을 성사시켰다고 밝힌 건 지난 24일이었다. 작년 11월 말 1조6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이후 하이브로자임 관련 두 번째 쾌거였다. 계약규모는 4조6770억원으로 2015년 한미약품이 사노피와 체결한 5조2000억원의 기술수출 이후 두 번째로 컸다.

하지만 주가는 반대로 움직였다. 장 마감 1시간을 앞둔 오후 2시부터 하락하면서 전일 대비 13.88% 내린 28만4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 때 5조원을 넘었던 시가총액은 3조원대로 고꾸라졌다. 5월 이후 주가가 꾸준히 상승 기조를 그렸던 만큼 차익 실현을 위한 매물이 적지 않았다. 일부에선 예상보다 낮은 계약금(190억원)을 원인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작년 말 첫 번째 기술이전을 마쳤을 때 알테오젠의 주가 행보는 지금과 달랐다. 공시 당일(11월 29일) 전부터 주가가 10% 이상 오르더니 거래 다음날인 12월 2일에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시장 관계자는 “작년과 달리 이번에는 추가적인 L/O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며 “투자자들은 기술 이전에 대해 어느 정도 확신을 갖고 주식을 매입해 왔었고 뉴스가 나오기만을 기다린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 포털사이트의 알테오젠의 주식 게시판에는 거래 상대로 추정되는 빅파마의 사명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알테오젠 측에서 정보 보안에 신경을 썼지만 한계는 분명했다. 기술이전에 대한 소문은 결국 주가에 선반영됐고 계약이 성사됐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투자자들이 주식을 던진 셈이다. 알테오젠과 기술경쟁을 벌이는 미국 할로자임이 4조원 안팎의 시가총액인 만큼 오버슈팅 우려를 부른 것일 수도 있다.

기술이전 이후 오히려 주가가 힘이 빠진다는 공식은 앞선 바이오업체들을 통해서도 증명된 바 있다. 레고켐바이오는 지난 4월 ADC 기술을 영국 회사에 이전했다. 거래 규모는 5000억원에 달했지만 주가는 5% 상승으로 마감하는데 그쳤다. 이후 주가를 대대적으로 끌어올린 건 무상증자였다. 유한양행도 작년 7월 베링거인겔하임에 1조원 규모의 비알콜성지방간 치료제(NASH)를 이전했지만 주가 상승폭은 예상보다 높지 못했다. 양사 모두 주가가 선반영됐다는 논리가 적용됐다.

전문가들은 상장 바이오회사들의 L/O 프리미엄이 낮아진 이유로 '한미약품 학습효과'를 들기도 한다. 조단위 L/O를 단행하더라도 언제든지 리턴(return)될 수 있다는 위험요인 때문이다. 이는 작년에 베링거잉겔하임으로의 1조원대 기술이전 이후 임상 지연 논란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브릿지바이오의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향후 기술이전을 앞둔 상장 바이오기업들 입장에서는 '딜' 이후에도 낙관적인 주가흐름만을 기대하긴 어렵게 됐다는 얘기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알테오젠이 두번째 빅딜을 단행한 시점은 공교롭게도 올해 IPO 최대어로 지목되는 SK바이오팜의 청약 마지막 날이기도 했다”며 “일부 기관이 재료가 노출된 알테오젠의 주식을 팔아 SK바이오팜 공모주를 사려고 했던 부분도 주가 하락에 한몫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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