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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테오젠 '4.7조 딜'에도 주가 급락한 이유는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연거푸 기술가치 검증…"정보 비대칭 이슈 경계해야"

서은내 기자공개 2020-06-25 13:10:04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5일 06: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테오젠의 '바이오 베터' 기술이 또 한 번 대박을 냈다. 지난해 말 글로벌 제약사와 총 규모 1조6000억원의 라이선스아웃 계약을 맺은데 이어, 같은 기술을 또 다른 제약사에 4조7000억원에 이전하는 쾌거를 이뤘다. 연거푸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기술 가치를 검증 받았다는 점에서 커다란 결실을 보였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알테오젠은 글로벌 10대 제약사와 하이브로자임 기술을 활용한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의 비독점적 글로벌 라이센스계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발표했다. 비밀 유지에 따라 대상 기업은 비공개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가장 가능성 높은 기술이전 상대로 꼽혀온 MSD가 이번 계약 대상으로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계약금은 약 194억원, 판매허가와 판매실적에 따른 추가 마일스톤은 약 4조6700억원이 책정됐다.

정확한 마일스톤의 항목은 밝혀지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특정 품목이 임상에 진입하는 시점, 또 이후 각 국가에 품목허가를 받는 시점 등에 마일스톤이 지급된다. 이번 계약도 비슷한 방식이 적용된다. 또 판매 마일스톤이 있어서 허가 이후 판매되는 규모에 따라 마일스톤이 추가로 지급될 전망이다. 이번 계약에는 6개 정도 품목이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 각 품목당 최대 마일스톤은 7763억원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기술이전 계약의 성과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는 분위기다. 알테오젠이 보유한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술이 비독점적 권리 계약을 통해 여러 글로벌제약사에 이전되며 가치 검증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다.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술의 플랫폼 성격 덕분에 앞으로도 계속해서 추가적으로 다수 제약사들에 기술을 이전하는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있다.

기술 권리의 계약 중 실시권 계약은 크게 특정 회사 한곳에만 권리를 넘겨주는 전용실시권 계약, 여러 회사에 줄 수 있는 통상실시권으로 나뉜다. 알테오젠이 작년과 올해 글로벌제약사에 이전한 기술은 플랫폼의 성격이 강하다. 여러 회사에 권리를 넘겨줄 수 있는 비독점적, 통상실시권 계약으로 앞으로도 반복적으로 딜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기술이전은 계약금 등 수익 창출이라는 성과 면에서도 의미가 있지만 글로벌제약사로부터 기술 가치, 즉 회사의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회사가 성장해나가고 있음을 방증하는 좋은 척도가 된다.

이번 계약도 지난번 계약처럼 기술 활용이 적용될 품목의 갯수를 정해놓고, 추가로 다른 품목 개발시 마일스톤을 더 지급받는 형태의 계약이다. 지난번에는 초기 알테오젠이 임상 시료를 일부 생산해서 넘겨주는 댓가로 초기 마일스톤을 지급받는 조건이 있었으나 이번 건은 생산 관련 마일스톤은 명시되지 않았다.

이같은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알테오젠의 기술이전 소식이 공시된 24일 오후 2시를 기점으로 회사 주가가 급격히 떨어져 눈길을 끌었다. 알테오젠은 22일 주가가 하루만에 26% 상승하며 시가총액이 3조원대에서 4조원대로 올라섰다. 그 후 이틀만에 계약 체결을 공시, 알테오젠의 주가가 16%까지 떨어졌다. 호재가 나왔음에도 오히려 정반대로 주가가 곤두박질 친 것이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기술수출 계약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계속 반영돼 온 상황에서 실제 호재가 나오자, 기대감이 다 했다는 점에서 주가가 급락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번 계약의 업프론트(계약금) 규모가 전체 딜의 규모에 비해 너무 작다는 실망감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번 계약은 계약금이 153억원, 총 계약규모는 1조6000억원으로 계약금 비율이 1% 정도 된다. 이번에는 계약금이 총 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4% 가량이다.

물론 이번 계약은 품목당 마일스톤의 규모가 더 크다는 얘기가 나온다. 피하주사 제형 개발이 진행 중인 MSD의 키트루다는 이미 판매되고 있는 제품을 예로 들 수 있다. 해당 제품에 알테오젠의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술이 적용되면, 아직 개발이 진행 중인 품목에 기술을 적용할 때보다 적용되는 품목의 시장 규모가 더 크고, 그만큼 마일스톤의 규모도 더 클 수 있다는 의미다.

또 알테오젠의 시가총액이 정맥주사를 피하주사로 바꾸는 SC제형 기술의 원조인 미국 할로자임의 시총과 비교해 고평가된 점이 반영됐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에 대해 할로자임과의 단순 비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게 알테오젠의 입장이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할로자임은 독점적으로 판매를 진행 중인 반면, 알테오젠은 비독점적으로 기술을 사업화 하고 있어 기회가 더 넓다"며 "또 할로자임은 과거 췌장암 치료제 개발 도중 실패를 겪기도 했지만 알테오젠은 원천기술 3가지에서 파생한 수많은 파이프라인이 있어 잠재 가치를 볼 때 더 높은 밸류가 적용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내부 정보에 대한 관리가 철저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한다. 확실한 호재를 앞두고 몇일 사이 주가가 급격히 상승했다가 공시 이후 급격히 주가 하락을 보였다는 점에서다. 정보 비대칭의 문제가 작용했을 개연성이 짙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바이오벤처 대표는 "그동안 주가에 기술이전에 대한 충분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점을 감안한다고 해도 이번 알테오젠의 주가 흐름은 상식적이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확실한 결실이 전해졌음에도 오히려 주가가 급락한다면 투자에 대한 신뢰성을 잃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미국에서는 임상3상 발표 등의 큰 이벤트가 있을 경우 모든 임직원은 몇 달 전부터 주식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중단시켜버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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