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운용, 구도자문과 투트랙..백성훈 이사 지배력 '굳건' [지배구조 분석]창업자 백성훈 이사 지분율 93.5%…'데이터 기반' 종목 발굴 색채 유지
정유현 기자공개 2020-07-01 13:10:08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9일 13: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도자산운용은 백성훈 구도투자자문 이사가 대주주로서 영향력을 구축하고 있는 신생 운용사다. 지난 3월 전문사모투자업 등록을 마친 후 JB자산운용의 시그니처 액티브펀드인 '타오(TAO)'와 '웨일(Whale)'을 전격 이관받으며 더 주목받은 곳이다.구도자산운용의 시작은 백성훈 이사가 창업한 구도투자자문이다. 통상 투자자문 설립 후 트랙 레코드를 쌓다가 운용사로 전환하는 사례는 많지만 구도자산운용은 이 관례를 따르지 않고 자산운용사를 따로 설립했다. 자사만의 운용업 뿐 아니라 외부와의 협업 등 다양한 기회를 위해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구도투자자문 운용 인력들이 구도자산운용에 합류해 헤지펀드 데이터 기반의 종목 발굴 색채를 유지하면서 운용에 집중할 예정이다. 구도투자자문은 해외 비즈니스 진출 등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다.
◇ 구도자문 백성훈 이사 93.5%…대주주 지배력 '굳건'
3월 말 기준 구도자산운용의 주주 구성을 보면 백성훈 이사가 93.5%의 지분율로 대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나머지 주주들은 백 이사의 지인들로 구성돼 있다. 구도자산운용의 자본금은 5억3500만원으로 자기자본 규모는 11억원이다.
구도자산운용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구도투자자문의 창업스토리를 파악하는 것이 필수다. 2016년 구도투자자문을 창업한 백성훈 이사는 2007년 에셋플러스자산운용에 입사해 정석훈본부장 팀운용체제에서 종목 발굴 및 분석을 담당하며 2011년 8월까지 업계 최상위 수익률을 기록한 인물이다. 이후 2011년 맥쿼리투신운용으로 이직해 '맥쿼리 뉴그로스펀드'를 설정 및 운용했다. 운용사 퇴직 후 F&B사업에 뛰어드는 등 다양한 도전을 통해 운용 감각을 키웠다.
이후 시장에 흐름의 따라 유행했던 펀드들이 시장 기조가 바뀌면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고 주식 시장 상승기에 투자자금이 들어오고 시장 하락에 매번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는 투자 관행을 보완하고자 투자자문사를 창업하기로 결심했다. 맥쿼리투신운용에서 리테일 영업을 담당했던 박정훈 이사와 의기투합해 구도투자자문을 설립했다.
구도투자자문은 자문업 시작 후 업계의 숨은 고수로 이름을 알려왔다. 2017년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 후 데이터기반의 리서치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투자 기법을 펼쳐왔다. 구글 및 유튜브 등의 트래픽 조회를 바탕으로 시장의 트렌드를 파악해 한 발 빠른 투자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예를 들어 최근 구글에서 가장 트래픽이 높은 키워드가 '코로나19'라면 이와 연관된 검색어 등을 유심히 살핀다. 이같은 과정에서 코로나19로 아웃도어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을 확인하고 대만의 자전거 회사에 투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같은 투자 기법을 바탕으로 2017년 JB자산운용과 투자자문계약을 맺고 주식포트폴리오 자문을 진행했고 탄생한 상품이 JB 타오펀드, JB 웨일펀드다. 당시 타오1호 펀드는 하나의 펀드 내에서 국내투자와 해외투자를 병행하는 몇 안 되는 펀드였다. 구도투자자문만의 투자 기법을 반영 해 국내 뿐 아니라 해외 기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며 업계 최고 수익률을 실현하기도 했다.
펀드명도 구도투자자문과 상당히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사명이 투자의 길을 제시하겠다는 의지이고 중국어인 타오도 도(道)를 의미한다. 구도투자자문의 CI가 고래의 꼬리를 상징하는데, 이에 착안해 펀드에 웨일을 담는 등 구도투자자문이 공을 들인 상품이다. 이 같은 스토리가 있는 만큼 최근 구도투자자문이 직접 펀드를 운용하기를 원하는 수익자들의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구도투자자문은 구도자산운용을 설립했고 JB자산운용으로부터 타오펀드와 웨일펀드의 이관을 마쳤다. △TAO 1호 △Whale 1호 △Whale 2호 △Whale 목표배당10 △Tao Hedge 1호 등 타오와 웨일 시리즈 5개 펀드가 구도자산운용으로 이관됐다.
펀드 수익자들의 전원 동의하에 운용사 변경을 진행했고 구도자산운용이 직접 펀드를 운용하게 됐다. 이관을 마친 후 구도자산운용은 운용의 안정성을 위해 윤영진 JB자산운용 전 주식운용실장(이사)을 상무로 영입했다. 윤 상무는 백 이사와 맥쿼리투신운용에서 함께 근무하며 인연을 맺었다. 펀드 이관 후 구도자산운용은 안정적인 운용 환경을 만들었다. 본격적으로 타오 및 웨일 펀드를 운용하면서 업계에 존재감을 드러낼 계획이다.
◇ '운용 경험' 없는 인력 선호…자문사 운용팀 운용으로 합류
구도자산운용은 구도투자자문에서 트렉 레코드를 쌓았던 인물들이 합류했고 펀드 운용을 위한 체계를 마련했다. 구도자산운용은 구도투자자문에서 리서치팀장을 담당했던 백재훈 팀장이 대표이사를 맡았다. 대주주 백성훈 이사의 친 동생이다.
구도투자자문은 인력 구성에 있어서 업계에 경험이 많은 직원보다는 업계 경험이 전무하지만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인력들을 기용해왔다. 미국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엔터테인먼트, 영화제작,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 경험을 갖고 있었던 직원들로 인력을 구성한 점이 주식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데이터 기반의 리서치로 북미의 대마초 합법화, 중국의 분유 파동 이슈,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투자 기회 확보 등 현 상황에 가장 적합한 모델을 발굴하는 데 힘썼다. 이 같은 운용 노하우가 쌓이면서 자산운용업 진출의 밑거름이 됐다.
구도투자자문 핵심 인력들이 구도자산운용에 합류했지만 백성훈 이사는 두 군데 모두 합류하지 않고 별도로 구도투자자문의 신사업 진출을 위해 빅데이터 운용 시스템을 정교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향후 해외에 진출하기 위한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구도투자자문 관계자는 "자문사가 운용업 라이선스를 취득해 자산운용업에 진출하는 것이 관례였지만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투 트랙 전략을 펼치게 됐다"며 "펀드 이관 후 안정화 작업이 마무리됐고 본격적으로 트랙 레코드를 쌓기 위해 운용에 힘쓸 계획이다. 구도투자자문은 해외 진출 등의 신사업에 대한 고민을 다각도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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