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생명-오렌지, 인력교류 '축소→확대' 선회 까닭은 양측 대표 논의 끝에 '40명 규모' 원안대로 결정…'통합 의지' 보여주기 목적
이은솔 기자공개 2020-07-02 08:28:59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1일 1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인적 교류 규모를 보다 줄이려던 구상안을 뒤집고 그 규모를 키우는 정기 인사를 실시했다. 인사권을 가진 성대규·정문국 양측 대표가 논의 끝에 '원안'대로 인사 단행을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시장에 통합 의지를 확실히 보여줄 때란 점을 고려한 결과다.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이날 지주와 자회사들의 인사안을 발표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임원 2명과 부서장 3명, 실무자까지 총 40여명의 인력을 교류하기로 했다. 양사 직원이 원래 소속 회사를 퇴사하고 상대 회사로 옮겨가는 방식이다. 두 회사의 임직원들은 1일 상대 회사로 재전입을 마쳤다.
신한금융은 매년 7월 그룹 전체의 하반기 정기 인사를 발표한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역시 정기 인사를 앞두고 지난달부터 인력 교류와 조직개편에 대해 논의가 이어졌다.
논의 주체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인수후통합(PMI) 과정을 관할하는 지주 차원의 회의체 '뉴라이프 추진위원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서 양사의 CEO와 임원, 지주의 전략, 재무 등 주요 임원이 함께 통합 전략을 논의한다. 두 보험사 이사회에 기타비상무이사로 등재된 고석헌 신한금융지주 본부장이 지주와 보험사 사이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신한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지주에서는 임원과 부서장을 포함해 30~40명의 인력을 교류하고 양사 조직 구성도 통일하는 안이 제시됐다. 결국 이번 인사는 이 방향대로 실시된 셈이다. 정작 협의 과정에서는 임원급은 제외하고 실무자만을 중심으로 15~20명 가량까지 인력 교류를 축소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기로 했었다.
이를 다시 뒤집은 건 성대규 신한생명 대표와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다. 전략은 지주와 논의해 결정하지만 인사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이들에게 있다는 게 신한그룹 관계자 설명이다.
최근 양사 대표는 교류폭을 확대하기로 의견을 다시 최종 조율했다. 조직 구성까지 바로 변경하는 것은 어렵지만 교류 인력과 직책 수준을 높이기로 했다. 합병 법인 출범을 1년여 앞두고 보다 적극적인 통합 의지를 시장에 보이기 위해서 '맞교체' 인사폭도 키운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인력 교류 대상인 각사 임직원은 상대 회사의 유사한 분야로 보직을 옮겼다. 임원이 맞바뀐 부문은 고객마케팅과 소비자보호 두 곳이다.
김태환 신한생명 DB마케팅그룹장이 오렌지라이프 고객유지트라이브장으로, 이기흥 고객유지트라이브장은 김 그룹장 자리로 옮겼다. 원경민 신한생명 소비자보호총괄책임과 유희창 오렌지라이프 소비자보호총괄책임이 서로 자리를 바꿨다.
소비자보호부문의 경우 대관과 규제를 담당하는 곳이기 때문에 양사의 조직과 직책명이 같았다. 고객마케팅의 경우 양사의 조직과 직책이 각각 달랐기 때문에 유사한 부서로 역할을 옮긴 셈이다.
오렌지라이프는 고객 관련 두 개의 트라이브(Tribe)를 운영하고 있다. 신규 고객 유치는 고객인입트라이브에서, 기존 고객의 데이터베이스(DB) 관리, 운영 등은 고객유지트라이브에서 담당한다. 고객 DB 관리 부문에 공통점이 있다는 점에서 두 부문의 임원을 교체한 것으로 관측된다.
오렌지라이프는 부서 경계를 허물고 필요에 맞게 소규모 팀 단위로 움직이는 '애자일(Agile) 조직'에 강점을 갖고 있다. 통합보험사도 일부 조직은 애자일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인데, 이를 신한생명에도 적용하기 위해 해당 문화에 대한 이해가 높은 인력을 배치했다는 평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실무자 수준에서 논의되던 인력교류안을 다시 임원급으로 확대했다"며 "지주와 양사가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서로 교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 결과"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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