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모태펀드 10년 발자취]8개 자조합 청산 'ROI 50%'…저수익 편견 깼다②'흥국에프엔비·아미코젠·노바렉스' 잭팟, '예비 유니콘' 허브로
이광호 기자공개 2020-07-09 07:58:08
[편집자주]
2010년 농림수산식품산업에만 집중적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모펀드가 출범했다. 농식품모태펀드는 지속적으로 자금을 공급해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취지였다. 출범 이래 모펀드 규모는 9배 커지고, 조성한 자펀드는 1조원을 넘겼다. 10주년에 접어든 농식식품모태펀드의 그간 성과와 주요 지표들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7일 13: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림수산식품모태펀드(농식품모태펀드)의 청산 자조합들이 고수익 성적표를 내놓았다. 평균 투자자본수익률(ROI) 50%라는 높은 회수성과를 기록했다. 그동안 ‘뚝심 투자’한 농식품분야 투자기업들의 기업가치가 급격히 성장한 덕분이다.농업정책보험금융원(농금원)은 2011년 자펀드 결성 이후 본격 투자가 이루어진 2013년부터 매년 평균 1055억씩 투자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비농업을 제외한 농수식품분야에 매년 894억원을 쏟아 부었다. 청산을 완료한 자조합은 총 8개다. 이들 8개 자조합의 규모는 1650억원이다. 평균 투자금액은 16억6000만원이다.
◇'아주 아그리젠토' 회수 잭팟, 농식품 산업 발전 조력자로
자조합 중 가장 먼저 청산한 MG인베스트먼트는 투자금 대부분을 농식품 관련 업체에 베팅했다. '그린농림수산식품투자조합'은 총 8개 기업에 175억원을 투자해 278억원을 회수했다. IRR 39%로 마무리했다. 실탄을 지원 받은 투자기업들의 매출액은 연평균 7.9%씩 증가했다. 투자기간 총 64명의 고용효과도 발생했다.
회수 규모 면에서는 '아주 아그리젠토(AJU-Agrigento) 1호 투자조합'이 가장 우수했다. 아주IB투자는 이 조합을 통해 한우농장, 국화농장, 종자 연구개발(R&D) 업체 등 다양한 농업기업에 자금을 지원했다. 주요 투자처는 흥국에프엔비, 아미코젠, 지디 등이다. 특히 비목적으로 3개 기업에 58억원을 투자해 172억원을 회수하는 성과를 이뤘다. IRR은 31.49%에 달한다.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한 '솔리더스글로벌농식품바이오투자펀드'는 IRR 17%를 기록했다.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는 알테오젠, 바이오리더스, 노바렉스 등이다. 2013년 이 조합으로 알테오젠에 20억원을 투자해 10배에 가까운 수익을 냈다. 투자원금 20억원은 멀티플 기준 9.7배인 194억원으로 회수됐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농림축산투자조합'은 IRR 19.98%를 기록했다. 산과들에, 밥스누, 케이미트 등 농식품 관련 업체를 중심으로 총 12곳에 투자를 단행했다. 컴퍼니케이 투자기업의 연평균 매출은 21.1%씩 증가했다. 더불어 208명의 고용효과까지 발생했다. KDB캐피탈이 보유한 농식품펀드는 'KDBC식품산업투자조합 1호'는 1.3배의 멀티플을 냈다.
나우IB캐피탈은 '나우농식품투자펀드1호'를 멀티플 124%라는 견조한 수익률로 청산했다. 이 펀드를 통해 총 188억원을 투자해 233억원을 회수했다. 전통주인 잎새주, 매취순 등으로 유명한 보해양조에 투자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보해양조 투자금 회수 결과 IRR 35.16%를 달성했다.
◇'프레시지·마켓컬리' 우량 스타트업 발굴, 농업투자 고수익 성과
옛 현대증권(현 KB증권)과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손잡고 만든 '현대-동양 농식품 사모투자전문회사(Co-GP)'는 총 250억원을 투자해 327억원을 회수했다. 총 4개 농식품 업체에 투자했다. 주로 설립 후 7년이 지난 후기기업에 집중했다.
농금원은 각 자조합의 투자기업 매출액 연평균 증가율, 고용 연평균 증가율, 고용인원 증감 등을 토대로 종합성과 등급(50점 만점)을 매겼다. 아주 아그리젠토 1호 투자조합은 45점으로 선두를 달렸다. 특히 분배금액 기준 수익배수와 투자기업 일자리 증가 부분에서 만점을 받았다.
자조합들이 좋은 성적을 거둔 가운데 최근 들어선 농식품 관련 예비 유니콘 기업들에 관심이 모아진다. 농금원이 조성한 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아 성장세를 이어가는 유망기업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 간편식업체 '프레시지'와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 '마켓컬리'가 대표적이다. 이 밖에 세준에프엔비, 에이티바이오, 범우팜월드, 우듬지팜 등도 우수사례로 꼽힌다.
한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그동안 꾸준히 농식품펀드를 운용하며 유의미한 수익을 냈다”며 “농업분야에 투자하면 돈이 안 된다는 건 편견”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와 달리 농식품모태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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