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텍, 'CB 리픽싱 한도 조정' 지배력 안전판 확보 35억 BW 조기상환 후 30억 재투입, 미상환 물량 전환 대비
김형락 기자공개 2020-07-15 08:33:48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3일 07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스템 반도체 테스트 업체 '아이텍'이 전환사채(CB)로 지배력 안전판을 확보했다. 최대주주인 포틀랜드아시아가 액면가까지 전환가를 조정할 수 있는 CB 발행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주식 전환 물량을 늘릴 수 있어 추후 최대주주의 지배력을 확대하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13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아이텍은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115억원 규모의 2회 CB 발행을 결정했다. 발행 대상은 아이텍 최대주주 포틀랜드아시아(30억원)와 투자자 우미선(15억원), 카르니아 투자조합(70억원)이다. 납입일은 오는 15일까지다. 아이텍은 조달한 자금을 장비 임차료, 자재 구매, 인건비 등으로 사용한다.
주목할 점은 2회 CB에 산입된 특별한 리픽싱(전환가 하향 조정) 조항이다. 아이텍의 주가 움직임에 따라 전환권행사 가격을 액면가(500원)까지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최대주주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조건이다.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주식 전환 물량을 확대해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CB 리픽싱 한도는 최초 전환가액의 70% 수준이다. 아이텍도 정관에 리픽싱 최저한도를 최초 전환가액의 70% 미만으로 설정한 CB를 발행하려면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도록 명시하고 있다. 다만 구조조정·경영 정상화를 위해 차입금 상환, 운영자금 등을 조달하는 경우 사채 발행 총액 400억원 이내에서 리픽싱 최저한도를 액면가까지 할 수 있도록 예외를 뒀다.
이번 리픽싱 한도 조정은 이 같은 예외조항을 활용한 것이다. 리픽싱 예외조항은 2019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 안건이 통과되면서 추가됐다.
당시 포틀랜드아시아 출신들이 아이텍 재무 라인을 잡고 있었다. 최현식 포틀랜드아시아 감사는 아이텍 감사를, 이장혁 포틀랜드아시아 대표는 아이텍 재무 담당 전무를 각각 겸직했다. 지난해 9월 포틀랜드아시아는 장외에서 아이텍 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사들이며 지분보유 목적을 경영참가로 바꿔 공시했다. 포틀랜드아시아를 대상으로 추가 CB 발행을 염두에 두고 예외조항을 열어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아이텍 지배구조 정점에는 최현식 포틀랜드아시아 대표(아이텍 경영지원담당 이사 겸직)가 있다. 최 대표는 기존 35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까지 조기상환하고, 이번 CB 인수를 결정했다. 신주인수권 행사시 아이텍 보통주 51만948주(행사가액 6850원 기준) 확보할 수 있는 BW였다.
대신 포틀랜드아시아를 통해 주식 전환 조건이 더 좋은 CB 발행에 참여했다. 30억원 규모 2회 CB는 주식 전환시 아이텍 보통주 49만4315주(전환가 6069원 기준)를 손에 쥘 수 있다. 리픽싱 여부에 따라 전환할 수 있는 물량은 더 늘어날 수 있다.
포틀랜드아시아는 최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다. 2016년 설립 이후 경영 컨설팅을 주요사업으로 하고 있다. 자산은 143억원 규모이다. 부채총계는 87억원, 자기자본은 55억원 수준이다.

2회 CB는 최 대표의 아이텍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텍은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 내포한 CB, BW를 발행해둔 상태다. 지난 3월 신기술하이테크사모제1호투자조합은 주식 전환시 현재 최대주주(보통주 156만9766주)보다 많은 물량(보통주 272만2842주)의 아이텍 CB, BW 보유하고 있다. 단순투자라고 보유목적을 밝혔지만, 언제든 경영권에 도전할 수 있는 지분이다.
현재 신기술하이테크사모제1호투자조합이 실제 보유한 물량은 공시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텍 관계자는 "회사가 만기전 취득해 보유 중이던 CB, BW를 신기술하이테크사모제1호투자조합에 재매각하려 했는데 자금이 들어오지 않아 계약을 해지했다"며 "상대방에게 계약 해지 사실을 공시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안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회사가 미상환 CB, BW 물량을 절반 정도 가지고 있다"며 "CB, BW를 소각할지 재매각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CB를 활용해 아이텍 경영권을 확보했다. 포틀랜드아시아는 2019년 9월 1회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아이텍 최대주주에 올랐다. 2018년 8월 아이텍이 480억원 규모로 발행하는 1회 CB 중 50억원 가량을 인수한 뒤 장외에서 유통 CB, BW를 꾸준히 사들였다. 1회 CB 발행에 참여하는 동시에 최 대표는 아이텍 감사로 합류했다.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영학과를 마친 최 이사는 옛 필링크(현 젬백스링크) 부회장을 지낸 인물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청약증거금 2조 몰린 쎄크, 공모청약 흥행 '28일 상장'
- [영상/Red&Blue]겹경사 대한항공, 아쉬운 주가
- [i-point]모아라이프플러스, 충북대학교와 공동연구 협약 체결
- [i-point]폴라리스오피스, KT클라우드 ‘AI Foundry' 파트너로 참여
- [i-point]고영, 용인시와 지연역계 진로교육 업무협약
- [i-point]DS단석, 1분기 매출·영업이익 동반 성장
- [피스피스스튜디오 IPO]안정적 지배구조, 공모 부담요소 줄였다
- 한국은행, 관세 전쟁에 손발 묶였다…5월에 쏠리는 눈
- [보험사 CSM 점검]현대해상, 가정 변경 충격 속 뚜렷한 신계약 '질적 성과'
- [8대 카드사 지각변동]신한카드, 굳건한 비카드 강자…롯데·BC 성장세 주목
김형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Board Change]현대백화점그룹, 사추위·보상위서 사내이사 제외
- [그레이존 이사회 점검]세방전지, 기타비상무이사 출석률 높일까
- [주총 안건 리뷰]우양, 오너가 이사 선임 부결 이유는
- [주총 안건 리뷰]크리스에프앤씨, 세무 전문가 셋으로 늘리지 못해
- [밸류업 성과 평가]주주 행동 나선 기업들 '중위권' 포진
- [이슈 & 보드]한화에어로, 이사진이 요구한 공모 유증 규모 축소
- [주총 안건 리뷰]케이프, 2대주주가 정관 개정 요구하는 이유
- [주총 안건 리뷰]율촌화학, 감사위원회 공석 채울 방안은
- [주총 안건 리뷰]태광산업, 사추위 추천 후보 1명 부결된 이유는
- [2025 대한민국 사외이사 인식 조사]많은 보상 바라지 않아…소득은 본업에서 창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