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O 워치]“운영리스크 체계화, 개념·범위 정립부터 할 것”서남종 KB금융지주 리스크관리총괄, 관리체계 은행 이식 만전
진현우 기자공개 2020-07-21 07:49:59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0일 15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통상 리스크관리하면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신용리스크다. 위험가중자산 대부분을 차지하다보니 자연스레 우선순위로 인식됐다. 다만 최근 금융권 사고는 조직·업무·인력 등에서 비롯된 운영리스크와 관련 있다. 운영리스크 관리체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KB금융은 현재 바젤Ⅲ 운영리스크 개편안에 발맞춰 ‘운영표준방법’ 산출 체계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동시에 그룹 리스크관리 총괄자인 서남종 부사장(사진)은 내부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운영리스크 개념과 범위를 정립하는 작업에 무던한 애를 쏟고 있다.
KB금융지주는 현재 기초지표법을 활용해 운영리스크 위험가중자산(RWA)을 산출한다. 기초지표법은 은행·증권·카드 등 계열사들이 최근 3년간 일궈낸 평균 총이익의 15%를 운영리스크로 계산한다. 자회사들의 운영리스크를 합산한 금액이 곧 KB금융지주의 운영리스크다.
현재 대부분 금융지주사들은 운영리스크를 산출할 때 금융감독원에서 제시한 기초지표법을 일괄 적용하고 있다. 운영리스크 범위를 확정짓는 작업부터 어떤 지표를 어떤 메커니즘으로 계산해야 할지에 대한 정확한 기준 마련이 어려워 감독당국에서 정해준 기준을 따르는 것이다.
신용리스크는 아무래도 대출계좌가 많고 데이터들이 계속 누적되며 통계적인 면에서 유의미가 보장되는 경향성이 짙다. 다만 운영리스크는 금융관련 사건·사고가 많지 않을뿐더러, 통계적인 값을 산출한다 하더라도 의미가 있느냐 여부는 아직 업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또 외부 손실 데이터를 가져오다 하더라도 타 은행과 영업환경이 다른 점을 고려할 때는 당행 RWA 계산에 쉽게 사용할 수 없는 어려움도 있다.
서 부사장이 올해 초 은행에서 지주로 적을 옮긴 뒤 가장 고심하고 있는 대목이다. 그는 “국민은행 리스크전략그룹 부행장으로 있던 지난해에도 운영리스크 RWA에 평판과 전략리스크 등을 실험적으로 적용하며 고민을 거듭했다”며 “일례로 언론을 통해 부정적인 소식이 전해졌을 때, 이 지표가 과연 자본 할당량을 결정하는 RWA 산출지표로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논의를 계속했다”고 설명했다.
지주 차원에서 운영리스크 정의를 새롭게 수립하고 산출 요인을 마련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모아진다. 서 부사장은 건전한 운영리스크 관리 원칙을 구축하기 위해 계열사 손실데이터를 수집하고 리스크통제자가진단(RCSA)과 핵심리스크지표(KRI) 정교화도 이뤄나가겠다는 생각이다.
또 보다 체계적인 운영리스크를 갖추고자 자기자본(Pillar1) 외에도 내부자본(Pillar2) 산출 시 주요 리스크(신용·시장·운영·금리·보험) 외 △신용편중 △유동성 △전략 △평판 등을 산출 지표로 활용해 나갈 방침이다. 또 각 계열사별 내부자본 활용 현황을 월별로 모니터링하며 계속해서 리스크관리에 만전을 기할 생각이다.
운영리스크 재정의와 함께 은행의 잘 짜여진 리스크 체계와 문화를 다른 계열사에도 조금씩 공유하는 작업을 임기 내 진행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물론 사업 부문별로 자산 구성 내역이 다르지만 전체적인 방향성에서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구축돼 온 은행의 리스크관리 체계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게 서 부사장의 생각이다.
서 부사장은 지난해까지 국민은행에서 리스크전략그룹 부행장직을 맡았다. 그 전에는 자금·재무부에서 팀원과 팀장, 부장을 거칠 정도로 재무 쪽 업무경험이 많다. 올해부터는 KB금융지주로 적을 옮겨 은행·증권·카드 등 그룹 계열사 리스크를 책임지는 중책을 맡게 됐다. 현재 KB금융지주는 대손비용(크레딧코스트)을 역대 최저 수준에서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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