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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운용 '삼성동 아파트 투자 펀드' 논란 따져보니 펀드투자자 개인 아닌 기관…"리모델링 거쳐 신규 주택 공급 일조"

이효범 기자공개 2020-07-23 08:03:31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2일 14: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강남 아파트 한 동을 통째로 매입하는 사모펀드를 설정하면서 논란이 생기고 있다. 이번 논란은 해당펀드의 투자 목적을 고려하지 않은 세간의 오해에서 비롯된 해프닝이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규제 회피를 위해 조성된 펀드라기 보다는, 노후화된 아파트를 리모델링해 차익을 노리는 펀드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지스자산운용 아파트 투자 펀드의 가장 큰 논란은 실제 투자자가 누구냐로부터 시작됐다. 큰손 개인투자자들이 정부규제를 피하기 위해 사모펀드 비이클을 활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법인에 물리는 세금이 일반 개인에 비해 싸다는 점을 노렸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오해와 달리 강남 아파트를 매입한 펀드 수익자는 개인들이 아닌 기관투자가다. 구체적으로 기관투자가의 정체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다주택자인 큰손 개인들이 부동산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된 펀드라는 전제는 틀렸다.

이지스자산운용 설정한 사모펀드가 정부의 부동산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는 것도 아니다. 해당 펀드는 강남 아파트 46가구를 통째로 매입했기 때문에 임대사업 법인과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는다. 정부가 7·10부동산 대책에서 일반법인에 대한 종부세와 취득세 등 법인사업자의 세금 부담을 대폭 강화하기로 한 가운데 이지스운용의 펀드도 이같은 규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펀드 투자 역시 일반법인과 동일한 세제를 적용받는다는 점에서 일각에서 제기했던 ‘투자 규제 회피 목적의 사모펀드’라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이같은 논란이 불거진 요인 중 하나는 그동안 사모펀드가 강남 아파트에 투자한 사례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정부가 강남 아파트 가격 상승을 잡기 위해 잇따라 규제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사모펀드가 강남 아파트 한 동을 통째로 매입한 사실은 세간의 이목을 끌 수밖에 없다.

부동산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사모펀드가 강남 아파트에 투자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될 게 없다"며 "다만 최근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강남 아파트 한 동을 통째로 인수했다는 점이 국민 정서를 자극하면서 이같은 논란이 불거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자산운용사들이 아파트 투자에 관심이 없었던 건 아니다. 이지스자산운용을 비롯해 다수의 부동산 운용사들은 장기적으로 국내 주택을 투자자산으로 편입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오피스 빌딩보다 주택시장이 더 큰 투자처다.

실제로 사모펀드를 통해 거주용 부동산 개발을 추진하는 운용사들도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업성이 떨어진 호텔 등을 임대주택 등으로 리모델링해 부동산 자산으로서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구상하기도 한다. 이지스자산운용 역시 최근에는 노후화된 오피스, 호텔, 주거시설 등을 리모델링하는 투자전략으로 하는 상품공급에 주력하고 있다.

또 다른 부동산 운용사 관계자는 "이지스자산운용이 조성한 펀드 투자의 기본 콘셉트는 노후화된 임대주택을 리모델링해 가치를 높이는데 있다"며 "그동안 이같은 투자가 드물었던 건 아파트 한 동이 통째로 매물로 나오는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대로 얘기하면 이같은 매물이 드물다는 점에서 사모펀드가 다주택자의 규제 회피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지스자산운용도 사모펀드로 매입한 강남 아파트를 리모델링해 분양을 실시할 계획이다. 단순히 강남 아파트 가격 상승을 노리고 수십채의 아파트를 매입하는 투기와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특히 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점을 고려해 리모델링을 실시하는 동시에, 이 과정에서 아파트 1채당 공급면적을 줄여 가구수를 늘리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부족한 주택 공급에 기여하는 측면도 있다는 뜻이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서울 내에서 신규 공급할 주택 부지가 없는 가운데, 기관투자가들이 투자하는 부동산펀드로 노후화된 건물들을 리모델링해 신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시장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거주 매력도가 낮은 '나홀로 아파트'를 양질의 주거시설을 탈바꿈시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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