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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의 스마트한 '저유가 활용법' 1분기 만에 흑자전환, 초중질유 확대 등 리스크 관리 주목

구태우 기자공개 2020-07-31 10:18:13

이 기사는 2020년 07월 30일 1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오일뱅크가 코로나19에도 끄덕없는 저력을 선보였다. 에쓰오일과 SK이노베이션 등은 영업손실을 낸 반면 현대오일뱅크는 1분기 만에 적자에서 벗어났다. 초중질유 원유 투입 비율을 대폭 확대한 게 흑자 전환의 '열쇠'였다.

현대오일뱅크는 정유 분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8000억원을 순차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대규모 설비 투자로 불황 때 빛을 볼 수 있었다는 평이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분기 매출액 2조5517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5조3196억원)보다 2조7679억원(52%) 줄어든 실적을 기록했다. 전기(4조4166억원)보다는 1조8649억원(42%) 감소했다. 석유화학 수요가 크게 줄면서 매출액이 급감했다.


매출 급감에도 불구하고 국내 정유사 중 유일하게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132억원으로, 전기(5632억원)보다 5764억원 증가했다.

수익성을 이끈 건 중남미산 초중질유였다. 마진이 높은 초중질유 원유 비중을 32.9%까지 확대하면서 수익성을 개선했다. 동종사는 초중질유 원유 처리 비중이 6%대 수준이다.

초중질유 원유는 비전통석유의 종류로 샌드오일과 비튜멘(Bitumen) 등과 같이 점성이 매우 높고 금속 및 아스팔텐 함유량이 무거운 원유다. 중장기적으로 원유가 고갈되면서 초중질유가 원유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초중질유 원유는 기존 원유 대비 품질이 낮아 정제하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채산성 측면에서는 초중질유가, 환경측면에서는 GTL(Gas To Liquid)가 우수하다. 공급 안정성 측면에서는 오일샌드가 유망하다. 이들은 원유보다 매장량이 4.8배 많다.

현대오일뱅크는 국내 정유사보다 초중질유 원유 활용도가 높다. 초중질유 원유를 활용하려면 아스팔텐 성분을 획기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고도화 공정이 필요하다. 현대오일뱅크는 2017년부터 8000억원을 투입해 정유공정의 효율화를 추진했다. 이중 2400억원을 투입해 SDA(Solvent De-Asphaltin) 공정을 2018년 준공했다.

이 설비는 잔사유에서 아스팔텐 성분을 제거하는 공정이다. 아스팔텐 성분을 제거하지 않고 투입하면 경질유로 전환되지 않고 숯덩이로 변해 경질유 생산수율을 감소시킨다. 현대오일뱅크는 SDA 공정을 보유하고 있어 초중질유 내 아스팔텐을 제거할 수 있다.

초중질유 원유는 중동산 원유보다 고유황 중질유 성분이 많아 저렴한 가격에 거래된다. 이 때문에 정제 마진이 배럴당 마이너스(-) 1.4 달러 수준으로 악화된 시기 수익성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연말까지 초중질유 원유 사용비중을 37.5%까지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는 정유사에 사상 최대 '실적 한파'를 몰고 왔는데, 현대오일뱅크의 체감도는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오히려 예상보다 빨리 흑자로 전환하면서 위기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비전통 석유 활용의 경제성이 높아지면서 관련 투자도 이어진다. 하반기 초중질유 원유 처리능력을 2만 배럴 확대하고 탈황설비(RDS) 증설을 완료한다. 2017년부터 대규모 투자가 이어진 결과 현대오일뱅크의 재무건전성은 소폭 악화됐다.

연결 기준 부채비율과 순차입금 비율은 각각 169.5%(1분기 147.7%), 82.2%(1분기 83.3%)였다. 순차입금은 4조1484억원을 기록했다. 유동비율은 90.0%로 100%대 미만으로 하락했다. 통상 유동비유이 100% 미만일 경우 유동성이 부족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본다. 연내 상환할 단기차입금은 약 9000억원이다. 재무건전성 개선의 필요성도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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