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 리포트]현대오일뱅크, '수익구조 다변화' 성공할까영업이익률 추락 '고민' …코람코에너지플러스 '배당수익' 기대감
박상희 기자공개 2020-06-22 15:56:15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9일 14: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 모빌리티 혁신이 한창인 가운데 시장은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제한하고 친환경 자동차, 자율주행 자동차를 육성하는 쪽으로 대전환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캐시카우'로 불렸던 정유업도 사실상 사양산업에 접어들었다.개별 매출 기준 정유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대오일뱅크는 '역발상'으로 주유소를 늘리는 의사결정을 했다. SK네트웍스의 직영주유소 300여개를 인수해 경쟁업체인 GS칼텍스를 제치고, 업계 2위로 발돋움했다. 사양산업이라는 정유업을 강화한 현대오일뱅크가 그리는 큰 그림은 무엇일까.
◇점유율 확대 '고심'…SK네트웍스 주유소 인수로 20년만에 업계 2위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 정유시장에서 메이저 정유 4사의 내수점유율은 98%에 달할 정도로 과점형태를 유지해왔다. 업체 별로 이익 규모에 차이만 있을뿐이지, 생존 경쟁 걱정 없이 수십년 간 안정적적인 사업 구도를 유지해왔다.
국내 정유시장은 제품의 동질성이 높고 품질에 차별성이 없어 판매가격, 판매전략 등에서 차별성을 갖기 어렵다. 때문에 정유회사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정제시설 및 주유소 보유 규모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주유소 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던 현대오일뱅크는 국내시장 점유율 또한 3위를 유지해왔다.
현대오일뱅크의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은 알뜰주유소 입찰에서 뚜렷하게 관측된다. 알뜰주유소는 기존 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해야 한다는 취지로 인해 마진이 크지 않다. 다만 알뜰주유소 공급물량이 전체 시장의 10%에 육박하기 때문에 알뜰주유소의 공급권 확보 및 입찰 결과는 국내 정유 과점 업체간의 점유율 경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현대오일뱅크는 2015년 알뜰주유소 1부 및 2부 시장에서 공급자로 선정됐다. 2017년엔 1부시장 중부권 공급자로 재차 선정됐다. 최근 입찰은 실패했다. 2019년 9월부터 2021년 8월 31일까지 1부시장 공급대상자로 재선정되지 못했다.
현대오일뱅크는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를 인수하면서 점유율을 끌어올릴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달 1일부터 SK네트웍스 주유소 300여 개의 운영권을 인수해 영업을 시작했다. 현대오일뱅크는 1999년 한화에너지플라자 주유소 1100여 개의 운영권을 인수해 업계 3위로 올라선지 20여 년 만에 GS칼텍스를 제치고 업계 2위로 도약했다.
◇영업이익률 추락 기조 속 리츠 배당 수익 '단비' 될까
현대오일뱅크가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를 인수한 것은 단순히 주유소 개수 확대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겠다는 포석이 깔려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코람코자산신탁과 컨소시엄을 맺어 입찰에 참여했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는 인수 대상 주유소 중 일부(약 190곳)에서 나오는 수익을 바탕으로 한 소액 부동산 투자 회사인 리츠(REITs) 사업을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 해당 주유소 자체에서 발생하는 임대 수입 뿐 아니라 주유소 내 입점한 상업시설에서 발생하는 임대료 수입 또한 주요 배당수입원으로 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의 이익률은 최근 몇년 새 계속 하락하고 있다. 2016년 7.3%를 기록했던 영업이익률은 2017년 6.9%, 2018년 3.1%로 하락한데 이어 지난해는 0.6%포인트(p) 더 감소한 2.5%를 기록했다.
본업인 정유업의 마진을 가늠할 수 있는 별도 기준 영업이익률은 더욱 낮다. 2016년 7.1%였던 영업이익률은 2017년 6.1%, 2018년 3.1%로 하락했다. 지난해는 1.7%를 기록했다.
지분법손익 등을 감안한 당기순이익률(연결 기준)도 하락세다. 2016년 6%를 기록했던 이익률은 2017년 5.7%, 2018년 1.9%로 하락했다. 지난해는 1.5%를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조인트벤처를 통해 현대쉘베이스오일(윤활기유), 현대케미칼(석유제품, MX), 현대코스모(PX, 벤젠), 현대오씨아이(카본블랙) 등을 계열사, 관계사로 두고 있다.
SK네트웍스 주유소 인수는 임대료 수입과 배당수입원 등을 통해 수익 구조를 다각화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SK네트웍스 주유소 인수금액은 총 1조3321억원 규모다. 코람코자산신탁이 3001억원, 코람코에너지플러스가 9652억원, 현대오일뱅크가 668억원을 부담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이 운용할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는 IPO(기업공개)를 추진 중이다. 8월 중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리츠는 코람코자산신탁이 소매판매사업 관련 부동산을 매입하고 주유소 영업은 현대오일뱅크가 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양측 임대차 계약에 따르면 연간 임대료는 370억원 선이다. 책임임차 기간은 10년으로 5년 후 한 차례 임대료를 높이기로 했다. 상승률은 1.5% 선이다. 임대보증금은 30개월치 임대료에 해당하는 924억원이다.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는 주유소 자체에서 발생하는 임대 수입 뿐 아니라 주유소 내 입점한 상업시설에서 발생하는 임대료 수입 또한 주요 배당수입원으로 할 예정이다. 리츠에 포함되지 않은 주유소가 대상이다.
현대오일뱅크는 해당 리츠를 통해 배당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예상배당수익률은 6% 초중반대로 예상된다. 현대오일뱅크의 별도기준 배당금수익은 2018년 240억원, 2019년 816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배당이 본격화되면 배당금수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가 아직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라면서 "상장 이후 해당 리츠에 대한 지분율 만큼 배당 수익을 수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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