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CE부문으로 컴백 2017년 말 전사조직으로 독립, AI접목시킨 영상진단기기 개발 속도
김은 기자공개 2020-08-05 07:45:55
이 기사는 2020년 08월 04일 14: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가 2년여만에 다시 소비자가전(CE)부문 산하 조직으로 편입됐다. 삼성전자는 2017년 말 의료기기사업부를 CE부문에서 전사 조직으로 독립시켰다.삼성전자가 최근 몇년 간 의료기기사업 몸집을 줄이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결정을 내리자 내부에서는 의료기기사업부의 입지가 점점 축소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담당 사업부장도 사장급에서 부사장급으로 내려왔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별도 조직으로 독립시켰던 의료기기사업부를 소비자가전(CE) 산하 조직으로 재편했다.
삼성전자 내부에선 의료기기사업이 지속적으로 축소되면서 이같은 조치를 내린 것 아니냐는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장은 전동수 사장에서 김용관 부사장으로 교체됐다. 김 부사장은 미래전략실 출신으로 2017년 의료기기사업부에 합류한지 약 3년 만에 사업부 수장으로 올라섰다. 그는 전 사장이 겸직하고 있던 삼성메디슨 대표이사 자리도 넘겨받았다. 전 사장은 고문으로 물러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별도 전사조직으로 운영하던 의료기기사업부를 올해 CE 산하로 재편입한 것은 기존 회사가 강점이있는 AI 기술 등의 분야를 접목시키며 차별화한 영상진단기기 개발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라며 "소속부가 변경되어도 기존과 같이 삼성메디슨과의 연구개발 등의 협력은 지속해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영상의학분야에서는 최근 AI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중증폐질환 등 컴퓨터단층촬영(CT) 같은 정밀 영상을 통해 정확히 알아내기 어려운 질병을, AI진단시 정확히 분석이 가능해 오진율을 낮추고 생존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GE, 필립스, 지멘스 등도 AI 기술을 MRI, CT 등에 적용해 차별화한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이같은 의료 환경을 감안해 AI 기반 영상진단기기 기술 개발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미 생활가전 분야에서 맞춤형 인공지능 서비스를 선보이며 연구개발이 활발한만큼 이를 통해 시너지를 더욱 확대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의 의료기기 사업은 삼성전자 내부 의료기기사업부와 삼성메디슨 두 곳으로 양분돼있다. 의료기기 사업부는 영상진단기, 삼성메디슨은 초음파 진단기기 등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기기사업은 2010년 삼성이 5대 신수종사업으로 선정됐다. 후발주자로 시장에 뛰어든만큼 유망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들을 인수합병(M&A)하며 사업에 속도를 냈다. 그러나 의료기기사업은 당초 계획처럼 성장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야심차게 인수했던 의료기기 업체들을 매각하기 시작했다. 2015년 치과용 엑스레이장비 전문제조업체 '레이'를, 2018년에는 미국 인체용 체외진단기 업체 '넥서스' 등을 매각했다. 레이의 경우 실적 부진 장기화에 자본잠식에 빠질 정도로 재무 부실이 확대됐던 탓에 내린 결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남아있는 삼성전자의 의료기기 자회사는 2013년 인수한 뉴로로지카(NeuroLogica Corp.)뿐이다.
여기에 2018년 발표된 삼성전자 4대 성장 사업에서 과거 신수종사업으로 꼽혔던 의료기기 사업이 빠지면서 업계에서는 사업 철수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의 실적은 올해부터 CE 부문에 포함돼 발표되면서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는다. 다만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기기사업에서 몸집을 줄인 삼성전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실다지기에 힘을 싣고 있다. 체외진단기 등 다양한 의료기기 분야 가운데 엑스레이나 MRI, CT 등의 영상진단기기에만 특화해 사업 육성 및 경쟁력을 키워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삼성메디슨이 판교 사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함께 연구개발 및 마케팅 등의 시너지도 강화해나가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의료기기사업부와 삼성메디슨과의 통합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의료기기사업부는 CT 등 영상진단기기를 위주로, 삼성메디슨은 초음파 진단기기를 위주로 사업 영역이 다른 데다 각자의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기에 불가피할 것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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