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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진에어 상장 이후 첫 자본확충…김현석 전무, 실력 증명 무대?1092억원 유증 자구책, 산업은행 추가 지원으로 이어질까

유수진 기자공개 2020-08-12 14:28:35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0일 16: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 계열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가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2017년 12월 기업공개(IPO) 이후 처음 추진하는 자본확충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여객수요 회복 시점이 불투명해지자 유상증자를 통해 운영자금 조달에 나서겠단 계획이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는 산업은행의 지원을 받기 위한 자구안 성격도 띤다. 반드시 성공해 자구노력 의지를 보여야 추가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의미다. 한진그룹 내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굵직한 경력을 쌓아온 김현석 인사재무본부장(전무)이 실력발휘를 할지 주목된다.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한진칼 참여로 한시름 덜어

진에어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109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LCC 중 제주항공과 에어부산, 티웨이항공에 이어 네 번째 자본확충 추진이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주당 7280원에 신주 1500만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유상증자가 계획대로 마무리되면 진에어의 발행주식총수는 기존 3000만주에서 4500만주로 늘어나게 된다.

문제는 시장 분위기다. 곳간이 빈 LCC들이 줄지어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태다. 먼저 유상증자에 나섰던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이 청약 미달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진에어의 흥행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김 전무로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LCC 중 가장 먼저 유상증자에 나섰던 제주항공은 주가하락의 여파로 모집 규모를 기존 계획(1700억원)보다 11% 줄어든 1506억원으로 축소했다. 그마저도 2대주주인 제주도가 배정분(90억원)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4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하는 등 주주들의 참여도 신통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티웨이항공은 최대주주인 티웨이홀딩스의 청약 참여율 저조로 유상증자 자체가 무산됐다.

그나마 진에어는 든든한 최대주주가 일찌감치 유상증자 참여를 결정하며 한시름 놓았다. 한진칼은 7일 이사회를 열고 536억원을 투입해 진에어 신주 736만9009주를 취득하기로 결의했다. 지분에 따른 배정물량 720만주(524억원)를 뛰어넘는 양이다. 일반공모 흥행에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실권주까지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우리사주조합에 20%를 우선배정하기 때문에 유증 완료 후 한진칼의 지분율은 기존 60%에서 56.38%로 줄어들게 된다.


그동안 진에어는 국내 LCC 중 상대적으로 재무 리스크가 적은 항공사로 분류돼 왔다. 대한항공이란 든든한 뒷배가 있어 항공기 정비나 리스 등에 대한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진에어마저 유상증자에 뛰어들었다. 올 2분기 국제선 노선에 항공기를 거의 띄우지 못하는 등 코로나19 여파가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있어서다.

◇자구안 마련 불가피…김 전무 부임 후 '첫' 재무 이벤트

특히 LCC들은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라도 자본확충 등에 팔을 걷어붙여야 하는 상황이다. 산업은행은 최근 LCC에 대한 추가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각사의 자체적인 노력을 강조했다.

최대현 부행장은 3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LCC에 대해 여러 우려가 있다. 산업자체가 단기간에 회복되기엔 많은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며 "추가 지원과 더불어 각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노력이 필요하지 않나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에 손만 벌릴 게 아니라 적극 유동성 확보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 달라는 의미다.


이에 따라 이번 유상증자는 김 전무가 CFO로서 실력을 뽐낼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그는 한진해운과 한국공항 CFO를 잇따라 역임하고 대한항공에서 오랫동안 재무 업무를 담당한 그룹 내 알아주는 '재무통(通)'이다. 작년 말 한진그룹 임원인사에서 기존 CFO였던 오문권 상무가 대한항공 재무본부장(전무)으로 승진이동하며 진에어로 적을 옮겼다.

하지만 당시는 진에어가 국토부의 제재를 받고 있던 때로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기 보단 조용히 해제 이후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였다. 이후 코로나19가 확산세를 보이며 재무기조에 별다른 변화를 주지 않았다. 특별한 재무적 이벤트도 없었다.

진에어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대비하는 동시에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개발해 나가기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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