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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섹터 폐기물 투자]커지는 시장 규모…높은 진입장벽에 '귀하신 몸'②처리과정, 법으로 엄격 관리…신규 허가도 어려워

최익환 기자공개 2020-08-20 10:08:15

[편집자주]

폐기물처리업체들에 대한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와 전략적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과거 중소형 운용사들을 중심으로 소규모 딜이 간간히 보였지만 최근들어 대형 블라인드펀드와 중견기업까지 가세,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더벨은 최근 핫섹터로 떠오르고 있는 폐기물산업의 특징과 투자 자산으로서의 가치, 벨류업과 엑시트 전략 등을 총 다섯 편에 걸쳐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9일 10: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8년 기준 국내에서 하루에 나오는 폐기물의 양은 44만6102톤이다. 지난 2013년 일평균 40만톤이 채 되지 않았던 것에 비해 5년만에 10% 가량 폐기물 처리수요가 늘어났다.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한 소각장 역시 민간업체의 유지보수(O&M)를 받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시장 규모는 총 10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국내 폐기물처리업에 대한 투자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산업 자체의 운영방식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모습이다. 그동안은 환경업 투자를 지속해온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를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졌지만, 최근엔 대형 PEF 운용사는 물론 전략적투자자(SI)들도 관심을 갖는 분위기다.

다수의 관계자들은 공공영역과 민간영역으로 나뉘어있는 국내 폐기물처리시장의 특성을 우선적으로 이해해야한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국내 폐기물처리업에 대한 밸류업 복안을 짜기 위해서는 밸류체인(Value-Chain) 전체에 대한 관심 역시 필요하다는 분석도 동시에 나온다.

◇폐기물 형태 다양…‘수집→운반→소각→매립’ 순

현행 폐기물관리법은 폐기물을 '△쓰레기 △연소재(燃燒滓) △오니(汚泥) △폐유(廢油) △폐산(廢酸) △폐알칼리 및 동물의 사체(死體) 등으로서 사람의 생활이나 사업활동에 필요하지 아니하게 된 물질'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폐기물처리법은 폐기물의 종류에 대해서도 구분하고 있다. 우선 전체 폐기물을 공공영역인 생활폐기물과 민간영역인 사업장폐기물로 나눈 뒤, 다시 사업장폐기물을 △지정폐기물 △사업장 일반폐기물 △건설폐기물 등으로 세분화하고 있다. 법은 각각의 폐기물 종류에 따라 서로 다른 처리방법을 거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들 폐기물은 배출될 때부터 최종 처분될 때까지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우선 수집처가 되는 민간업체나 지방자치단체가 배출된 폐기물을 수거해 중간 집결지로 운반한다. 이렇게 집결지에 모인 폐기물은 △소각 △재활용선별 △매립 등을 거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수집운반업체가 배출처에서 폐기물을 수거하면 1차적인 매출이 발생한다. 수집운반업체가 폐기물처리비용을 배출처에서 수취하기 때문이다. 해당 폐기물들이 최종 처분처인 소각장과 매립장에서 스팀과 바이오가스 등을 생산하게 되면, 이를 판매해 2차 매출을 올릴 수도 있다.
국내 폐기물 분류체계도(출처=환경부)

◇소각, 폐기물 처리의 ‘핵심’…중요성 증대

폐기물관리법과 시행규칙에 따라 폐기물들은 각각 정해진 절차를 거쳐 처리되어야 한다. 다만 대부분의 폐기물은 몇 가지 규칙만 지키면 대부분 소각이 가능하다. 비가연성 폐기물이나 유해물질을 동반한 폐기물의 경우 직매립되거나 정제과정을 거쳐야하고, 감염성이 존재하는 의료폐기물의 경우 생활폐기물이나 사업장폐기물과 함께 소각할 수 없다.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와 지역주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소각을 하는 것은 처분의 용이성 때문이다. 좁은 국토면적과 매립장에 대한 신규 인허가가 제한적인 점을 고려하면 매립 부피를 줄이기 위한 소각은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만성적인 매립공급 부족사태로 인해 폐기물처리업체들이 보수적으로 매립지를 운영하고 있어 소각에 대한 중요성은 증대될 전망이다.

소각의 경우 운전방식에 따라 운영형태 역시 바뀌게 된다. 스토커(Stoker) 방식의 경우 액상폐기물을 소각하기 힘든 대신 열에너지를 회수하기 용이하다는 장점을 가진다. 반면 회전하는 원통에 폐기물을 넣고 가열하는 로터리-킬른(Rotary-Kiln) 방식의 경우 액상폐기물 등 대부분의 폐기물을 소각할 수 있는 대신 열에너지의 회수가 어렵다. 경우에 따라선 두 방식을 합친 소각로도 존재한다.

이에 열병합발전이나 스팀판매를 시도할 경우 스토커 방식이, 액상폐기물의 반입을 통해 소각마진을 높이려는 경우 로터리-킬른 방식이 사용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내에선 코엔텍이 두 가지 설비를 모두 도입한 사례가 있다.

폐기물 처리업체에 투자한 PEF 업계 관계자는 “매립용량 부족과 폐기물 처리수요 증가로 인해 향후 소각의 중요성은 더욱 증대될 것으로 보고있다”며 “소각을 통해 부피를 최대한 줄여 최종 처분인 매립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 폐기물처리업체 입장에서도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환경평가 등 높은 진입장벽…O&M 등으로 밸류체인 확대

업계는 국내 폐기물처리시장의 가장 큰 특징으로 높은 진입장벽을 꼽는다. 신흥국의 경우 폐기물 처리업을 영위하기 위한 조건이 까다롭지 않다. 다른 선진국의 경우도 환경기준만 지키면 신규 인허가가 가능한 곳도 있다. 그러나 국토 면적이 좁고 환경기준이 높은 국내에서는 사실상 폐기물처리업에 대한 신규 인허가는 하늘의 별따기나 마찬가지다.

현행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소각과 매립 등 폐기물처분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2년간의 환경영향평가와 시운전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 그러나 도시면적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환경적 영향에서 자유로운 부지를 찾기 어려워졌고, 무엇보다 주민의 민원에 민감한 지방자치단체장이 인허가권자라는 점에서 사실상 환경영향평가의 문턱을 넘는 것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지난 2007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신규로 인허가를 받은 소각시설은 단 15개에 불과했다. 환경영향평가가 불필요한 산업단지의 신규 지정 면적이 감소하면서 매립가능량은 수요를 약 100만톤 가량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높은 진입장벽과 이를 통한 안정적 운영은 M&A 시장에서 폐기물처리업체들이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게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폐기물처리업체들은 한발짝 나아가 관련 산업으로 밸류체인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실제 TSK코퍼레이션과 EMC홀딩스 등은 수처리업과 폐기물처리업을 동시에 운영하며, 폐수처리 슬러지 등을 소각으로 처리하고 고객 유치에 있어 다방면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시너지를 내고 있다.

향후 민간업체들이 공공영역 O&M 시장에 진출하는 사례가 더욱 많아질 경우에는 지자체의 △폐기물 수집·운반 △소각장 위탁운영 △정수장·종말처리장 운영 △매립지 관리 등으로 민간업체들의 밸류체인이 확대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폐기물처리업체 관계자는 “국내 폐기물업체들의 진입장벽이 상당한 편이다보니 자연스레 높은 허들 안에서 밸류업을 노리게 되었다”며 “다른 경쟁자들이 진출하기 힘든 유관업종 역시 몇몇 업체들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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