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8월 28일 07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류의 과학기술은 금을 만들고 싶다는 환상에서 발전했다. 가치가 없는 금속덩어리를 귀한 금으로 만들고 싶다는 욕망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연물질을 관찰하고 분석하게 만들었다. 합성물질, 전기 등 현대 사회의 토대가 된 기술은 대부분 이런 연금술에서 출발했다고 한다.최근 보험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는 공동재보험이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과거에 판매해둔 고금리 보험부채로 인해 역마진과 자본확충 압박을 겪고 있다. 공동재보험이 도입되면서 보험사들은 미래의 금리 변동에 따른 보험금 지급과 자본여력비율 하락 등의 리스크를 재보험사에 전가할 수 있다.
이 시장 진출을 준비중인 한 업계 관계자는 공동재보험을 연금술에 비유했다. 지금은 원수보험사에서 골칫덩이 취급을 받는 보험부채지만 잘만 가공한다면 반짝이는 다이아몬드와 같이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관건은 석탄을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주는 적정한 압력과 온도를 찾아내는 것이다.
침체에 빠진 보험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올 수 있을 거란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 같았던 자본확충 부담도 덜고 인수합병(M&A) 시장에 쏟아져나오는 보험사 매물의 몸값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재보험이 마법은 아니다. 서로 리스크와 이익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복잡한 계산이 필요하다. 예전부터 해왔던 제도라면 데이터가 많이 쌓여 원수보험사와 재보험사가 가격과 조건을 합의하기 수월하겠지만 공동재보험은 기존 사례가 없다보니 적정 가격에 대한 시장의 컨센서스가 형성돼있지 않다는 점도 계약 체결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그럼에도 아직 첫 사례조차 나오지 않은 이 제도에 시선이 쏠리는 건 성숙될 경우 어마어마한 규모로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보험업권의 전체 책임준비금이 600조원 이상이니 이중 10%만 출재해도 시장규모가 60조는 될 거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보수적으로 잡아 초기 시장을 10조원 규모 정도로 예상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도 어마어마한 숫자다. 10조원이 시장에 풀리면 출재받은 재보험사는 마진을, 이 돈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는 수수료를 얻고 필요한 곳에 투자돼 이윤이 확장될 수도 있다.
공동재보험이라는 새로운 제도가 보험업계에 전환점이 될지 헛된 환상으로 끝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업계에서는 신지급여력제도가 도입되는 2023년까지를 과도기로 보고 있다. 3년 후 공동재보험 시장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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