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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공동재보험 시대]한화생명, '국내 1호' 도입사 될까이원차스프레드 확대 추세, '금리 리스크' RBC비율도 하락

이은솔 기자공개 2020-08-10 08:00:37

[편집자주]

보험사들이 학수고대했던 공동재보험 시장이 금융위 제도 개편으로 마침내 열렸다. 국내외 재보험사들은 계약 선점을 위한 물밑작업을 하고 있고, 일부 보험사들은 아예 공동재보험사로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일부에선 만병통치약은 아니란 지적부터 자본확충 부담을 크게 줄여줄 것이라는 기대 등 상반된 해석이 나온다. 공동재보험 도입 방향성과 시장 움직임 전반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07일 08: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생명은 공동재보험의 필요가 가장 큰 회사로 꼽힌다. 이차역마진에서 발생하는 재투자 리스크와 RBC(Risk Based Capital)비율 하락 문제를 겪고 있고 공동재보험을 도입하면 이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한화생명이 국내에서 공동재보험을 시도하는 '1호' 원수보험사가 될 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이차역마진은 자산운용에 의한 실제수익률이 예정이율보다 낮은 경우 생기는 손실을 뜻한다. 보험사는 이차익, 사차익, 비차익을 3대 수익원으로 삼는다. 이론적으로는 투자수지가 예정이자보다 많아 이자율차익을 내야 한다.

그러나 저금리 기조로 인해 상대적 투자 옵션이 제한적인 보험사의 자산운용수익률은 감소하고 있다. 과거 판매한 보험상품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예정이율(고정금리)을 계약자에게 보장하기 때문에 이차역마진이 발생하게 된다.


올해 1분기말 기준 한화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계약부채의 평균 부담이율은 4.5%다. 반면 금리부자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은 3.2%다. 과거 판매한 고금리 확정 부채의 준비금은 물리적 조치 없이는 줄어들지 않는다. 한화생명은 변동금리형 상품 판매를 늘리는 방식으로 고금리 확정 부채 비중을 희석하고 있다. 실제로 부담이율은 2017년 말 4.8%에서 2019년 말 4.5%로 점차 낮아지고 있다.

문제는 부담이율과 운용이익률의 차이인 이원차스프레드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라는 점이다. 기준금리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하락하면서 부담이율 하락 폭보다 이자부자산의 하락 폭이 더 크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이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부담이율을 0.3%포인트 떨어트리는 동안 금리부자산 이자율은 0.5%포인트 하락했다. 보험업황이 악화되며 보장성 보험을 신규 판매를 늘리는 데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 갭 또한 커지고 있다. 한화생명이 3% 중반의 자산운용수익을 낼 수 있었던 건 일부 채권 매각 등이 전제됐기 때문이다. 금리 하락기에 가격이 오른 장기채권, 해외채권들을 매각하고 국내채권을 다시 매입하는 교체매매를 단행했다.

한화생명의 부채 듀레이션 증가 속도보다 자산 듀레이션의 증가 속도는 현저하게 느리다. 2019년 말 기준 부채 듀레이션은 10.59년인데 반해 자산 듀레이션은 8.37년에 불과하다.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 갭이 1.43년도까지 확대됐다.

늘어난 갭을 다시 줄이려면 장기 채권 보유량을 늘려야 하는데, 금리가 이미 인하된 이후에는 채권의 가격이 올라 과거와 같은 가격으로 장기채를 매입할 수 없다. 같은 조달비용을 들여 운용해도 이익률이 떨어지는 재투자 리스크가 발생하는 셈이다.


늘어나는 금리 위험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도 악화시킨다. 현행 지급여력제도인 RBC비율은 '리스크'에 초점을 두고 보험사의 자본여력을 평가하는 제도다. RBC비율을 산출하기 위해서는 지급여력기준상 신용, 시장, 금리 등 보유 리스크를 계산하고 이에 대한 보험사의 자본 버퍼를 산출한다.

한화생명의 경우 다른 생보사나 손보사에 비해 RBC비율상 보유 리스크에서 금리위험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한화생명의 전체 RBC 리스크 중 금리리스크는 44.2%로 비슷한 이차역마진 문제를 겪고 있는 삼성생명보다 비중이 높다. RBC비율은 지급여력금액을 지급여력기준금액으로 나눠 구한다. 지급여력기준금액에 포함되는 금리리스크가 커질수록 RBC비율이 하락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한화생명의 공동재보험 출재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금리 위험을 출재하게 되면 한화생명으로서는 이원차스프레드를 줄이는 동시에 RBC비율 제고도 기대할 수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5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고 보유채권의 회계상 계상법을 변경하는 등 하락하는 RBC비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쏟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화생명이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원인으로는 업황 악화, 운용수익 저하 등 다양한 요인이 꼽히지만 그중 가장 주요한 요인은 금리 리스크"라며 "금리 리스크 해결 여부가 한화생명 운영을 정상화하는 키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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