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S홀딩스, FMM 설비투자 연기 배경은? 당초 8월말 완료서 내년 3월말 연기, 입고지연·스펙변경 탓
조영갑 기자공개 2020-09-03 07:47:15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1일 0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PS홀딩스의 FMM(파인메탈마스크) 생산설비 투자가 지연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장비 입고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설비 구축 완료시점에 맞춰 FMM 양산 공급을 진행하려고 했던 회사의 일정 역시 다소 늦춰질 전망이다.1일 업계에 따르면 APS홀딩스는 올해 2월17일부터 8월31일까지 약 6개월간 진행하기로 했던 FMM 스틱(stick) 생산설비 투자의 종료시점을 내년 3월31일로 변경했다. APS홀딩스는 산업은행으로부터 차입을 통해 약 200억원의 재원을 마련, FMM 양산을 위한 생산설비 구축에 나섰다.
당초 APS홀딩스는 8월말 설비투자를 완료해 FMM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국내외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양산 물량을 공급한다는 계획이었다. 특히 중국 굴지의 디스플레이 제조업체인 '센젠 차이나 스타 옵토일렉트로닉스 테크놀로지(CSOT)'와 양산 공급을 전제로 테스트 및 스펙검증 등의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정대로 됐다면 양산경쟁에 돌입한 기업들 가운데 가장 먼저 FMM 양산 초도물량을 생산한 기업이 APS홀딩스가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설비 투자가 내년 3월말로 지연되면서 양산체제 구축 역시 내년 1분기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업계 안팎의 전언이다.
일각에서는 APS홀딩스가 채택한 생산방식인 ‘레이저 패터닝(Laser patterning)’에 대한 재검증 과정으로 인해 지연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레이저 패터닝은 산출한 얇은 마스크 기판에 레이저 장비를 통해 미세한 구멍을 수없이 뚫어 화소를 안착시키는 방식이다. 미세공정이기 때문에 고사양 FMM 생산까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제작 시간이 소요된다는 단점 역시 제기돼 왔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신제품은 고객사와 개발 논의를 통해 공정이나 컨셉, 제품의 사양(스펙)을 기술적으로 테스트한 후 마지막 단계에 설비 투자를 진행하는데 이 투자가 지연된다는 것은 기술 단계에서의 점검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APS홀딩스는 6월 박용범 순천대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과 손을 잡고 '6G급 또는 8G급 FMM 제조 기술 개발' 국책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박 교수는 전주도금 방식의 인바(invar)합금 제조의 전문가다.
전주도금은 전기고로에 철, 니켈 소재를 녹여 얇은 기판을 제작해 FMM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경쟁사인 필옵틱스 등이 개발하는 방식이다. 생산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게 강점이다. APS홀딩스의 레이저 패터닝 방식과는 결이 다르다. APS홀딩스가 전주도금 전문가와 손을 잡은 것을 놓고 업계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APS홀딩스는 기술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물류에 차질이 생기면서 해외로부터 신규 레이저 장비 부품 입고가 지연됐고, 장비의 스펙이 변경되면서 장비 제작기간이 길어졌다는 설명이다. 다만 당초 계획했던 FMM 양산공급 일정(올해 3분기)도 뒤로 미뤄졌다.
APS홀딩스 관계자는 "중국 고객사와 양산공급 시점을 조절하고 있으며, 설비투자 종료 시점을 내년 3월말로 잡은 것은 FMM 양산을 담당할 신규 레이저 설비의 마지막 입고를 기준으로 잡은 것"이라며 "기존 자회사(AP시스템)에서 이관한 레이저 장비는 (FMM 생산을 위해) 가동이 되는 상황이고, 여기에 더해 신규 장비가 속속 도입될 예정이기 때문에 생산능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저 장비 가격이 대당 40억원 규모라는 점에서 역산해 보면 약 4~5대가 양산 공급을 위해 추가로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1차 설비투자와 연동돼 있었던 2차 생산투자(phase2) 역시 내년 1분기 이후로 연기될 전망이다. APS홀딩스는 시설 투자를 위해 장기 차입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현재 차입금 한도는 420억원 수준으로, 기투자된 설비투자를 감안하면 2차 투자금은 자체 조달을 꾀해야 한다. 업계에선 전환사채(CB) 등의 메자닌 발행 가능성이 거론된다.
APS홀딩스 관계자는 "200억원 투자액은 시설(장비)대금 개념이고,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수 없다"면서 "내년 3월말 투자가 완료되면 차입금 한도 때문에 추가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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