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핵심 ㈜한화·한화솔루션, 변화 진행 중 김동관 부사장, 양사 전략부문장...경영·소유 승계 주요 이슈 관련
김성진 기자공개 2020-09-04 10:45:31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2일 14: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한화그룹 계열사 중 가장 큰 폭의 변화를 추진 중인 ㈜한화와 한화솔루션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두 회사 모두 김동관 부사장이 전략부문장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 부사장은 지난해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한화와 한화솔루션은 한화그룹 지배구조에 있어 핵심으로 꼽히는 회사들이다. ㈜한화는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회사로, 당장은 아니지만 사업적, 지배구조적 측면에서 최종 목적지인 회사다. 한화솔루션 역시 화학과 태양광 등 주력 사업을 영위한다는 점에서 중요하지만 최근에는 한화종합화학 기업공개(IPO) 추진과 관련해 재원마련 측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2인 대표이사 체제 전환?
㈜한화는 지난 1일 무역부문 사업 재편 계획을 밝혔다. 무역부문의 유화사업은 화약·방산부문으로, 기계사업은 기계부문으로 통합해 무역 대행업을 지속하는 사업 재편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앞서 ㈜한화는 무역부문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을 결정했다.
㈜한화 관계자는 무역부문 재편에 대해 "자체 사업의 효율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며 "이를 통해 손익을 개선함으로써 주주가치를 높이고 미래 가치를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무역부문 재편을 사업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결과적으로 경영체계의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재 ㈜한화는 3인 대표이사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금춘수 지원부문 대표이사, 옥경석 화약·방산·기계부문 대표이사, 이민석 무역부문 대표이사 등으로 구성돼 있다. 무역부문의 폐지는 사실상 무역부문 대표이사 자리가 없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경우 2인 대표이사 체제로의 돌입을 의미한다.
다만 ㈜한화는 아직 무역부문 대표 자리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화 관계자는 "무역부문은 외형적으로 없어지는 것이지만 이민석 대표이사의 거취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무역부문은 오랜 기간 ㈜한화의 사업에서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해왔다. 2000년부터 2019년까지 ㈜한화의 과거 사업보고서를 모두 들여다본 결과 20개 사업연도 동안 단 한 차례도 무역부문 대표이사 자리가 존재하지 않았던 적은 없었다.
방산·화약·기계 부문이 서로 찢어지고 다시 합치기를 반복하는 가운데서도 무역부문은 오랜 기간 독립적으로 자리를 지켜왔다. 이를 감안하면 ㈜한화 입장에서 무역부문 폐지는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의 경영체계의 변화는 김 부사장의 승계와도 긴밀하게 관련된 이슈다. 김 부사장은 올해 승진하는 동시에 ㈜한화에 신설된 전략부문장에 선임되며 주요 보직을 맡았지만 아직 경영을 총괄하는 위치에 있는 것은 아니다. 등기임원도 아니라 이사회에 소속돼 있는 상태도 아니다. 표면적으로는 아직 핵심 경영진에 포함되지 않은 셈이다.
이에 따라 언제 어떻게 대표이사에 오를지는 주요 관심사 중 하나로 꼽힌다. 무엇보다 ㈜한화가 2017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지난 20년동안 4인 대표이사 체제를 시도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무역부문 폐지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게다가 향후 대표이사에 오르더라도 담당업무는 크게 바뀌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는 과거 김승연 회장이 대표이사를 역임하던 시절 맡았던 업무에서 기인한다. 2000년대 들어 2010년대 초반까지 김 회장의 담당업무는 줄곧 '중장기전략 담당'이었다. 이는 김 부사장이 현재 맡고 있는 '전략부문장'과 크게 성격이 다르지 않은 업무로, 사실상 김 회장의 빈 자리를 채우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화종합화학 IPO, 주식 처분 선택권은 누가
특히나 ㈜한화의 이러한 사업구조 재편은 한화종합화학 기업공개(IPO) 돌입과 맞물려 발생했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업계에서는 한화종합화학의 IPO 추진이 그룹 승계재원 마련을 위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결국 그룹의 승계는 경영 보다 소유권의 승계가 더 중요한데, 최종적으로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를 지배하기 위한 현금확보가 목적이라는 것이다.
재원 마련과 관련해 중요한 위치에 있는 회사는 바로 한화솔루션이다. 한화솔루션은 한화종합화학 지분 36.05%를 보유해 2대 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39.16% 지분을 보유한 한화에너지지만, 한화에너지는 한화그룹 3형제가 100% 지분을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에 종속돼 있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승진과 함께 전략부문장을 맡으며 합병 신설된 한화솔루션 경영에 참여했다. 올 3월 24일에 개최된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핵심 경영진에 포함됐다. 김 부사장이 한화그룹 주요 계열사의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린 것은 한화솔루션이 처음이었다. 한화솔루션 합병이 김 부사장을 위한 완벽한 무대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재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만 하더라도 한화그룹 승계 관련해서 별다른 움직임이 없어 현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며 "하지만 하반기 들어 다양한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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