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커버드본드, 악조건 속 발행 꾸준…후발주자 촉각 [Market Watch]우리·SH수협 줄지어 조달, 수급 포착 관건…시장 보완 필요성 대두
피혜림 기자공개 2020-09-07 15:03:58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3일 16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화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이 올해도 꾸준히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과 SH수협은행이 번갈아 조달에 나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저금리 기조와 제한된 투자층 탓에 수급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금융당국의 예대율 인정 혜택 등을 기반으로 발행시장 주도의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커버드본드 발행에 대한 은행들의 관심은 높지만 투자 환경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커버드본드 활성화 정책으로 금융당국이 내놨던 투자 유인 정책은 대부분 2022년에야 시행된다. 저금리 기조로 커버드본드의 절대 금리 메리트 자체도 더욱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 꾸준…은행 주도 성장
지난달 우리은행과 SH수협은행은 각각 3000억원, 1000억원 규모의 커버드본드를 발행했다. 만기는 모두 5년물이다. 우리은행과 SH수협은행의 발행으로 지난해 커버드본드 원년 이후 발행세가 주춤했던 해당 시장은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우리은행과 SH수협은행이 커버드본드에 나선 건 올 들어 두 번째다. 우리은행은 5월 커버드본드를 2000억원어치 찍어 올해 시장 포문을 열었다. 뒤이어 창사 이래 첫 커버드본드 발행에 도전한 SH수협은행이 7월 1100억원 규모의 커버드본드 조달에 성공했다.
국내 은행은 꾸준히 커버드본드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원화 예대율 산정시 원화 커버드본드 잔액이 예수금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현행 규정 상 인정 한도는 예수금의 1%로 제한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출 증가로 국내 은행의 예대율이 규제 한도까지 차오른 탓에 커버드본드 발행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의 관심은 SC제일은행으로 쏠리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올 3월 5000억원 규모의 커버드본드 발행 계획을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연내 신고 한도의 80%를 발행해야 한다.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자 시기가늠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투자 메리트 '글쎄'…투자시장 조성, 보완 필요
은행의 발행 의지는 상당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커버드본드를 찍기란 쉽지 않다. 국내 은행 대부분이 이미 최고 등급인 'AAA'를 부여받고 있어 가격 측면에서 커버드본드로서의 안정성을 인정받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등 우량 자산을 담보(Cover Pool)로 발행하는 커버드본드 특성상 이론적으로 은행채보다 높은 몸값을 인정받아야 한다.
최근 저금리 기조 심화로 커버드본드의 투자 메리트는 더욱 급감했다. 절대 금리가 떨어지는 상황 속에서 은행채보다 낮은 금리를 형성해야 하는 커버드본드에 대한 관심은 식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앞서 발행에 나선 SH수협은행 역시 6월을 목표로 첫 커버드본드 발행을 준비했으나 시장 수요를 채우기 어려워지자 7월 조달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투자시장 조성을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1월 금융당국은 커버드본드 활성화 방안으로 은행과 보험사를 대상으로 한 투자 당근책을 내놓기도 했으나 대부분 2022년 시행인 탓에 현재 이들의 투자 유인이 크지 않다. 시행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커버드본드 매입 기관이 대부분 연기금과 은행이라는 점에서 투자시장 확대를 위한 논의도 필요해 보인다. 글로벌 커버드본드 시장에서는 펀드 등이 주요 투자자로 손꼽히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이들의 관심이 미미하다. 수익률이 높지 않은 데다 유통량이 드물어 유동성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커버드본드 발행량에 비해 투자시장 조성은 더딘 상황"이라며 "커버드본드 시가테이블 제공을 통한 트레이딩 기반 마련 등 투자 저변을 넓히는 방안을 고민해 볼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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