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9월 11일 10: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 차례 무산 후 재차 M&A가 진행되고 있는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법인명 빗썸코리아)에 국내외 일부 원매자들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파악된다. 확고한 시장지위와 50%를 웃도는 영업이익률이 원매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배경으로 꼽힌다. 가상자산 거래에 대한 부정적 여론 등 난관은 존재하는 가운데 거래가 이뤄질지 이목이 쏠린다.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빗썸의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는 이달 초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쳤으며, 조만간 숏리스트를 선정할 예정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복수의 해외 재무적투자자(FI)가 예비입찰에 참여했고,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역시 응찰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예비입찰에서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반응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외 원매자가 빗썸에 관심을 보이는 배경 가운데 하나는 시장지위다. 삼정KPMG에 따르면 빗썸의 회원 수는 올 1분기 말 기준 약 477만명이다. 2018년 3월 373만명에서 꾸준히 회원이 증가하는 추세다. 빗썸은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 대비 약 180만명 이상의 회원을 더 보유한 것으로 집계된다.
거래량 역시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를 압도한다. 올 4월 말 기준 일 평균 빗썸의 거래금액은 약 2850억원이고, 2018년 1월부터 올 4월까지 누적 거래액은 790조원 정도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의 절반 정도가 빗썸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핵심 수입원은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다. 사업자별 수수료율에 차이가 있지만, 거래량이 많을수록 이익 규모가 클 수밖에 없다.
수익성 또한 원매자의 구미를 당기는 요소로 평가된다. 올 1분기 빗썸의 영업이익률과 당기순이익률은 각각 63%, 51%다. 가상자산 거래가 활발했던 2017년 대비 영업이익률이 17%p 떨어졌지만,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수익성이 반등한 점은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시장의 관심은 빗썸의 몸값으로 모아진다. 현재 빗썸의 밸류에이션 산출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비교기업이라고 할 만한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2017년 넥슨의 지주사인 NXC가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을 인수한 사례를 대안으로 참고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3년 동안 관련 산업에 불어닥친 여러 변화를 감안하면, 빗썸 M&A에 직접 대입하는 건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원매자는 대체로 IT업체나 정보서비스기업의 멀티플을 활용해 밸류에이션을 산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일정 수준의 디스카운트를 적용하는 등 원매자별 몸값 책정이 제각각 이뤄졌다는 게 이번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거래에 대한 비우호적 인식이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의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며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했고 이는 빗썸에 수혜가 예상됨에도, 막연한 규제 리스크 역시 빗썸의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특금법 개정안은 가상자산 사업자에 자금세탁행위 방지 의무를 부과하는 게 골자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올 경우, 우후죽순 생겨난 가상자산 거래소 가운데 많은 곳이 사업을 접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만 200곳 안팎의 가상자산 거래소가 영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 매도자 측은 가상자산 거래소의 재편 과정에서 빗썸에 적잖은 회원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매각 대상은 빗썸을 소유한 빗썸홀딩스 지분 100%다. 빗썸홀딩스의 주주는 △디에이에이(지분율 30%) △BTHMB HOLDINGS(10.7%) △비덴트(34.24%) △기타주주(25.06%) 등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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