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9월 16일 11: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이하 이스트브릿지)가 이노메트리를 인수하면서 자동차 부품제조업체 핸즈코퍼레이션과 손을 맞잡은 배경은 뭘까. 글로벌 고객사를 여럿 둔 핸즈코퍼레이션의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면 이노메트리의 해외시장 개척에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스트브릿지는 지난달 25일 2차전지 X레이 검사장비 제조업체 이노메트리의 지분 43.52%를 사들이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노메트리의 최대주주인 LCD 부품제조업체 넥스트아이의 지분 36.52%와 2대주주인 김준보 이노메트리 대표이사 지분 7%가 거래 대상이다. 거래가격은 총 756억원이다.

이스트브릿지는 핸즈코퍼레이션를 전략적투자자(SI)로 초대, 함께 이노메트리 구주 매입에 나선다. 이스트브릿지와 핸즈코퍼레이션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이비전(eVision Ltd)'이 이노메트리 지분을 취득하는 구조다. 핸즈코퍼레이션은 이비전의 지분 34.6%를 소유할 계획이다.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이비전의 지분 취득용 자금을 마련한다. 이스트브릿지는 현재 조성하고 있는 3호 블라인드펀드로 이비전의 지분을 매입할 예정이다.

이스트브릿지는 단독으로 이노메트리 바이아웃(buy-out)을 소싱·추진했다. 이후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의 필요성을 느꼈고, 이에 부합하는 파트너 물색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이때 2차전지시장 진출을 모색한 핸즈코퍼레이션과의 사업적 니즈가 맞아떨어졌다는 게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핸즈코퍼레이션은 자동차 휠 생산에 강점을 보유한 업체로 생산능력 기준으로는 글로벌 5위 수준이다. 2022년부터 폭스바겐의 전기차 모듈러 전동화 플랫폼(MEB)과 총 748억원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테슬라와도 전기차 휠 계약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노메트리가 사업을 확장하려는 중국에도 생산설비를 두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 측면에서 이스트브릿지에게 알맞은 파트너라는 평가다.

핸즈코퍼레이션은 전기차 휠 생산 관련 소음저하와 중량절감에 대한 특허기술을 보유할 정도로 전기차 부문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2차전지가 전기차의 핵심인 만큼, 이노메트리와의 사업적 시너지는 충분하다.

IB 업계 관계자는 "핸즈코퍼레이션은 2차전지시장 진입을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었고, 이에 여러 전략적투자자(SI)·재무적투자자(FI)와도 협업을 모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조업 기반의 2차전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이노메트리는 핸즈코퍼레이션에 알맞은 투자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핸즈코퍼레이션과의 협업은 투자 안정성 측면에서도 이스트브릿지에 득이 된다는 평가다. 핸즈코퍼레이션은 이노메트리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확보하게 된다. 이스트브릿지 입장에서는 하나의 엑시트(exit) 창구는 확보한 셈이다. 핸즈코퍼레이션이 연간 6000억원 이상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꾸준히 실현하고 있어 부실의 우려도 높지 않다는 의견이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2차전지시장 진출을 원했던 핸즈코퍼레이션의 최근 행보를 봤을 때 우선매수권 행사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스트브릿지의 목표 수익률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핸즈코퍼레이션은 지난해 진행된 전해액 제조업체 파낙스이텍의 인수전에도 참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