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그룹 중간지주사 도입]최적 시나리오, 분할안 '찬성'·공개매수 '소극적 참여'디엘이앤씨 주식 교환비율 관건, 주주 행보 촉각…블랙록 등 변수
신민규 기자공개 2020-09-18 08:33:16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6일 14: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림산업의 중간 지주사 도입에는 이해욱 대림 회장의 그룹 지배력이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당장 완전 지주사 전환 계획이 없어 지금의 지배력이라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최적 시나리오는 대림산업 주주들이 분할안에는 찬성표를 던지고 디엘이 디엘이앤씨 지분을 공개매수할 때는 소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교환물량을 제한한 상황에서 최대주주인 대림코퍼레이션이 공개매수에 참여해 디엘 신주를 가져가고 나머지 주주들이 소극적으로 움직이면 지분율 방어에 유리할 수 있다.
다만 주주들이 대림그룹 입맛대로 움직일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국민연금 외에 블랙록 등 외국계 기관투자가의 행보에도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예상딘다.
◇인적분할 동의 얻어도 디엘이앤씨 공개매수 변수…주주 참여율, 예측 불가
대림산업이 중간 지주사로 나아가려면 일차적으로 주주들이 기업분할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에서 찬성표를 던져줄 필요가 있다.
인적분할의 경우 기업가치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분할안 자체를 두고 반대할 명분은 적은 편이다. 기존 대림산업 보유지분 비율대로 디엘과 디엘이앤씨 지분을 나눠갖기 때문이다.
다만 지배구조 개편 전반에 대해 동의하지 않을 경우 초반부터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도 있다.
분할안이 통과되더라도 이후 주주들이 판단해야 할 사항은 남아있다. 대림산업은 분할이 완료된 이후 실질 지주사격인 디엘이 디엘이앤씨 지분을 확보를 통해 사업 자회사를 지배하는 형태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디엘이 디엘이앤씨 대상으로 주식교환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것이 비용을 들이지 않는 방법으로 거론된다.
문제는 디엘이 디엘이앤씨 보통주를 공개매수할 때 디엘이앤씨 주주들의 참여 여부다. 최대주주인 대림코퍼레이션이 공개매수에 참여해 디엘 신주를 가져가고 나머지 주주들은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는 게 지배력 면에서 유리하다. 디엘이 디엘이앤씨를 완전 자회사가 아닌 50% 지분만 취득하는 방법도 교환물량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득이다.
대림그룹이 개별 주주들의 행보를 일일이 예측하긴 어렵다는 점에서 지배력도 단언하기 힘든 면이 있다. 디엘과 디엘이앤씨 지분 교환비율에 따라 주주들이 대거 공개매수에 참여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는 셈이다.
대림산업의 최대주주(대림코퍼레이션)를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은 23.12%다. 회사 홈페이지 상에는 지난해말 기준 외국인 투자자가 48.22%, 기관투자가가 23.5%로 나와 있다. 5% 이상 주주에 국민연금이 13.50%를 보유해 등재돼 있다. 발행주식의 60% 이상이 소액주주로 분류돼 있다.
◇5% 안팎 쥔 블랙록 행보 주목…지배구조 의사결정 영향 가능성
지분 5% 안팎을 쥐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블랙록의 행보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로 예상된다. 블랙록은 지난해 1월 대림산업 지분 5%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한 이후 별다른 지분변동 공시를 하지 않았다. 주식등의 대량 보유 상황보고서에는 5% 이상 보유시 지분 공시를 하고 1% 이상의 지분변동이 생길 경우 공시하도록 돼 있다.
블랙록은 지난해 지분 보유 이후 이렇다할 입장이 없었다는 점에서 장기투자 관점에서 대림그룹을 바라볼 가능성도 있다.
과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에서 보고서를 낸 원신보 디렉터가 블랙록에서 활동하고 있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원신보 디렉터는 2017년 8월 블랙록으로 이직해 현재도 근무 중이다. 최근까지 싱가포르 지사에서 인베스트먼트 스튜어드십(investment stewardship) 팀 디렉터로 활동했다.
원 디렉터는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할 때 ISS에서 반대 리포트를 낸 바 있다. 블랙록에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기업들을 담당할 경우 여전히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만한 의사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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