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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사 투자전략 점검]롯데호텔, 글로벌 체인 10년 원동력은 '투자 DNA'③위탁·임대·직영 통한 효율 경영 구축, 미국 공략으로 미래 먹거리 창출

박규석 기자공개 2020-09-21 13:31:21

[편집자주]

온라인과 기술 기반으로 유통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이에 맞춰 리테일, 식품, 패션, 뷰티, 콘텐츠 부문의 유통 대기업들은 유관 영역의 중소기업 투자나 인수합병을 통해 환경 변화에 대처하고 있다. 더벨은 최근 수년간 주요 유통 기업들의 타법인 투자 현황과 투자 방식, 투자 성과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유통기업들이 어떤 방향으로 미래 먹거리를 모색하고 있는지 가늠해보고자 한다. 또 그간의 노력이 얼마나 성과로 가시화됐는지, 실패한 투자와 성공한 투자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8일 15: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호텔의 글로벌 체인 사업이 올해로 10년을 맞이했다. 2010년 9월 러시아를 시작으로 일본과 베트남, 미국 등 세계 주요 관광 국가에 호텔을 세우며 글로벌 롯데의 입지를 구축했다. 1979년 개관 이후 현재까지 이어져 온 ‘투자 DNA’는 롯데호텔의 해외 진출에 원동력이 됐다.

올해는 향후 10년을 위한 초석 다지기에 한창이다. 롯데호텔은 오는 24일 개관하는 미국 시애틀 호텔을 시작으로 미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또한 위탁운영 방식의 호텔을 지속적으로 수익성 강화와 재무건전성 제고에도 노력할 방침이다.

◇멈추지 않는 영토 확장, 글로벌 체인 구축

롯데호텔은 현재 국내외에 걸쳐 총 4개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최상급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6성급 호텔’부터 젊은 층을 겨냥한 ‘L7 라이프 스타일 호텔’까지 브랜드 다각화를 통해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호텔롯데는 6성급 호텔 2개(7%)를 비롯해 △5성급 특급호텔 15개(54%) △4성급 비즈니스호텔 8개(28%) △라이프스타일호텔 3개(11%)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해외에 진출한 지점은 11개며 이달 24일 개관을 앞둔 시애틀 호텔까지 포함하면 12개가 된다.


롯데호텔이 가장 먼저 진출한 국가는 러시아였다. 러시아에 아시아 호텔체인 브랜드가 입점한 것은 롯데호텔이 처음이었다. 6성급 럭셔리 비즈니스 호텔로 세워진 ‘롯데호텔모스크바’ 건립에는 3500억원이 투자됐다.

2014년 오픈한 롯데호텔 하노이는 롯데그룹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확대를 통해 사업을 전개한 대표적인 사례다. 롯데그룹은 베트남 하노이에 4600억원을 투자해 초고층 복합빌딩인 ‘롯데센터 하노이’를 건립했다. 이곳에는 롯데호텔과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등이 입점해 하노이의 새로운 랜드마크 설립을 추구했던 롯데그룹의 계획에 힘을 보탰다.

베트남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오래전부터 공을 들이고 있는 주요 국가 중 하나다. 그는 부회장이던 시절부터 베트남과 러시아, 인도네시아, 중국 등을 강조했다. 실제 롯데호텔은 2022년 하노이에 L7호텔과 2024년 호찌민에 5성급 호텔 개관할 계획이다.

이듬해에는 뉴욕 팰리스호텔을 9000억원에 인수해 미국 본토 공략을 위한 토대를 다졌다. 총 객실은 909개로 롯데호텔이 보유한 해외 호텔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이후 롯데호텔은 △미얀마 롯데호텔양곤 △러시아 롯데호텔 상트페테르부르크 △일본 롯데아라이리조트 등을 순차적으로 오픈하며 글로벌 체인호텔 사업의 근간을 마련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롯데호텔은 2010년 이후 세계 주요 국가에 호텔을 개관하며 글로벌 체인 사업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며 “롯데호텔 시애틀 오픈을 기점으로 미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체인호텔로서의 입지를 더욱 다져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산 경량화·경영 효율화 ‘두 도끼’ 사냥 집중

롯데호텔은 현재 해외 호텔을 크게 △직접투자 △임차 △위탁경영 3가지로 구분해 운용하고 있다. 2017년부터는 위탁경영 방식을 확대하고 있다. 2013년까지는 롯데 시티 호텔 타시켄트 팰리스 1개 점에 불과했던 위탁경영 체제는 현재 3곳으로 증가했다. 미국 시애틀 호텔이 오픈하면 위탁운영 호텔은 총 4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롯데호텔이 위탁경영 체제를 확대하려는 이유는 직접 투자 등의 운영형태보다 높은 수익성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위탁경영방식은 건물을 소유한 기업이 호텔경영 노하우가 있는 업체에 호텔 운영을 맡기는 형태로 진행된다. 이 경우 대규모 투자에 따른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해 자산 경량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더불어 경영 노하우라는 무형자산을 해외에 수출해 수익성을 확보할 수도 있다.

롯데호텔이 위탁경영방식을 늘리려는 또 다른 이유는 재무건전성 제고다. 과거 롯데호텔은 국내외 사업 확장과 계열 지분 인수 등의 자금을 외부 조달에 많이 의존했다. 외형 확대를 위한 투자였지만 수익성이 저하되면서 재무건전성 역시 악화되기 시작했다.


롯데호텔은 2015년 이후 롯데렌탈과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캐피탈 지분을 인수했다. 더불어 뉴욕 팰리스 호텔 매입과 늘푸른의료재단에 대한 자금대여 및 출연, 국내외 신규영업장 개관 등으로 투자금 마련을 위한 외부자금 조달은 지속 증가했다.

그 결과 롯데호텔의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2015년부터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2014년 1조8594억원이던 순차입금은 2015년에 3조6699억원까지 늘었다. 이후 순차입금은 꾸준히 증가해 2019년에는 6조5060억원에 다다랐다. 올해 역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등의 영향으로 1년 새 16% 증가한 7조5688억원의 순차입금을 기록했다.

2015년 이후 차입금에 대한 부담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롯데호텔이 이 같은 상황을 방관한 것만은 아니다. 2016년 장교프로젝트금융투자(명동시티호텔)의 매각 후 재임차와 공항면세점 임차보증금 유동화 등으로 각각 1315억원과 5200억원을 확보했다. 또 2018년 롯데케미칼 지분 매각으로 1조1470억원, 2019년 롯데손해보험 지분을 처분해 1304억원 등의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늘어나는 차입금 부담에 대해 롯데호텔은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차입금의 경우 보유 자금과 추후 조달 예정인 자금 등으로 충분히 상환 가능한 상황이고 부채비율 역시 내부적으로는 건전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며 “향후 해외 주요 국가에 위탁 운영 방식의 호텔을 꾸준히 오픈해 자산 경량화와 성장 등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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