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IPO 온도차…호반 '미정', 한양 '내년' 호반, 주택사업 밸류 저하 부담…한양, 환경사업 덕 가점
이경주 기자공개 2020-10-19 13:09:08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6일 16: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건설업체 IPO(기업공개)가 사업 포트폴리오에 따라 희비가 갈리고 있다. ‘대어’로 꼽히던 주택건설 사업 강자 호반건설은 정부 부동산규제 여파로 차일피일 늦어지고 있다. 올해는 물론 내년 상장 윤곽도 잡지 못하고 있다.반면 중견 건설사 한양은 내년 상반기내 IPO를 목표를 확실시 하고 있다.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 부합하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덕분이다. 밸류를 일반 건설사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할 수 있다.
◇호반건설 연 초 주관사단 철수, 현재까지 시기 미정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현재 IPO 관련된 움직임이 전무하다. 올 4월 IPO작업을 위해 상주시켰던 주관사단을 철수시킨 이후 6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호반건설은 연내나 내년 등 상장 시기에 대한 계획도 정해둔 것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주택사업 전망이 어두워진 것이 배경으로 추정된다. 호반건설은 지역 주택사업이 주력이다. 2011년 이후 연평균 1만세대 주택을 공급하는데 성공했다. 덕분에 시장지위를 나타내는 시공능력평가액 순위가 2011년 49위에서 지난해 10위로 치솟았다.
호반건설은 코로나19 파장기인 올 4월까지도 분위가 양호했다. 인천 영종도 ‘영종 호반써밋 스카이센트럴’ 등 분양 4건을 진행했는데 대다수 완판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실물경제 위축과 정부 부동산 규제가 겹치며 계획했던 주택 착공과 준공이 다수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탓에 올 연간 실적은 작년대비 적잖게 악화되는 것이 유력하다. 호반건설은 지난해는 연결기준 매출 2조4837억원, 영업이익 421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1조6062억원)에 비해 54.6%, 영업이익(3805억원)은 10.8% 늘었다.
투심을 모으기 여의치 않은 환경이다. 호반건설 입장에서도 적정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산정할 수 없다. 피어그룹 PBR(주가순자산비율)이 2018년 말엔 1배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0.5배 수준으로 떨어진 탓이다. 지난해 말 자본총계 기준 예상 IPO밸류가 1조7000억원 수준에 그친다. 호반건설은 3조~4조원 밸류가 거론됐다.
IPO가 급하지 않은 것도 이유다. 호반건설은 보유현금 자산만 지난해 말 기준 1조4537억원이다. 부채비율도 36.7%에 그친다. 자금이 필요해 추진한 IPO가 아니다. 그룹 내 상장사가 없어 경영이 불투명하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결정이다.
다만 호반건설이 IPO 재추진을 택하면 상장은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다. 주관사단도 실사를 마무리한데다, 호반건설이 우량기업이라 패스트트랙(우량기업 상장심사 간소화) 제도 활용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IPO 재개를 결정한다면 3개월이면 상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양, 실사작업 한창…내년 6~7월 입성
반면 한양은 IPO 작업이 한창이다. 올 8월 대표주관사로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을 선정했다. 현재는 기업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내년 3월 2020년 회계연도 연간 실적 결산이 마무리되는 즉시 상장예비심사청구를 할 계획이다. 일정대로라면 내년 6~7월엔 증시입성이 가능하다.
한양은 정부 그린뉴딜 정책 덕분에 IPO에 자신감이 있다. 정부는 올 7월 2025년까지 국비 42조7000억원을 포함, 총사업비 73조4000억원을 투자해 일자리 65만9000개를 창출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녹색 인프라(국비 12조1000억원), 신재생에너지(국비 24조3000억원), 녹색산업 육성(국비 6조3000억원) 등이다.
한양은 1973년 설립된 중견건설사로 △주택개발사업본부 △신재생에너지사업본부 △건설본부 등 3개 사업본부를 두고 있다. 이중 신재생에너지사업본부가 정부정책과 접점이 있다.
한양은 태양광 발전소 사업에 확실한 트랙레코드를 만들어뒀다. 올 3월 전남 해남군 솔라시도(2089만㎡) 일대에 조성한 태양광 발전소가 대표적이다. 부지 조성부터 설계·조달·시공(EPC), 운영까지 도맡았다. 공사액이 3134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덕분에 0.5배 크게 상회하는 PBR을 노려볼만 하다는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지금 주택사업은 규제를 하고 있어 이쪽이 주력인 건설사는 밸류를 못받고 있다”며 “그런데 한양은 매출 50% 정도를 태양광 발전소 등 친환경 건축 사업을 통해 달성할 계획이라 IPO에 자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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