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의 중고차 매매업 진출…실적 '효자'될까 기대감 외부 수수료 절감에 수익구조 유연성 높여…현대차 진출 여부 변수
서하나 기자공개 2020-10-27 08:14:11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6일 16: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쏘카가 신사업으로 낙점한 중고차 매매업이 흑자 전환에 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고 수수료 및 렌탈자산 폐기손실 등 영업외손실은 줄이고 중고차 판매로 직접 매출을 낼 수 있어서다. 최근 중고차 매매업은 호황을 띠고 있다. 다만 향후 대기업의 중고차 매매업 진출이 허용될 경우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쏘카는 26일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 '캐스팅'을 내놓고 중고차 매매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렌트용 차량으로 사용하던 중고차를 직접 판매해 시세보다 10%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개인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판매 대상 차량은 제조된 지 3~4년 지난 투싼·스포티지·아반떼 등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세단 100여 대다.
쏘카는 기존에 소비자가 충분한 시간과 정보 없이 중고차를 구입하고 있단 점에 주목해 타보기 서비스를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이번 신사업은 최근 쏘카의 600억원 규모 신규 투자 유치의 기반이 됐을 뿐 아니라 향후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쏘카는 그동안 일정 연식이 지난 렌탈 차량을 공매나 경매 등 외부 매매상을 통해 처분해 왔다. 이 과정에서 중개 수수료를 비용으로 지출했고, 적절한 시기에 판매하지 못한 차량은 렌탈자산 폐기손실로 인식돼 영업외손실로 계상됐다. 최근 4년간 렌탈자산 폐기손실로 약 36억원 발생했다.
앞으론 중개 수수료(비용)를 줄이는 한편 직접 자산 매각에 따른 수익을 인식할 수 있어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차량의 판매 시점을 유연하게 조절해 렌탈과 중고차 판매라는 두 가지 수익 구조를 유연하게 관리할 수도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보유 차량을 적절한 시점에 처분하면 차량의 가치를 최대한 높일 수 있다. 쏘카는 최근 4년간 중고차 판매 수익으로 약 144억원을 거둬 전체 매출 2567억원의 약 5.5%를 차지했다.
최근 중고차 매매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단 점도 호재다. SK네트웍스는 상반기 중고차 매매 수익으로 1360억원을 거뒀는데, 이는 지난해 중고차 매매 수익으로 올린 1650억원의 무려 82%에 이른다. 상반기 전체 매출(4243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2.2%로 상당했다. 쏘카 역시 타다 서비스 운행 차량인 카니발 판매에서 초도 판매 물량을 90분 만에 완판하며 중고차 매매업 가능성을 엿봤다.
다만 중고차 매매업에 대기업이 뛰어들지 여부는 변수다. 동반성장위원회는 2013년부터 3년간 중고차 매매업을 자율 규제의 일종인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했고, 2016년 이를 한차례 연장했다. 이후 지난해 2월 중고차 매매업자들이 법적으로 5년간 대기업 진출을 막는 생계형 적합업종 선정을 추진했으나 현재 최종 무산된 상태다.
최근 현대자동차는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선언을 하면서 대기업 중고차 시장 진출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현대차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감안하면 중고차 시장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잇다.
쏘카 관계자는 "아직 차량 대수가 미미해서 올해 매출에 어느 정도 기여할 지는 지켜봐야 한다"라며 "기존 공매나 경매 등 매매상을 통해 판매하던 차량을 직접 팔면서 소비자 입장에선 차량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고 쏘카에도 일정 수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쏘카의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흑자 전환은 아직 요원하다. 지난해 매출 2567억원을 내 직전 연도 1594억원보다 61% 늘었지만, 영업손실 716억원, 순손실 810억원 등 적자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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