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10월 26일 07: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 배터리부문 물적분할 임시 주주총회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표심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국내외 의결권자문사는 대부분 '찬성' 의견을 냈다. 배터리부문을 키우기 위해 '분할 후 상장'을 선택한 LG화학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이번 안건에 불만을 표시해온 국내 소액주주들과 정반대 기류다. 앞서 한 개인주주는 'BTS 없는 빅히트'와 같다는 비판을 제기하며 LG화학법을 만들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시작했다. LG화학 주총에서 처음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겠다는 주주들도 나타나고 있다.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큰 건 '더블카운팅' 이슈 때문이다. 더블카운팅은 모회사와 자회사가 모두 상장할 경우 시장에서 형성된 시가총액에 두 기업의 가치가 중복 계상되는 만큼 모회사의 주가가 할인되는 현상이다. LG화학 물적분할도 결국에는 자회사를 상장하기 위한 정지작업이다.
이같은 사례는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특징(?)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미국에서는 상장사가 분리한 자회사를 다시 상장하는게 주주가치를 훼손한다는 인식이 크기 때문에 시도조차 어렵다고 한다.
의결권 자문사 중에서는 서스틴베스트가 이 문제를 지적하며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냈다. 분할 신설회사가 상장한 이후 LG화학 주주들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두고 소액주주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동안 국내 증시에서 더블카운팅이 이뤄진 사례를 분석해 반대근거로 제시했다. 또 분할 신설회사 주식에 대한 처분권을 지배주주가 독점한다는 점을 들어 LG화학 물적분할이 결과적으로 주주가치 훼손을 불러 일으킨다는 논리를 펼쳤다.
대다수 의결권자문사가 '찬성' 의견으로 정당성을 부여한 사안에 제동을 건 셈이다. 또 기관 관점에서 의안분석을 실시해온 다른 의결권자문사와 달리 소액주주들과의 눈높이도 맞췄다. 큰틀에서는 국내 자본시장에 관행처럼 자리잡은 기업들의 '분할 후 상장' 행위를 다시 도마 위에 올렸다는 의미가 있다.
사실 국내 의결권 자문사 중에서 서스틴베스트의 점유율이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 글래스루이스에 이어 국내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등이 모두 찬성을 밝힌 상황에서 '반대'를 선택한 건 차별화 전략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주주가치에 주안점을 둔 서스틴베스트의 목소리를 곱씹어볼 필요는 충분하다. 자본시장이 활성화 되려면 기업과 투자자가 윈-윈(Win-Win)해야 한다 점은 부인할 수 없는 명제다. 주주가치를 훼손하면서 기업만 배를 불린다는 인식이 싹튼다면 결국 투자자는 자본시장을 떠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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