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10월 27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1위 여행·숙박 예약 플랫폼인 야놀자가 내년 증시 입성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2018년 '미래에셋대우·대신증권'과 상장을 검토한 과거는 모두 정리하고 원점에서부터 다시 절차를 밟는다. 빠르면 이달 말 대표 주관사를 확정할 예정이다.야놀자는 지난 2년 사이 숙박, 레저, 먹거리, 이동수단 등 여행과 관련한 모든 예약 서비스를 아우르는 종합 플랫폼으로 변화했다. 중국 씨트립, 일본 라쿠텐, 싱가포르 아고다를 비롯한 글로벌 OTA(Online Travel Agency)와의 제휴를 통해 해외 네트워크도 넓혔다.
자산과 매출액이 2배 넘게 증가할 정도로 외형도 커졌다. 2억달러의 프리IPO 투자를 유치한 지난해 6월에는 1조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으며 한국을 대표하는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야놀자에 대한 IPO 시장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다. 특히 100만개가 넘는 글로벌 숙박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다양한 미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에 주목한다. 하나의 어플리케이션으로 여가 활동과 관련한 모든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슈퍼앱'으로 거듭난다는 중장기 목표도 높게 평가한다.
여기에 지난해 M&A를 통해 역량을 강화한 클라우드 기반의 객실관리 시스템(PMS) 사업은 터닝포인트를 가져다 줄 신성장동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PMS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시장에 제공한다면 2조원 이상의 상장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몇 가지 걸림돌은 존재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단점은 저조한 실적이다. 야놀자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200억원 안팎의 순손실을 냈다. 사세 확장 과정에서 빠르게 불어난 인건비, 광고비, 수수료가 수익성을 저하시켰다. 2017년부터 수시로 추진한 외부 투자 유치가 없었다면 진작에 자본잠식에 놓였을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로 인해 급격하게 감소한 해외 여행은 야놀자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심각한 리스크다. 코로나19가 예상보다 길게 이어지면 지난 2년간 심혈을 기울인 해외 네트워크 확장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야놀자는 극단의 비용 감축을 통해 당면한 위기에 대처하고 있다. 덕분에 유례없는 불황 속에서도 올해 상반기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얻은 자신감은 최악의 업황에도 불구하고 IPO를 추진하게 만든 원동력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IPO 시장은 철저하게 사업을 기반으로 하는 수익에 집중한다. 영업이익 창출이 아닌 자구 노력으로 만든 실적은 여간해서는 시장의 투자 심리를 자극하기 어렵다. 실질적인 미래 추정수익 가이드라인을 시장에 제시하지 못한다면 상장 실사까지 해놓고도 결국 흐지부지된 2년 전의 전례가 되풀이될 수 있다.
야놀자가 여러 걸림돌을 극복하며 크래프톤과 함께 '유니콘 기업의 성공적인 증시 입성'이라는 모범 사례를 남길 수 있을까. 곧 드러날 대표 주관사의 면면과 이들이 야놀자와 함께 수립할 상장 전략이 매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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