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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 운임 고공행진]한진해운 자리 채운다…SM상선 '순항 중''주력' 미주 노선 운임 상승, 연간 흑자 '청신호'…노선·선대 확장 '자제'

유수진 기자공개 2020-11-04 08:25:03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3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라마이다스(SM)그룹 소속 컨테이너선사 SM상선이 출범 3년 만에 연간 흑자를 기록할 지 주목된다. 최근 미주 노선을 중심으로 컨테이너 운임이 빠르게 오르며 '목표 달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SM상선은 HMM과 함께 국내 '투톱' 원양선사를 꿈꾸며 2017년 3월 출범했다.

SM상선이 빠르게 시장에 자리잡을 수 있었던 데에는 2017년 초 파산한 한진해운의 미주·아시아 노선 인수가 주효하게 작용했다. 한진해운의 노하우가 담긴 물류 시스템과 영업망,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회사 설립 3개월 만에 태국·베트남 노선에 첫 배를 띄울 수 있었다. 지금도 미주와 아시아 노선에 집중해 컨테이너 운송 사업을 펼치고 있다.


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SM상선은 최근 컨테이너 운임 상승의 수혜를 직접적으로 입으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주력 포트폴리오인 미주 노선 운임이 6개월 새 두배 넘게 뛰었기 때문이다. SM상선이 현재 운영 중인 노선은 미주 3개, 아주 8개 등 총 11개다.

해상운임 바로미터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가장 최근 발표인 지난달 30일 1529.99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3분기 내내 이어지던 상승세가 4분기에도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SM상선이 선박을 투입하고 있는 미주 서안 운임(스팟) 역시 FEU당 3849달러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한진해운 자산 흡수로 컨테이너사업에 첫 발을 내딛은 SM상선은 3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매출 대부분이 미주 노선에서 발생한다. 미주를 중심으로 아주나 중동, 인도 노선을 추가하거나 빼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려가고 있다. 최근 미주 중심의 운임 상승 소식이 반가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지난 4월부턴 덴마크의 머스크와 스위스 MSC가 결성한 해운동맹 '2M'과 미주 노선 공동 서비스도 시작했다. '노선 다양화'와 '원가 절감'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서다. 실제로 미주 노선이 2개에서 3개로 늘었고, 컨테이너 단위당 원가도 기존보다 줄었다. 공동운항 뿐 아니라 선박교환, 노선개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며 글로벌 영향력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무엇보다도 운임 상승은 올해 목표인 연간 흑자 달성에도 보탬이 될 전망이다. SM상선은 1분기 150억원 가량의 적자를 냈지만 2분기 201억원의 흑자를 내며 상반기 기준 흑자전환했다. 특히 3분기 운임 상승 효과가 가시화되기 시작하면서 흑자 폭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3분기 실적이 발표되진 않았지만 영업이익률이 18%를 상회하는 등 단순 흑자를 넘어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SM상선 관계자는 "미주 포트폴리오가 메인이다 보니 운임 상승의 영향을 받고 있다. (매출이) 괜찮은 상황"이라며 "2M과의 협력을 통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SM상선이 순항 중인 배경이 운임 영향 뿐 만은 아니다. 직기항 화물 확대와 해외 조직 합리화, 비용절감 등 다양한 노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는 통제 가능한 비용부터 줄이자는 박기훈 대표의 신념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SM상선은 작년에 전산센터를 이전하며 향후 10년간 약 110억원을 아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저수익 해외 지점을 정리하는 등 수익성 위주의 재편도 실시하고 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당분간 노선 다각화도 지양한다. SM상선은 한때 노선 다양화 측면에서 중동·인도 노선에서도 뛰어들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철수했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주요 글로벌 선사들이 해당 노선에 집중하며 선복량이 과잉됐기 때문이다. 공급이 넘치니 운임이 낮아질 수 밖에 없었다.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판단이 들자 미주 노선으로 키를 돌렸다.

선대 확장도 마찬가지다. 성급히 선대를 늘려 고비용을 감당하기보단 현재 갖고 있는 선박들을 최대한 활용해 수익을 올리기로 계획을 세웠다. SM상선은 현재 18척(사선 12척, 용선 6척)의 컨테이너 선대를 운영하고 있다. 선복량은 9만5000~10만TEU 가량이다. 이는 2017년 출범 당시와 비슷한 선복량이다.

SM상선 관계자는 "연말까지 노선 변동 없이 그대로 운영할 것"이라며 "당분간 선대를 확장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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