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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구 찾는 중견 패션]패션그룹형지, 자회사 까스텔바작에 거는 기대②골프웨어에 온라인 성장엔진 장착, 크로커다일 성공신화 재현 과제

김선호 기자공개 2020-11-06 07:58:57

[편집자주]

국내 중견 패션업체는 대기업 덩치에 눌리고 신생 기업 성장에 치이고 있다. 자체 브랜드의 인지도를 발판으로 패션 시장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성장 정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벨이 중견 패션업체의 현주소와 미래 성장 전략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3일 11: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형지그룹의 패션업을 주도하는 계열사 패션그룹형지는 주요 타깃이 중장년층인 만큼 오프라인 채널 위주의 성장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대신 자회사 까스텔바작에 온라인 성장엔진을 장착하고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는 중이다.

패션그룹형지는 1982년 동대문시장의 한 평 남짓한 가게에서부터 시작했다. 동대문 의류사업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가성비’와 ‘실용’을 핵심 가치에 두고 고품질 중저가 의류 상품을 출시해왔다.

이와 같은 사업 전략을 통해 2007년 크로커다일레이디 단일 브랜드에서만 매출액 3000억원을 넘어서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2016년을 기점으로 매출이 줄어들며 그 성장세가 꺾였다. 과거의 황금기를 재현하기 위한 새로운 사업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중장년층 주요 타깃…오프라인 전략 고수

패션그룹형지의 모태는 982년 설립된 크라운사다. 2009년에는 형지어패럴에서 현 사명으로 변경, 패션과 유통 자회사를 거느린 모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성장 속에는 크로커다일레이디 브랜드의 역할이 주요했다.

크로커다일은 1947년 싱가포르에서 탄생한 남성 패션 브랜드다. 패션그룹형지는 싱가포르 법인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여성복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1996년 크로커다일레이디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은 디자인·영업·관리팀 등 20여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사업부로 크로커다일레이디 브랜드 사업을 진행했다. 주요 타깃층을 3050세대 주부로 잡고 이들의 현실적 신체 사이즈와 맞는 제품을 제작해나갔다. 화사한 계열의 색을 최초 도입하기도 했다.

패션그룹형지는 경기도 시흥 외곽에 크로커다일레이디 1호점을 냈다. 초창기 영업력과 브랜드 인지도가 낮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서울 중심상권에 무리하게 진입하기보다는 지역 상권에서부터 매출을 끌어올리자는 판단에서다. 이는 성공신화를 이룰 수 있었던 발판이 됐다.


스타급 모델을 기용하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자 덩달아 오프라인 유통망도 전국적으로 확산돼갔다. 크로커다일레이디의 성공 신화를 기반으로 샤트렌(2006년), 올리비아하슬러(2007년) 등의 브랜드 다각화에도 나설 수 있다.

그러나 2016년 5154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성장세가 꺾였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417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81.6% 감소한 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채널이 타격을 받은 만큼 실적이 더욱 하락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그렇다고 언택트(비대면) 수혜 효과를 위해 온라인 성장 전략을 내세우기도 사실상 힘든 상황이다. 상품의 주요 구매층인 중장년층이 온라인 채널에서는 아직 주 소비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온라인 채널 비중이 커질 시 전국에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 점주들의 불만이 제기될 가능성도 크다.

패션그룹형지 관계자는 “위기를 지나고 나면 오랜 기간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시 실적을 회복해나갈 것”이라며 “주요 타깃층이 중장년층인 만큼 이들의 소비가 집중되는 오프라인 채널에 힘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골프웨어 까스텔바작 “온라인 비중 30% 목표”

패션그룹형지는 오프라인 유통채널 전략을 고수하고 있지만 골프웨어 자회사 까스텔바작은 이와 달리 새로운 시도를 단행하고 있다. 올해 3월 신유통팀을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진행, 온라인 채널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골프는 그동안 주로 고연령대의 인구가 즐기는 스포츠로 인식됐지만 최근 젊은 층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골프스타그램(골프+인스타그램)’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골프웨어 수요도 덩달아 증가하는 중이다. 이를 공략하기 위해 까스텔바작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채널로의 이동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올해 상반기 까스텔바작의 연결기준 매출은 27.1% 감소한 31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8.3% 감소했다. 코로나19 위기를 피할 수는 없었지만 내부에서는 온라인 채널 덕에 선방한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까스텔바작에 따르면 지난해 6%에 불과했던 온라인 채널 비중이 올해 12% 가량으로 늘어났다. 온라인 매출 규모로 볼 때는 전년동기대비 60% 이상 성장한 수치다. 이와 같은 추세를 이어나가 향후 2~3년 내에는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 비중을 20~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까스텔바작은 현재 단독 브랜드 중심의 자사 온라인몰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의 매출을 더욱 증가시키기 위해 먼저 온라인 전용 브랜드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가격 경쟁 위주인 온라인 시장에서 특화된 상품 라인업을 통해 차별성을 두겠다는 전략에서다.

또한 유튜브 등의 SNS 온라인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방침이다. 모기업 패션그룹형지와는 달리 2030세대로 타깃층을 넓히면서 이에 맞는 사업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계획이다.

대만과 중국 시장 등의 진출에 있어서도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위주의 수익 구조를 형성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까스텔바작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밴더를 통한 유통 비중이 크지만 올해 자사 온라인몰 등 직접 운영하는 방식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해나가고 있다”며 “온라인 채널 내 의류 사업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고 이에 맞는 대응 전략을 꾸려나가는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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