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팬오션, 시황 개선에도 매출 감소 까닭은 비주력사업 기저효과 영향, 벌크 매출 기여도 56%으로 하락

유수진 기자공개 2020-11-09 11:34:04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5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팬오션의 매출이 벌크 시황 개선에도 감소해 눈길을 끈다. 통상 해상운임 상승은 매출 확대로 이어지는데 증가는커녕 되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팬오션은 드라이벌크선 182척을 포함해 총 215척으로 구성된 선대를 운용하고 있는 국내 최대 벌크선사다.

이는 팬오션의 '주업'인 벌크가 아닌 컨테이너선과 탱커선(유조선), 곡물사업 등 비주력 부문의 기저효과 영향으로 풀이된다. 해당 사업들이 지난 2분기에 '깜짝 실적'을 낸 탓에 상대적으로 3분기 실적이 악화된 것처럼 보인다는 의미다. 이번 분기만 단독으로 놓고 봤을 때는 선방했다고 보는 게 맞다는 평가다.

팬오션은 올 3분기에 매출액 6344억원, 영업이익 62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6822억원)은 7% 줄었지만 영업이익(634억원)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됐다. 물동량 감소로 인한 매출 축소에도 수익성 위주의 영업을 펼친 결과다. 영업이익률도 9.29%에서 9.91%로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건 드라이벌크 시황을 가늠할 수 있는 건화물선운임지수(BDI)가 3개월 전 보다 대폭 상승했다는 점이다. 지난 5월 중순 393포인트까지 떨어졌던 BDI는 이후 급등하더니 7월 초 1956포인트까지 찍었다. 분기 기준으로는 2분기 평균 783포인트에서 3분기 1522포인트로 3개월 새 2배 가까이 뛰었다.

<출처:팬오션 3분기 IR자료>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영업실적은 2분기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팬오션의 2분기 매출은 6834억원, 영업이익은 643억원이었다. 시황 개선을 의미하는 BDI 상승에도 매출이 500억원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 팬오션은 전체 매출의 60~70%를 벌크부문에서 벌어들이고 있어 벌크 시황에 예민한 편이다.

팬오션 측은 매출 감소 이유로 '기저효과'를 꼽는다. 2분기 실적이 지나치게 높았던 탓에 3분기 실적이 상대적으로 낮아보인다는 의미다. 특히 2분기에는 벌크가 아닌 컨테이너와 탱커, 곡물 트레이딩 등 비주력 사업들이 이례적인 수준의 호실적을 기록했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2분기 부문별 매출을 살펴보면 벌크는 3522억원으로 최근 7분기 중 가장 낮았지만 △컨테이너(680억원) △탱커(407억원) △곡물(1694억원) △기타(497억원) 등은 최고치를 찍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유가 하락에 시황 개선이 겹치며 탱커와 컨테이너부문의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나머지 사업들의 활약으로 벌크의 부진이 티나지 않았던 셈이다.

팬오션 관계자는 "2분기에 유조선과 컨테이너선 등 기타부문이 유가 등의 영향으로 실적 호조를 보이며 깜짝 매출을 냈었다"며 "3분기 역시 상대적으로 매출이 줄어든 것처럼 보일 뿐 스팟에서 수익성 위주의 영업을 펼쳐 실적을 선방했다"고 말했다.


이는 팬오션이 영위하고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적극 활용해 시황 변동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결과로도 볼 수 있다. 특정 사업에 올인하지 않고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춤으로써 시시각각 변하는 시황에 적절히 대응하며 안정적으로 실적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 같은 분위기는 3분기에도 일부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2분기 만큼은 아니지만 컨테이너와 곡물 트레이딩 사업 등이 탄탄한 실적을 올리며 전년 대비 25% 하락한 BDI의 영향을 최소화했다.

벌크가 전체 매출에 미치는 영향력도 일부 줄어들었다. 통상 벌크의 매출 기여도는 60~70% 가량이었으나 3분기엔 56.2% 수준으로 집계됐다. 2분기엔 51.5%까지 떨어졌었다가 일부 회복된 수치다.

이는 포트폴리오상 벌크와 비벌크의 균형이 점점 맞춰지고 있는 과정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벌크에서 신규 장기화물운송계약(CVC)선 투입을 늘려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꾀하는 동시에 비벌크 확대에서도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최근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곡물 트레이딩 사업이다. 국내 옥수수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며 벌크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팬오션 관계자는 "국내 옥수수 시장에 안착한 만큼 수익성 개선을 위해 판매 곡종 다변화와 고가의 곡물 판매 증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