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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패러다임 변화]하나기술, 배터리+디스플레이 '전방위적 확장' 통할까극판공정부터 충방전까지 풀라인 구축, UTG사업까지 눈독

조영갑 기자공개 2020-11-30 08:17:06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6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시장에 안착한 2차전지 장비 제조업체 ‘하나기술’이 공모자금을 바탕으로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작업에 착수한다. 하나기술은 재생배터리 사업에 진출하는 동시에 디스플레이 사업에 교두보를 마련하면서 외형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설비 제조업으로는 드물게 상장 시초가부터 잇따라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신사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 25일 코스닥 시장에 데뷔한 하나기술은 공모가(3만5000원)의 2배인 7만원에 시초가를 형성하면서 자본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이후 가격제한폭인 9만원 대까지 주가가 치솟으며 종가 9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6일 현재 12% 떨어진 8만원 초반에 거래되고 있지만, 시가총액이 1132억원 수준에서 단숨에 2591억원으로 130% 증가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신주 상장 초반의 주가흐름은 회사의 가치를 정확하게 반영한다고 보기 힘들다”면서도 “다만 최근 언택트(untact) 주나 바이오 주가 아닌 장비제조업 관련 회사가 높은 시초가를 보였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활황인 2차전지 시장의 프리미엄에 더해 하나기술이 제시한 업사이드 포텐셜이 시장에 어필한 결과로 풀이했다.

하나기술은 2000년 정밀 자동화 기계 및 검사장비 제조를 목적으로 설립한 하나이엔지가 모태다. 오태봉, 최동필 공동대표에서 2003년 오태봉 단독대표가 법인전환하면서 하나기술로 상호를 바꿨다. 오 대표는 삼우엔지니어링, 케이엠더블유 등에서 엔지니어링을 전담한 기계공학 전문가다. 2004년 파우치형 전지 패키징(Packaging)라인 수주를 계기로 2차전지 장비 기업으로 변모했다. LG화학, 삼성SDI ,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3사를 비롯해 일본 무라타(murata)에도 납품하는 등 풍부한 고객사 포트폴리오가 강점이다.

하나기술은 공모를 통해 확보한 280억원을 바탕으로 2차전지 장비 제조기술을 심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연구개발 자금으로 약 100억원을 할애해 ‘극판공정’ 핵심장비 기술을 완성, 국내 3사를 비롯해 글로벌 2차전지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풀 라인(full-line) 프로세스’ 세일즈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풀 라인 프로세스란 2차전지의 기본인 양극판, 음극판 제조(극판공정)에서부터 스택(커팅)-조립-전해액 주입의 '조립공정', 전기적 특성을 부여하는 '충방전 공정' 전체를 아우르는 과정을 의미한다.

현재 납품되고 있는 극판공정 장비를 축으로 2차전지 공정 전 과정을 커버하는 장비를 제조해 고객사에 ‘턴키(일괄납품)’로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미 일부 공정에 대해서는 주요 고객사와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극판공정, 조립공정 등에 특화돼 있는 2차전지 장비업체들이 많이 있는데 전 공정을 턴키로 납품하겠다는 구상이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평했다. 일례로 최근 코스닥 시장에 안착한 '에이프로'는 충방전기 부문에서 손에 꼽히는 기업이지만, 관련 기술의 심화를 연구개발 과제로 꼽았다. 잘하는 메뉴에 집중하겠다는 말이다.

▲하나기술의 주요 생산제품. 하나기술은 2차전지 극판공정서부터 조립, 충방전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겠다는 포부다.(사진=하나기술 홈페이지)

하나기술은 연구개발비 중 일부를 충방전기 개발에 투입해 명실상부한 '풀 라인' 공정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신흥 시장으로 꼽히는 재생(re-use)배터리 충방전기 및 검사장비 개발에 약 23억원 가량을 투입해 내후년부터 실질적인 매출처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 전 과정이 특정 고객사에 턴키 형식으로 공급되면 전례 없는 계약이 될 거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여기에 하나기술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 적용되는 초박막 유리(UTG) 가공 장비까지 영역을 확장한다. 이 역시 레이저 기술에 특화된 필옵틱스 등 많은 기업들이 진지를 구축하고 있는 시장이다. 하나기술은 '열면취(Heat Charmfering)' 기술을 기반으로 유리를 0.05T(1T=1mm)까지 초박막으로 깎아내는 가공기술에 성공하고, 0.03T UTG 가공을 테스트하고 있다. 이미 삼성디스플레이와 공정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께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하나기술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공동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공정 테스트의 수준이나 공급 시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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