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 코로나19 속 실적 선방…등급 조정은 '아직' [Earnings&Credit]사업 경쟁력 부각…실질적 무차입구조 ‘흔들'
최석철 기자공개 2020-11-30 14:06:00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6일 16: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일유업(A+/긍정적)이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유업 업계에서 유일하게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상반기 정기평정에서 등급전망이 상향 조정된 데 이어 우량등급으로 분류되는 AA급 진입 가능성도 점쳐졌다.다만 코로나19 여파가 여전한 만큼 신용평가사 모두 신중한 태도다. 매일유업의 신용등급 평정의 핵심 요인이었던 재무구조 개선세가 주춤한 점 역시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품 다각화, 온라인 판매 확대...시장지배력 확대
매일유업은 3분기 연결 기준으로 누적 매출 1조933억원, 영업이익 625억원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4%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4.0% 감소했다. 제품 다각화와 온라인 판매 채널 확대를 꾀해 코로나19 파고를 순조롭게 넘겨냈다.
기존 주력 사업이었던 조제분유와 급식 등에서는 부진을 피할 수 없었다. 최근 출산 인구 감소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수업 등으로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매일유업은 유제품보단 기타 음료 부문에서 안정적 매출을 거두며 기존 사업 부진을 메웠다. '매일 카페라떼', '바리스타' 등 컵커피 라인업을 확대해 시장 점유율을 확보했다.
고마진 상품인 상하목장, 셀렉스 등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며 판매채널도 확장했다. 주력 판매채널인 편의점 등 오프라인 점포를 찾는 소비자의 발길이 뜸해진 것을 파고들었다.
이를 위해 우유와 유기농우유, 음료 제품에 무균 종이포장 기술인 '테트라팩'을 도입했다. 테트라팩은 상온에서 제품 신선도를 오래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멸균팩이다. 배송시간을 감아해야하는 온라인 배송에 더 적합하다.
3분기 말 기준으로 매일유업의 온라인 매출 비중으로 20% 이상으로 높아졌다. 이는 음식료 업종 내에서 가장 높은 온라인 판매 채널 비중이다. 비대면 소비가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긍정적 변화다.
상대적으로 경쟁사인 남양유업의 실적 악화로 유가공 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매일유업의 주요 제품별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백색시유 12.6%, 가공유 10.6%, 발효유 13.6%, 음료/기타(커피 )16.7% 등이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가공유를 제외한 모든 제품에서 점유율이 높아졌다.
◇잉여현금흐름 마이너스 전환...내년 상반기 정기평정 주시
신용평가 3사는 상반기 정기 평정에서 나란히 매일유업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조정했다. 높은 수익성과 안정적인 영업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한 재무구조의 개선세가 주요 평정 요인이었다.
매일유업의 신용등급 상향 트리거를 살펴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매일홀딩스 연결기준 부(-)의 순차입금 지속’, ‘EBITDA/매출 9% 상회’를 제시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매일홀딩스 연결기준 실질적인 무차입구조의 장기간 지속’, ‘시장지위 제고 및 사업위험 분산 등을 통한 전반적인 사업경쟁력 강화’를 꼽았다.
다만 3분기 매일유업의 재무지표는 다소 악화됐다. 9월 말 연결 기준으로 매일유업의 총차입금은 1149억원, 현금성자산은 1096억원으로 집계됐다. 현금성자산이 차입금을 상회하는 실질적인 무차입 구조가 흐트러졌다.
잉여현금흐름도 매년 200~500원 내외에서 올해 9월 말 마이너스 140억원으로 돌아섰다. 제품 다각화와 온라인 판매채널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자본적 지출이 확대된 영향으로 보인다.
이런 재무지표의 변화가 일시적인지, 중장기적으로 영업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결과를 가져올지 등을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크다.
또 사업 경쟁력 측면에서도 올해 실적 선방이 코로나19에 적절한 대응에 따른 것인지, 주요 경쟁사인 남양유업의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인지 여부도 아직 불확실하다는 평가다.
이에 신용평가사는 매일유업의 신용등급과 전망 모두 현재 상태를 유지하며 내년 상반기 정기평정까지 긴 호흡으로 지켜보겠다는 태도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현재 유업 업계가 산업 전반적으로 실적이 좋지 않은 상태인 만큼 당장 3분기 실적 지표를 매일유업의 신용등급에 반영하기엔 어려운 상황”라며 “매일유업이 여전히 탄탄한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지만 향후 투자계획과 현금흐름 등을 내년 상반기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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