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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삼성 인사…이사회 중심에 TF와 조율 12월 인사로 회귀…60세 퇴진 '룰' 신상필벌은 그대로 적용

김은 기자공개 2020-12-03 08:14:01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2일 12: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2021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지난해 인사와 다른 점이 몇가지 눈에 띈다. 기본적인 인사 시스템은 비슷하지만 시기가 신년 1월에서 12월로 제자리를 찾았고 각사 이사회 중심으로 인사 의사결정이 내려진 것이 차이점이다.

사업지원TF가 이 과정에서 중간 조율을 했고 '60세 룰'이나 '신상필벌'의 원칙은 변함이 없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정기 인사를 해가 넘긴 1월에 진행한 바 있다. 올해 인사도 늦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국정농단 파기환송심과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재판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정기인사를 12월초로 다시 복귀 시켰다. 코로나19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크고 이건희 회장 별세 후 조직 안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 사장(왼쪽부터),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삼성의 인사 시기는 지난해보다 1달여 빨라졌다. 삼성은 지난해 사법리스크에 발목이 잡혀 올해 1월 정기 인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공판을 받는 데다가 이상훈 이사회 의장의 노조와해 재판,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분식 혐의 검찰 수사 등으로 대내외 이슈가 산적해 삼성의 정기 인사가 해를 넘기고 말았다.

하지만 올해는 매년 12월 초 계열사 인사를 단행하던 기존대로 정기 사장단 인사를 서둘러 단행했다.

삼성은 통상 12월 첫째주 사장단 인사를 발표하고 이어지는 주에 후속 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해왔다. 이후 새 경영진이 모여 중장기 경영 전략을 구상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하는 것이 관례였다.

삼성은 2015년까지 매년 12월 초 전 계열사 인사를 했다.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동시에 하거나 하루 이틀 사이에 순차적으로 발표하는 수순이었다. 그러다 2016년 국정농단 사건 이후 삼성 정기인사 시계는 유동적으로 변했다. 그해 인사는 2017년 상반기로 연기됐고 동시적으로 이뤄지던 인사도 전자와 금융, 물산 등으로 나눠 발표한 바 있다.

2021년 사장단 인사 폭은 소폭 줄었다. 삼성전자는 사장 승진 3명, 위촉 업무 변경 2명 등 총 5명 규모의 2021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기존 3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며 불확실한 환경에서 경영안정과 지속 성장을 도모했다.

이번 사장 승진자 총 3명이다. CE부문 생활가전사업부장 이재승 부사장을 CE부문 생활가전사업부장 사장으로, DS부문 메모리사업부 D램 개발실장 이정배 부사장을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으로, DS부문 글로벌인프라총괄 메모리제조기술센터장 최시영 부사장을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승진 4명, 위촉업무 변경 5명 등 9명의 신상에 변화를 줬다. 큰 폭의 변화보다 안정에 방점을 준 셈이다.

인사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은 이사회가 주축이 됐다. 물론 이 과정에서 사업지원TF팀과 상호 조율 작업은 거쳤다.

삼성전자 사업지원TF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등 전자 쪽 계열사 간 공동의 현안 및 인사 전략 채용 등을 협의하고 조율하는 기능을 맡고 있다. 과거 미래전략실의 일부 업무를 이어 받고 있는데 특이 인사 기능은 미래전략실 역할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사업지원TF팀장을 맡고 있는 정현호 사장이 이번 인사에서 상당한 역할을 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정 사장이 이재용 부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꼽혀온 만큼 이 부회장과 이사회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 삼성의 인사는 미래전략실 인사팀의 주도하에 이뤄졌다. 미래전략실 차장과 부회장급인 미래전략실 실장이 대략적인 의사결정을 내린 후,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보고를 거쳐 삼성전자 사장단 및 임원 승진인사를 한번에 발표했다. 각사 조직개편의 경우 바뀐 사장들이 주도해 임원 보직 및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2017년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자율경영' 방침에 따라 각 계열사별로 인사 의사결정도 이뤄지고 있다. 물론 각 계열사의 자율성이 커졌지만 전자 금융 물산 등으로 나뉜 사업지원TF 팀에서 상호 조율 작업을 거쳐 최종적으로 이사회에서 결정을 내리는 시스템으로 변경됐다.

삼성 인사팀에서 일괄 적용해오던 '60세 룰'은 계속 이어졌다. 그동안 삼성은 만 60세가 넘는 사장급 이상 고위급 임원들의 경우 대부분 교체돼 왔다. 지난해 정기인사에서 전영현 삼성SDI 대표와 홍원표 삼성SDS 대표가 유임이 결정되면서 이례적으로 60세 룰이 깨진 바 있다.

2021년 정기인사에서는 60세를 넘긴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 홍원표 삼성SDS대표가 자리에서 물러난다. 2017년부터 삼성디스플레이를 이끌어 온 이동훈 사장은 3년 임기를 끝으로 후배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용퇴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 기존 3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면서 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혁신과 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과감한 쇄신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며 "주요 사업의 성장과 핵심기술 및 제조 역량 강화를 이끌어 온 부사장을 사장으로 발탁하며 성과주의 인사를 단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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