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두원 하이비젼시스템 대표, 투자금 회수 재시동 지분 1.34% 블록딜 처분, 24억 확보…5년 만에 추가 현금화
김형락 기자공개 2020-12-07 12:18:33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3일 16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하이비젼시스템'의 창업주가 일부 투자금을 거둬들였다. 2015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매도 이후 5년 만이다. 경영권을 위협할 주요주주가 없는 상황에서 최대주주인 최두원 대표이사가 지분 1%가량을 현금화했다. 추후 지배력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3일 업계에 따르면 최 대표는 지난달 24일 하이비젼시스템 보통주 20만주를 블록딜로 매도했다. 지분 1.34%를 처분해 현금 24억원을 손에 넣었다. 처분단가는 1만2000원으로 거래 당일 종가(1만2600원)에 할인율 5%를 적용했다.
이번 블록딜로 최대주주 지분 15%선이 무너졌다. 최 대표는 2015년부터 보유 지분을 15% 이상 유지해왔다. 블록딜 이후 최 대표 지분은 15.23%(227만6010주)에서 13.89%(207만6010주)로 하락했다. 지배력 사수보다 개인자금 마련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최 대표를 견제할 지분 5% 이상 주주가 없는 지분 구도도 이번 현금화 결정에 힘을 보탰다.

하이비젼시스템 관계자는 "최 대표가 개인적인 이유로 주식을 판 것"이라며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지분이 7% 이상이라 의결권 지분만 재산정하면 최대주주 지분이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비젼시스템이 자사주로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7.79%(116만3331주)다.
이번 지분 매각은 하이비젼시스템 상장 이후 최 대표의 두 번째 투자금 회수다. 최 대표는 2015년 9월에도 30만주를 블록딜로 매도했다. 당시 처분단가는 1만원으로 거래 당일 종가(1만700원)에 할인율 7%를 적용했다. 지분 2.01%를 포기한 대신 현금 30억원을 거머쥐었다. 지분 매각 이후 최 대표 지분은 17.24%(257만6010주)에서 15.23%(227만6010주)로 떨어졌다. 지난달 블록딜 전까지 지켜왔던 지분이다.
최 대표는 하이비젼시스템을 자산 1800억원 규모 카메라 모듈 자동화 검사 장비 제조업체로 키운 창업주다. 2002년 회사 설립 이후 대표이사를 맡아 회사 성장을 이끌었다. 2012년 1월 스팩(이트레이드1호기업인수목적)과 합병해 그해 2월 코스닥 시장 상장까지 이뤘다.
하이비젼시스템은 최 대표를 정점으로 지배구조를 세웠다. 최 대표는 코스닥 상장 뒤, 2013년을 제외하고 15% 넘는 지분을 가지고 최대주주 자리를 지켜왔다. 지난달 말 블록딜로 지분이 13.89%로 떨어졌지만, 특별관계자를 포함한 최대주주 지분은 18.3%(273만4689주)다. 오상근 하이비젼시스템 연구소장(지분 1.98%), 박상엽 하이비젼시스템 경영기획 총괄 상무(1.89%), 계열사 준성하이테크(0.54%) 등이 특수관계인으로 최 대표 지배력을 보강하고 있다.

최 대표는 연구원 출신 최고경영자(CEO)다. 1994년 경원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최 대표는 아남전자(1993년 11월~1995년 5월)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HD팀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을 맡았다. 1995년 5월 한솔전자로 둥지를 옮겨 옥소리 사업부(사운드카드 제조)에서 하드웨어를 개발했다. 1997년 8월부터는 하이닉스 시스템IC(직접회로)에서 하드웨어 개발·지원업무를 담당했다. 2002년 5월 하이비젼시스템을 설립해 CEO로 변신했다.
설립 당시 하이비젼시스템 최대주주는 투자자 나금옥 씨(지분 62.1%)였다. 2010년 10월 나 씨가 일부 주식을 매각하며 지분 27.3%를 가진 최 대표가 최대주주에 올랐다. 나 씨는 지분 17.44%(2010년 말 기준) 보유한 2대주주로 남았다. 지배력을 다진 최 대표는 이듬해 스팩 합병 상장 채비에 들어갔다.
2012년 코스닥 시장 상장 직후 최 대표 지분은 16.89%(493만5945주)였다. 다음해 3월 최 대표가 가진 주식 수는 그대로였지만, 보유 지분은 14.08%로 하락했다. 상장 이후 과거 스팩이 발행했던 전환사채(CB) 전환청구권 행사와 합병 전 하이비젼시스템이 발행했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신주인수권 행사가 이어지며 발행주식 수가 늘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지배력을 재정비했다. 2013년 4월 약 1억원을 들여 2만5000주(지분 0.07%)를 장내매수했다. 이후 주식병합과 무상증자 거쳐 최대주주 지분은 14.34%(201만534주)까지 늘었다.
BW 워런트(신주인수권)도 지배력 확충 지렛대로 활용했다. 최 대표는 2014년 9월 권면액 5억원 규모 하이비젼시스템 1회차 BW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56만5476주를 취득했다. 지분 3.78%를 추가로 확보해 보유 지분이 17.24%(257만6010주)로 늘었다. 신주인수권 행사가액은 840원이었다. 신주인수권 행사당일 종가는 행사가액보다 9배 높은 7780원이었다. 워런트를 활용해 장내매수보다 싼 가격으로 지분을 늘린 셈이다.
하이비젼시스템은 스팩 합병 전인 2010년 10월 18억원 규모 1회차 분리형 사모 BW 발행했다. 알바트로스르네상스 투자조합이 단독으로 인수했다. 최 대표는 워런트 물량 26%(워런트 권면액 4억7500만원)를 되사왔다. 발행 당시 5000원 이었던 신주인수권 행사가액은 스팩 합병비율(7.336466416)을 고려해 340원으로 조정됐다. 코스닥 상장 이후 주식병합, 무상증자 등을 거치며 행사가액이 840원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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