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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신상필벌 강화 속 지원본부장 교체 '눈길' 차정호 사장과 4년만에 한지붕 자리…희비 갈린 엄격한 잣대

김선호 기자공개 2020-12-07 11:07:15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4일 10: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그룹 백화점부문 인사 중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신세계 지원본부장 교체다. 서원식 부사장이 신세계디에프에서 모기업 ㈜신세계로 자리를 옮기면서 차정호 대표이사 사장과 재회하게 됐다.

㈜신세계는 전체적으로 임원 수를 20% 가량 축소하고 본부장급 임원 70% 이상을 교체하는 '신상필벌'의 인사를 단행했다. 전 임원에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한편 인재를 적재적소에 재배치함으로써 조직의 새로운 변화를 도모하고자 하는 계획에서다.

이러한 기조 속에서 서 부사장은 ㈜신세계로 영전해 눈길을 끌었다. 그가 자리했던 면세업 신세계디에프는 올해 코로나19 직격타를 맞으면서 성과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 놓여 있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디에프의 손영식 대표를 비롯해 김성겸(인천공항점 점장)·최민도(영업본부장) 상무가 퇴임했지만 서 부사장만큼은 ㈜신세계로 영전을 함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고 평가했다.

더군다나 지난해 ㈜신세계 지원본부장으로 재선임됐던 김정식 전 부사장의 임기가 2023년 3월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갑작스러운 변화다. 이러한 교체가 일어나게 된 배경에는 차 사장의 입김이 상당히 작용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1966년 생인 서 부사장은 고려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건영옴니백화점을 거친 뒤 1996년 신세계인터내셔날(이하 신세계인터) 마케팅팀에 입사한 인물이다. 그가 재무를 본격적으로 맡게 된 것은 1997년 영업관리팀으로 발령받으면서다.

이후 줄곧 지원담당으로 경력을 쌓다 차 사장이 2016년 말 신세계인터 대표로 영입되면서 인연을 맺게 됐다. 당시 차 사장은 이길한 대표를 영입하면서 화장품 사업에 힘을 기울이며 실적 반등을 꾀했다. 이와 같은 사업 전략 속에 서 부사장은 재무 분야에서 힘을 보탰다.

서 부사장은 2018년 말부터 신세계디에프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재무 기틀을 마련하는 데 주력했다. 신규 출점 등 외형확장에 따른 투자를 이어나가면서 내부적으로는 허리띠를 졸라매며 수익성 강화에 나섰다.

다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신세계디에프는 최대 규모의 출혈이 발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899억원이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세계는 신세계디에프에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일부 공간(8~12층, 16~17층)을 자산양수했다. 현금출자 1000억원까지 총 2958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실적 악화는 이번 인사에서 신세계디에프 3명의 임원 퇴임이라는 ‘필벌(必罰)’로 이어졌다. 반면 서 부사장은 ㈜신세계 지원본부장으로 올라서는 ‘신상(信賞)’이 주어졌다. 덕분에 서 부사장은 이전 신세계인터에서와 같이 다시 차 사장과 같은 지붕 아래 자리하게 됐다.

㈜신세계에서는 지원본부가 재무를 산하 조직으로 두고 있지만 본부장을 CFO로 칭하지 않는다. 오로지 재무만을 담당하는 임원을 CFO(최고재무책임자)로 부른다는 설명이다. 이를 볼 때에 서 부사장은 지원본부에서 재무를 포함한 인사, 총무 등의 업무를 모두 맡게 된 셈이다.

㈜신세계의 지원본부장이 교체됨에 따라 이사회 구성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부사장을 대신해 서 부사장이 명단에 오를 예정으로 차 사장으로서는 이사회 내에 든든한 지원군을 얻게 된 셈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서는 전 임원 평가에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다”며 “인재를 적재적소에 재배치함으로써 조직에 새로운 변화를 도모하고 향후 세대교체로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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