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Watch]'유상증자' 라이트론, 거래재개 '마중물' 될까최대주주 라이트론홀딩스 참여, 지배력 안정+공급망 재건 노림수
조영갑 기자공개 2020-12-09 11:49:14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7일 14: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영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라이트론'이 유상증자에 나섰다. 최대주주가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시장에서 우려하던 '오너십 리시크'를 일정부분 해소하고, 유동성까지 확충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번 유상증자가 내년 4월 거래재개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라이트론은 신주 154만4401주를 3자배정 유상증자 형식으로 발행해 40억원을 조달한다. 인수자는 라이트론의 최대주주 라이트론홀딩스다. 이번 조달자금 중에서 13억원은 모듈 패키징 설비투자 등 시설자금으로 사용하고, 27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 보호예수 기간은 내년 12월 3일까지다.
라이트론은 이번 신주의 주당 발행가액을 2590원으로 산정했다. 지난해 3월 주식매매 거래가 정지된 라이트론의 마지막 거래일(2019년 3월18일)기준 주가는 5420원이다. 당시 주가의 약 48% 수준으로 신주를 발행하는 셈이다. 거래정지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두 곳의 회계법인을 통한 복수의 발행가액을 산정, 이 평균값에서 10% 할인한 가격으로 신주 발행가액을 산정했다.
현재 재무구조와 현금창출 능력을 고려한 평가액으로 보인다. 실제 라이트론은 다양한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IR을 진행했지만, 여의치 않아 최대주주 3자배정 방식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11일 주금납입을 완료하고 유상증자 절차가 마무리되면 라이트론홀딩스의 지분율은 8.3%가량 상승한다. 3분기 말 기준 라이트론홀딩스의 지분율은 14.38%다. 업계에서는 거래정지가 장기화된 사유 중 하나였던 경영 불안정이 이번 유상증자로 인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라이트론은 2016년 이후 최대주주가 세 차례 변경됐을 뿐만 아니라 올해 1월엔 새롭게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린 라이트론홀딩스(옛 대산주택홀딩스)의 대주주도 변경되는 등 올해 상반기까지 극심한 내홍을 겪었다.
지난 7월 말 라이트론홀딩스의 전임 최대주주였던 정규용 씨가 라이트론 지분과 관련해 한국거래소에 보호예수 확약서 제출을 거부하고, 루체투자조합에 담보로 맡긴 라이트론 홀딩스 지분을 대물변제했다. 이 과정에서 라이트론홀딩스의 최대주주가 루체투자조합(66.67%)으로 바뀌었다. 2대주주는 기존 공동대표였던 박찬희 현 라이트론 이사회 의장(33.33%)이다.
업계에서는 라이트론의 오너십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만큼 박 의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경영을 정상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무적투자자(FI) 성격이 짙은 루체투자조합 입장에서는 실리도 챙겼다는 평가다. 거래가 재개되고, 보호예수가 풀리는 내년 12월 이후 장내매도한다고 가정하면 마지막 거래일 주가를 기준(5420원)으로 적지 않은 차익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도 거래만 재개된다면, 주가 상승 잠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광통신 모듈 1위 기업인 라이트론은 지난해 매출액 1104억원, 영업이익 254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경영권 혼란 등으로 공급망이 약화되면서 올해 3분기 말 매출액 152억원, 영업손실 160억원으로 집계됐다.
눈길을 끄는 점은 라이트론의 풍부한 유동성이다. 올해 초 유상증자에 나섰던 라이트론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150억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40억원의 추가 납입금이 유입되면 공급망을 재건하는 데에는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라이트론은 내년 기존 주요 고객사의 대규모 PO(Purchas Order)를 기대하고 있다. 이미 소량 PO가 발주된 것으로 파악된다. 5G 트랜시버 모듈을 직접 사용하는 엔드유저의 발주가 확대되고 있고, 여기에 기존 고객사였던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가 미국 버라이즌(Verizon)을 대상으로 약 8조원에 이르는 장기공급계약을 따내 부수적인 공급계약 역시 기대된다.
라이트론 관계자는 "대주주 대상 3자배정 유상증자를 한 것은 지배력 안정에 더해 실질적인 납입능력을 고려한 것"이라면서 "납입 대금을 바탕으로 고객사 물량의 원재료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자산 재평가 등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해 거래재개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라이트론은 유상증자에 앞서 보유한 토지에 대한 자산 재평가를 실시해 약 37억원의 유형자산 증가분을 산입, 이를 이익잉여금에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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