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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기 가상화폐거래소]오세진 체제 '코빗', 저성장 돌파구 모색 총력①2017년 NXC에 인수된 후 2년간 적자, 조직재정비·시스템 고도화 집중

김은 기자공개 2020-12-16 08:13:43

[편집자주]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한동안 정부의 규제와 시장 침체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최근 비트코인 시세가 2000만원을 돌파하는 등 훈풍이 불어오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특금법 시행을 앞두고 시장에서는 가상화폐 거래소들간 옥석가리기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3년간 가상화폐 거래소의 발자취를 짚어보고 현주소를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4일 14: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빗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가상자산 거래소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곳이다. 가상화폐가 잘 알려지지 않았던 2013년 코빗은 차별화된 기술력을 앞세워 연달아 기관투자자 유치를 이끌어내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2017년 넥슨의 지주사 엔엑스씨(NXC)가 코빗을 인수했다. 엔엑스씨로 피인수된 뒤 가상화폐 시장 자체가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실적 악화와 거래량 감소 등으로 경영 위기을 겪었다.

코빗은 올해 오세진 신임 대표를 선임하고 조직을 재정비, 돌파구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코빗은 올해 오세진 대표이사(사진) 체제를 구축하고 디지털 종합 금융사업자로 재도약에 나섰다.

오 대표는 서울대학교에서 경역학을 전공한 뒤 바클레이즈 서울지점,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서울지점 등에서 경험을 쌓은 금융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지난해부터 코빗에 합류해 최고전략책임자(CSO)로 활동해왔다.

코빗은 오 대표가 블록체인 트레이딩 관련 스타트업 창업 경험 등을 바탕으로 단순 거래소를 넘어 디지털 금융회사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코빗은 지난해 장기간의 원화입금 중단 사태를 겪으며 제대로 사업을 진행하지 못했다. 원화입금 재개 이후에도 파트너사인 신한은행의 72시간 지연입금제도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오 대표는 신한은행과 협상을 주도해 원화입금 재개를 이끌어냈다.

그는 취임 후 CI 변경을 비롯해 고객 소통 채널 강화 및 확대, 금융권 수준의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구축 등을 진행했다. 다양한 금융서비스 발굴에도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코빗은 2013년 크라우드펀딩 회사 업스타트를 설립한 유영석 전 대표이사와 김진화 전 사내이사가 함께 창업한 가상화폐거래소다. 창업 초기부터 코빗은 SK플래닛, 소프트뱅크벤처스 등 잇따라 기관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주목을 받았다.

이후 코빗은 2017년 9월 넥슨의 지주사인 NXC에 인수됐다. NXC는 코빗 지분 62.2%를 930억원에 인수했다. 2016년 말 코빗의 자기자본은 29억원 규모 수준이었다. 이후 김진화 전 사내이사는 2017년 7월 사임했으며 유 전 대표는 2018년 7월 사임했다. 유 전 대표 사임 이후 박상곤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대표이사를 맡아 코빗을 이끈바 있다.

코빗은 가상화폐 시장 악화와 거래량 감소로 인해 한동안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2017년 매출 754억원, 영업이익 610억원, 순이익 697억원을 기록했던 코빗은 2018년 매출 268억원, 영업손실 76억원, 당기순손실 458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엔 원화 입금 중단 사태 등까지 겹치면서 코빗은 미국 법인 청산, 희망퇴직 등으로 고전했다. 지난해 매출은 37억원, 영업손실은 136억원에 달했다. 1년만에 영업손실은 약 2배 가량 불어났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2018년 대비 3분의 1수준으로 줄어든 128억원을 기록했다. 인력과 고정비를 줄인 덕이었다. 코빗은 지난해 1월 초 구조조정을 단행해 인력의 20% 가량을 줄였다. 임직원 급여는 2018년 150억원에서 지난해 40억원으로 급감했다.

엔엑스씨는 코빗을 포기하지 않았다. 코빗은 올 하반기부터 모바일 웹사이트인 '코빗포털'의 베타버전을 선보이고 가상화폐 에어드롭 플랫폼인 '코빗 저금동'을 출시하는 등 이용자 확대를 꾀하고 있다. 최근에는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 기업 매트릭스포트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가상화폐 예치, 금융상품 등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코빗 역시 특금법 시행을 앞두고 자금세탁방시 시스템 고도화 등을 추진하며 제도권 진입을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코빗은 이미 시중 은행과 실명확인가상계좌 계약을 맺었으며 2018년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과 함께 정보보안 인증을 획득했다. 올해에는 추가로 클라우드 보안과 클라우드 개인정보 보안 인증을 확보했다.

현재 코빗은 S2W랩과 가상자산 이상 거래 행위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인공지능 자금세탁방지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축적된 빅데이터를 AI가 분석해 범죄유형을 학습하고 의심거래에 대해 즉각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코빗은 기존에 수기로 진행했던 AML 업무를 AI로 대체해 업무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회사인 NXC의 블록체인 사업 사업과 코빗의 시너지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NXC는 미국의 암호화폐 투자 대행기업 타고미, 유럽 가상자산 거래소인 비트스탬프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또한 한동안 몸집 줄이기에 나섰던 코빗은 최근 개발자, 디자이너 등 우수 인력 확충에 나서며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NXC에 인수된 후 대내외적인 어려움으로 코빗의 기업가치는 하락하고 있지만 안전한 거래소 이미지를 구축해온 만큼 내년 재도약을 이뤄낼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에도 고객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환경 조성과 금융사기 관련 이슈에 선제 대응에 나서며 시장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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