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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Watch]'CB 흥행' 옵트론텍, 애플 공급망 진입하나120억 조달해 베트남공장 투입, 폴디드줌 모듈 공급 가능성 '솔솔'

조영갑 기자공개 2020-12-16 07:50:02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4일 15: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광학필터 제조사 '옵트론텍'이 전환사채(CB) 발행에 나서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옵트론텍이 생산하는 모바일 카메라용 폴디드줌(folded zoom) 모듈이 애플 공급망에 진입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주가가 들썩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등 수탁자가 단순 중개뿐만 아니라 투자 목적으로 직접 CB를 매입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옵트론텍은 지난 9일 CB를 발행해 120억원(153만3546주 규모)을 조달했다. 발행가액(7825원) 기준으로 총발행주식 수 대비 6.08%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0%다. 전환청구권 행사는 내년 12월 11일부터 2023년 11월 11일까지다. 옵트론텍 측은 자금조달 목적으로 "신규사업에 대한 투자금 및 운영자금"이라고 밝혔다.

이번 CB 발행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에이원인베스트가 운용하는 펀드 3종과 지브이에이자산운용의 펀드 3종 및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등의 증권사가 참여했다. 이중 미래에셋대우는 중개, 수탁 목적이 아니라 고유투자 계정을 활용해 20억원가량의 CB를 매입해 눈길을 끌었다. IB업계 관계자는 "옵트론텍 CB 물량을 가져오기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했다"고 전했다.

시장은 즉각 반응하고 있다. 올해 10월부터 11월말까지 6000원대에 머무르던 옵트론텍 주가는 CB 발행을 기점으로 치솟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베트남 법인(OPTRONTEC VINA)에 대한 채무보증과 지난 9일 전환사채 발행 결정을 계기로 가파르게 상승해 14일 현재 8900원의 고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주가 상승의 계기가 된 채무보증과 CB의 공통점은 '베트남'이다. 옵트론텍은 2017년 삼성전기 향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베트남 1공장을 완공한 이후 올해 2공장을 완공하면서 이곳에 집중적으로 투자금을 붓고 있다. 지난해 1월 5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해 설비투자를 진행한 데 이어 지난 11월 55억원을 추가로 차입했다. 옵트론텍은 이 과정에서 연대보증을 섰다. CB의 용도 역시 마찬가지다. 120억원 중 상당 금액이 베트남에 투입된다.

베트남 현지법인의 기업실사를 담당한 업계 관계자는 "옵트론텍은 삼성전기 향 카메라 모듈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1공장 기준 약 400억원 가량을 선투자했다"며 "이번 증설 2공장을 대상으로 기투자 금액 50억원에 더해 최대 100억원의 추가 투자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CB 발행 액수와 유사한 수준이다.


업계에선 옵트론텍이 애플 향 공급선을 잡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애플은 최근 중국 고객사인 오필름(OFILM)등을 모듈 공급선에서 제외하면서 아이폰 카메라 모듈을 삼성방식인 폴디드줌 방식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폴디드줌은 잠수함 잠망경 방식으로 카메라를 내장하고, 배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2022년 폴디드줌을 탑재한 신제품 출시를 목표로 다수의 국내 업체와 접촉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옵트론텍은 베트남법인을 중심으로 폴디드줌 모듈제품을 생산해 삼성전기에 납품하고 있다. 삼성전기가 이를 완성해 삼성전자 갤럭시 S20 등 하이엔드 제품에 제공한다. '옵트론텍→삼성전기→삼성전자'식의 체인이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기가 애플의 협력사 물망에 오르면서 '옵트론텍→삼성전기→애플'식의 공급망 확대가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기의 모듈 물량 증가가 예상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옵트론텍의 베트남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는 논리다. 올해 3분기 말 옵트론텍의 폴디드줌 제품 관련 매출은 250억원으로 총매출액 1628억원 대비 15.33%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는 이미 애플에 일부 모듈을 납품하면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는데, 애플이 폴디드줌을 원하면서 이 협력 관계가 강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1차 공급사 역할을 하게 될 옵트론텍은 올해 2분기 애플의 협력사 비아비솔루션스(VIAVI Solutions)와 카메라 모듈 관련 특허 분쟁을 종결하면서 공급사를 확장할 수 있는 토대도 마련했다. 이에 대해 옵트론텍 관계자는 "특허권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공급망 확대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CB 투자 및 회수 전망 역시 밝아지고 있다. 전환청구 행사 기간에 진입하려면 1년이 남았지만, 현 주가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CB 인수자들은 향후 주당 2000원가량의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이에 총물량의 35%(42억원)에 이르는 콜옵션 조항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옵트론텍은 매수 대상자를 발행회사 및 이해관계자로 설정했다. 최대주주인 임지윤 대표가 대상자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발행한 CB가 보통주 전환되면서 임 대표의 지분율이 17.14%로 하락했기 때문에 콜옵션을 지렛대로 투자 및 지배력 강화 등 다양한 옵션을 구상할 가능성이 크다. 임 대표가 향후 콜옵션을 행사하면 지분율 20%대로 회복이 가능하다.

옵트론텍 관계자는 "(애플 또는 삼성전기 등) 고객사와 관련한 공급 사항은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면서 "이번에 유입된 CB 납입금은 차입금 상환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베트남 법인에 재투자하는 용도로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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