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주 제주은행장 3연임 "新금융플랫폼 만들 것" 낮아지는 수익성에도 '안정' 택한 인선, 디지털·지역밀착 전략 숙제
류정현 기자공개 2020-12-21 07:53:17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7일 18: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현주 제주은행장(사진)이 3연임에 성공했다. 코로나19, 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인한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안정을 선택한 인사로 풀이된다. 서 행장은 디지털 전환을 내년도 주요 과제로 삼고 새로운 플랫폼 개발에 나설 방침이다.17일 신한금융지주는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어 계열사 대표이사 인선을 발표했다. 2018년부터 제주은행을 이끌어온 서 행장은 3연임에 성공해 내년에도 제주은행을 이끌게 됐다.
서 행장은 이날 더벨과의 통화에서 수익저변 확장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그는 "실적이 그리 탁월하지 않았는데도 역할을 줘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내년에도 가장 힘을 쏟을 부분은 단연 디지털 시프트(Shift)"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서 행장은 지역과 디지털을 융합한 플랫폼 '제주지니'를 만들어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제주지니는 제주도의 맛집, 관광지, 렌터카 등 관광 정보를 담은 여행 애플리케이션이다. 제주은행의 본래 업무도 살려 금융 서비스도 함께 앱 안에 담았다.
이러한 인기에 힘 입어 내년에도 디지털 플랫폼 개선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서 행장은 "최근 금융위원회에서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다양한 규제를 완화해주고 있다"며 "비금융 플랫폼과 금융 플랫폼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제주지니는 제주도 내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공동 주관하는 '2020 지역사회공헌 인정기업'에 제주은행이 선정되면서다. 제주지니가 지역 내 소상공인들의 홍보비 부담을 덜어주고 지역 스타트업과 제휴를 맺는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했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서 행장의 행보는 리테일과 마케팅 부분에서 업력을 쌓아온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 행장은 신한은행에 재직할 당시 개인그룹장, IPS본부장, 마케팅그룹장 등을 지내며 임원 경력을 쌓았다.
1960년 7월 5일 출생으로 부산상업고를 졸업하고 1987년 신한은행에 입행하며 신한금융과 연을 맺었다. 이후에는 지점을 돌며 현장감각을 익혔다. 마산지점을 시작으로 부산중앙지점, 마산지점, 흑석동지점 등 경남과 수도권 지역을 고루 맡았다.
제주은행의 숙원이었던 증자에 성공한 점도 주요 업적으로 꼽힌다. 2018년 11월 신한금융지주와 제주은행 행원들이 각출한 금액 500억원을 수혈받은 바 있다. 덕분에 재무 건전성이 나아지면서 우량자산을 중심으로 한 대출 성장 가능했다.
다만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수익성은 가장 시급한 숙제로 남을 전망이다. 제주은행의 순이익이 3년째 하락세를 겪고 있기 떄문이다. 올해 3분기 제주은행의 누적 기준 순이익은 158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201억원에 비해 약 24.6% 줄어들었다.
영업 기반을 두고 있는 제주도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관광객이 줄어든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던 수수료이익 감소세 대부분이 외화수입 수수료 감소로 인해 발생했다. 지난해 3분기 48억원이었던 외화 수입은 올해 같은 기간 단 10억원에 그쳤다. 감소 규모만 78.6%에 달했다.
서 행장이 디지털 시프트에 집중하는 이유도 제주도라는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제주은행 전체 대출금 중 약 90%는 제주도 내에서 발생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업계 전반에 걸쳐 비대면 기조가 늘고 있는 추세"라며 "지방은행들은 이러한 기조를 지역적 한계를 극복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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