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경영분석]제주은행, 낮아지는 수익성…순이익 '150억'금리 하락·외국인 급감 동시 악재 "디지털에서 해법 찾을 것"
류정현 기자공개 2020-10-29 07:38:39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8일 14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그룹 자회사인 제주은행의 수익성 지표가 최근 몇 년간 하락세를 겪고 있다. 2018년 이후 금리가 하락한 데다 코로나19 영향도 받은 결과다. 제주은행은 디지털 투자를 통해 수익 약화를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신한금융그룹이 최근 발표한 '2020년 3분기 경영실적 현황'에 따르면 제주은행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순이익은 158억원이다. 2019년 같은 기간 21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을 때보다 24.6% 줄어든 수치다.
이자이익 하락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3분기 제주은행의 이자이익은 7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68억원보다 68억원(8.9%)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순이자마진(NIM)도 하락했다. 지난해 3분기 2.04%를 기록했는데 1년 사이에 30bp가 떨어져 올해 3분기에는 1.74%에 머물렀다.
제주은행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기준금리가 75bp 하락했다"며 "NIM 하락과 더불어 일부 대손충당금을 쌓은 영향도 있다"고 언급했다.
수수료이익도 줄어들었다. 지난해 3분기 수수료이익은 89억원이었다. 올해 같은 기간에는 18.1% 감소해 73억원을 기록했다.
낙폭을 키운 요인은 외화수입 수수료다. 지난해 3분기 48억원에서 올해 3분기 10억원으로 1년 사이에 78.6%가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원화수입 수수료는 53%가량 올라 62억원을 벌었다.
외화수입 수수료 감소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것이다. 국가 간 이동 제한으로 올해 내내 외국인이 제주도에 들어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7월~9월) 제주도에 들어온 외국인은 1만3888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총 47만9990명이 제주도를 찾았다. 감소 규모가 97%에 달한다.
제주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는 환전 실적이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최근 외국인이 제주도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며 "환전 수요가 아예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제주은행 경영실적이 양호한 것은 아니었다. 제주은행의 순이익은 2018년 3분기 누적 기준 229억원이었는데 이듬해 2019년 동기에는 8.5%감소한 21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ROA도 0.54%에서 7bp 하락해 0.47%를 기록했다.
2018년부터 기준금리를 비롯해 예금은행의 수신 및 여신금리가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2018년 말 기준 1.87%였던 예금은행 수신금리는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0.88%로 낮아졌다. 대출금리는 같은 기간 3.66%에서 2.66%로 하락했다.
제주은행은 특히 이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이자이익이 수익 구조에서 약 8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은행 내부에서도 더이상 이자이익을 통한 수익성 제고는 어렵다고 보는 모양새다.
제주은행 관계자는 "장기적인 금리 하락에 따라 발생하는 수익성 악화를 현재로서는 커버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내부적으로 이자이익 감소 폭을 줄일 대책을 준비하는 중"이라고 언급했다.
결국 비우호적인 금리 상황을 뛰어넘을 수 있는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제주은행은 그룹 차원에서도 진행 중인 디지털 전환(DT)에서 해법을 찾겠다는 방침이다.
제주은행이 속한 신한금융그룹은 매년 그룹 당기순이익의 10% 수준에서 디지털 예산을 확대 편성하고 있다. 나아가 재무적인 지표뿐만 아니라 조직, 인사 등 비재무적 부문에서도 디지털 체질개선을 이어갈 방침이다.
앞선 관계자는 "최근 업계 전반에 비대면 거래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투자를 진행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비대면 채널 강화는 제주은행이 가진 지역적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는 전략이다. 제주은행은 대부분의 영업을 제주도 안에서만 진행하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 제주은행이 제주도 내의 차주에게 내준 대출금액은 4조8139억원에 달한다. 제주은행 전체 대출금액 중 91.3%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제주도 외의 지역에 내준 대출금은 미미하다. 그마저도 서울과 부산에만 한정돼있다. 올해 3분기를 기준으로 서울과 부산으로 나간 대출금은 4580억원으로 전체 대출금 중에서 8.7%를 차지하고 있다.
또 다른 제주은행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비대면 기조가 크게 확장하는 추세"라며 "지방은행의 지역적 한계를 극복할 기회로 보고 디지털 부문에 여러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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