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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창업 DNA' 스타트업 러닝메이트 코로프라넥스트 한홍원 이사한국·일본서 트랙레코드 축적, 베트남·말레이시아 동남아 투자 두각

양용비 기자공개 2020-12-24 08:11:14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3일 08: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초기 스타트업은 고민이 많다. 재정적 여유가 없을 뿐 아니라 사업 확장 단계마다 필요한 노하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투자사 중 창업 경험이 풍부한 벤처캐피탈리스트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일본 벤처캐피탈인 코로프라넥스트의 한홍원 이사(사진)는 창업자 DNA를 보유한 벤처캐피탈리스트다. 해외 벤처캐피탈에 속해 있지만 한국에서 활약하며 동남아시아, 북미 등 전세계에 투자한다. 풍부한 창업 경험을 살려 초기 스타트업의 갈증을 선제적으로 해소해주는 러닝메이트다.

◇성장스토리 : 글로벌 창업가서 늦깎이 벤처캐피탈리스트로

1980년생인 한홍원 이사는 늦깎이 벤처캐피탈리스트다. 지난해 벤처캐피탈업계에 입문했지만 해외 투자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과 동남아, 미국 등 글로벌 곳곳에 베팅하고 있다.

그는 미국 UC얼바인에서 국제학 학사를 거쳐 프랑스 인시아드(INSEAD) MBA 학위를 취득했다. 사회생활은 STX팬오션에서 시작했다. 2009년부터 3년간 STX팬오션에서 일하다 2014년 안진회계법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본격적으로 스타트업 투자의 맛을 본 시기는 2014년 컴투스에 입사하면서부터다. 경영기획팀 과장이었던 한 이사의 업무는 스타트업 투자 관련이었다. 당시 컴투스가 베팅했던 데브시스터즈가 대박을 터뜨리면서 벤처생태계의 희열을 경험했다.

컴투스에서 경험한 벤처생태계는 매력적이었다. 이후 그가 창업가의 길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했다. 2015년 컴투스에서 퇴사한 그는 2019년까지 한국과 일본, 싱가포르를 넘나들며 창업가의 길을 걸었다.

첫 창업은 ‘먼데이 프로젝트’였다. 애플리케이션으로 피트니스센터, 요가, 크로스핏 등 다양한 운동을 하나의 월 멤버십으로 무제한 이용하는 서비스다. 싱가포르에서 같은 사업모델로 한국에 진출하려던 ‘패스포트’의 투자를 받아 패스포트 아시아로 리브랜딩하기도 했다. 싱가포르와 한국을 왕래하며 사업을 진행한 한 이사는 패스포트 아시아에서 엑시트 한 뒤 다른 사업을 구상했다.

이후 그가 향한 곳은 일본이었다. 한국에서 명품 가방 렌탈 사업을 구상했던 한 이사는 일본에서 해당 사업을 하는 스타트업 ‘락서스(Laxus)’에 부사장으로 입사했다. 다만 오프라인 대여 기반인 만큼 한국 진출이 쉽지 않자 락서스에서 퇴사하기로 했다.

작별인사차 방문한 락서스의 투자사 코로프라넥스트는 그의 인생을 바꿔놨다. 마지막 인사에서 야마카미 신타로 코로프라넥스트 대표가 한 이사에게 벤처캐피탈리스트의 길을 제안했다.

풍부한 창업 경험과 남다른 글로벌 감각이 야마카미 대표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19년은 코로프라넥스트가 한국 투자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시기이기도 했다. 한 이사가 벤처캐피탈리스트의 길로 접어든 계기였다.

한 이사는 “야마카미 대표의 제안으로 벤처 투자 업계에 입문하게 됐다”며 “스타트업의 꿈이 컸던 만큼 투자자로서 잘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던 시기”라고 회상했다.



◇투자 철학 : 철저한 창업자 능력 검증

한 이사는 스타트업 투자시 창업자나 대표의 적극성을 집중적으로 살핀다. 경영진이 사업에 얼마나 전문성을 갖고 있는지 얼만큼 개입하고 있는지 철저하게 따진다.

때문에 투자 심사 때는 거시적인 질문보다 핀셋 질문을 선호한다. 초기 스타트업은 대표나 창업자가 방향성을 뚜렷하게 잡아야한다는 판단에서다. 창업자나 대표의 능력 검증을 우선순위에 둔 것도 이 같은 철학 때문이다.

경영진 능력 검증 과정에서 공감대가 잘 형성되거나 열정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경우 과감하게 투자를 결정한다. 산업에 대한 이해도는 기본으로 갖춰야 한다.

그는 “시장과 비즈니스 모델은 언제든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장의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실행력있는 창업팀을 발굴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트랙레코드1 : 말레이시아 물류 혁신 기업 ‘드로피’

말레이시아 스타트업인 드로피(Dropee)는 현지 상품 공급업체와 소매업체를 연결하는 물류 플랫폼 기업이다. 국내에선 영세 슈퍼마켓이라도 전산망 구축이 잘 돼 있지만 말레이시아는 그렇지 않다. 아직도 대부분의 소매업체가 공급업체에 발주할 때 전화를 이용한다.

이는 상당한 비효율을 낳는다. 직원들이 직접 상품을 주문하고 재고 확인을 하다보니 관련 작업이 비효율적이었다. 드로피는 여기서 착안해 영세 소매업체의 불편함을 덜어주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상품을 자동으로 발주하고 물류 현황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드로피를 도입한 소매업체는 예전보다 쉽게 재고 관리를 할 수 있게 됐다. 재고 파악이 쉬워진 만큼 수요에 따른 맞춤형 발주도 가능해졌다. 상품 공급업체 입장에서도 드로피를 활용해 시장 데이터 수집이 더욱 용이해졌다. 어떤 지역에 어떤 상품이 많이 팔리는 지 파악할 수 있게 돼 시장 전략 수립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한 이사는 “드로피 창업자는 물류와 유통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 창업 엑시트 경험도 있었다”며 “올해 4월 투자한 이후 매출이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트랙레코드2 : 베트남 톱 티어 게임 배급사 ‘펀탭’

펀탭(Funtap)은 베트남 ‘톱3’ 게임 배급사다. 베트남 게임 시장은 아직 큰 규모가 작지만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코로프라넥스트의 모회사인 코로프라(게임사)는 동남아 게임 스타트업에 투자해 현지 진출의 초석으로 삼고자 했다.

이 때 한 이사가 포착한 기업이 펀탭이다. 펀탭은 베트남 IT회사 게임부서를 이끌던 멤버들이 퇴직한 뒤 창업한 회사다. 창업팀은 현지 게임 업계에서만 10년 넘게 종사했을 정도로 베테랑이다. 창업 이후 친정인 IT회사의 매출을 금방 넘어섰을 정도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9월 한 이사가 펀탭에 칩을 던진 이유다.

한 이사는 “모회사 코로프라의 노하우를 전수하면 성장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코로나19 발생 이후 게임 유저가 늘어나면서 시장 성장의 이점을 그대로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평가 : '글로벌 감각+차별화' 시각 갖춘 인재

조동건 디티앤인베스트먼트 전무는 올해 한 이사와 근거리에서 협업했다. 올해 디티앤인베스트먼트와 코로프라넥스트가 공동 결성한 ‘더넥스트유니콘투자조합’은 2명의 호흡이 빛을 발한 결과물이다.

조 전무는 “일본 벤처캐피탈에서 활약하고 스타트업 창업 경험도 있어 기업을 보는 관점이 다른 투자가와는 차별화됐다”며 “글로벌 감각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 : 초기 스타트업 러닝메이트 목표

한 이사는 창업자 출신답게 초기 스타트업의 러닝메이트를 꿈꾼다. 초기 단계 스타트업은 여러 방면에서 도움이 필요한 만큼 벤처캐피탈리스트로서 좋은 조력자가 되기를 희망한다.

그는 “시리즈B 이상 기업에 투자할 경우 해당 기업과 함께 호흡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밸류에이션 10억원 이하 기업에 단독 투자해서 좋은 엑스트로서 조력해 해당 기업이 커가는 모습을 보고싶다”고 강조했다.

향후 2년 이내에는 추가 펀드를 운용할 계획이다. 올해 디티앤인베스트먼트와의 공동 펀드 결성이 큰 경험이 됐다. 추가 펀드를 운용해 한국을 기점으로 동남아 투자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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