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12월 29일 10: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GB금융그룹이 최근 단행한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임원진의 '학맥' 쏠림현상이 눈에 띄게 옅어졌다는 점이다. 김태오 회장 취임 전 임원진에 특정 학교 출신이 대거 쏠렸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그만큼 성과 평가의 공정성이 한층 개선된 인사란 평가가 나온다.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은 김 회장 2기 및 김성훈 행장 체제 출범에 맞춘 2021년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지난 28일 단행했다.

이번 임원진 인사에서는 이전과 다른 새로운 원칙이 적용됐다. △하이포(HIPO) 인재 풀 내 선임 통한 핵심인재 양성 기업문화 정착 △학연·지연 탈피 및 역량과 경력개발경로(CDP)를 고려한 인사고과·성과평가 △윤리성·도덕성, 조직통합을 도모할 수 있는 자질 △후진양성 및 경영의 연속성을 위한 적정 규모 선임 △세대교체를 통한 혁신성 확보 및 조직 활력 도모 등 5가지 임원 인사 원칙을 지켜달라는 김 회장의 당부가 반영됐다.

이에 따라 DGB지주 내 회장, 사외이사 등을 제외한 임원은 9명에서 7명으로 줄었다. 대구은행 임원진 수는 15명 그대로 유지됐다. 다만 대구은행 내 63~64년생 임원 상당수가 물러나며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특히 지주와 은행 모두 특정 학교 쏠림현상이 사라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약 2년여 전 김 회장 취임 직전만 해도 박인규 전 회장이 졸업한 대구상업고등학교, 영남대학교 출신 임원이 대거 포진했다.

당시 회장대행을 맡은 김경룡 부사장은 대구상고와 영남대를, 행장대행을 맡은 박명흠 부행장은 영남대를 졸업했다. 대구은행 부행장보 7명 가운데 6명이 관련 학교를 졸업했고 지주에서도 부사장보 3명 중 1명이 대구상고 출신이었다.

대다수 지방은행들이 지역 내 고교, 대학 출신이 많은 경향이 있긴 하지만 DGB금융 경우 그 중에서도 유독 인적 구성이 편중됐다는 지적이 많았다. 2018년 5월 말 취임한 김 회장이 지배구조 개선 절차를 단행하며 집중했던 부분도 이를 완화하는 것이었다.

특히 이번 인사를 거쳐 지주와 은행에 신규 선임한 임원진 가운데 이들 학교 출신은 한 명도 없었다. 대구은행 신임 상무(장문석·이상근·장활언·김철호·이해원·허단·박성희) 7명 모두 출신 고교 및 대학이 겹치지 않는다.


다만 대구상고, 영남대 출신의 기존 임원 가운데 능력을 인정받은 이들은 자리를 지켰다. 대구상고 출신 이용한 자금시장본부장, 영남대 출신인 김영운 마케팅본부장과 도만섭 ICT본부장은 이번에 부행장보로 승진했다.

전반적으로 출신 고교나 대학이 다양해졌다. DGB지주나 대구은행에서 출신고교가 같은 임원의 경우 학교별로 2명을 넘지 않았다. 대구은행 내 영남대 출신 임원 비중도 2년여 만에 33%에서 20%로 떨어졌다. 성과 중심으로 인사를 내면서 전문성과 공정성을 개선한 결과로 풀이된다.

DGB금융 관계자는 "학연이나 지연은 고려하지 않고 철저하게 성과 위주로 평가한 결과"라며 "이번에 새로 선임된 임원진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